‘피겜3’ 장동민 “스트레스에 10kg 빠져…시즌4? 내 서바이벌 만들고파” [DA:인터뷰②]

입력 2025-01-23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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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겜3’ 장동민 “스트레스에 10kg 빠져…시즌4? 내 서바이벌 만들고파” [DA:인터뷰②]

서바이벌의 신, 서바이벌의 지배자, 서바이벌의 권위자, 서바이벌의 대명사. tvN ‘더 지니어스: 블랙가넷’(2014)을 시작으로 ‘더 지니어스: 그랜드 파이널’(2015)과 ‘소사이어티 게임2’(2017)에서 모두 우승한 장동민이 웨이브 오리지널 ‘피의 게임3’을 통해 네 번째 우승 신화를 썼다.

10여 년이 흘러 어느덧 40대 중반에 접어들었지만 나이는 숫자에 불과했다. 여전히 두뇌 싸움과 심리전 등 모든 방면에서 차원이 다른 플레이로 저력을 보여준 ‘갓동민’. 그는 시즌3 첫 등장부터 47초 만에 문제를 푸는가 하면 뛰어난 정치력과 분석력으로 자신의 연합을 승리로 이끌었다. 파이널 매치에서도 압도적인 플레이를 보여주며 홍진호, 허성범, 악어를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우승 상금 1억 원의 주인공이 된 장동민과 ‘피의 게임3’를 연출한 현정완 PD를 함께 만났다. 이하 일문일답.


→인터뷰①에서 이어서.


Q. 출연자들의 플레이와 심리를 연구하고 분석하지만 예측이 불가한 때도 많았다.

A. 장동민 : 가장 황당했던 건 충주맨이 카드를 구겼을 때. 당연히 그런 플레이를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방송 각을 잡기 위해 욕을 많이 했다. 충주맨이 꼴 보기 싫어서가 아니라 내가 어떻게 받아야 시청자들이 재미를 극대화해서 느낄지 생각했다. 충주맨에 억하심정이 있었던 게 절대 아니다.

그런데 낙원 팀이 오함마(망치)를 들고 왔을 때는 정말 ‘뇌 정지’가 왔다. 방송 각으로 살려야겠다는 생각도 안 들었다. 내가 문 안에 갇혀버린 상황이라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바깥에 있었다면 내가 무엇을 들었을지 그런 끔찍한 상상도 했다. 평소 내 성향 같아서는 바깥에 있었어야 했는데 우연찮게 안에서 지키겠다고 한 게 다행이다 싶었다. 지나고 나서 생각하면 즐거운 일이다. 평생 그런 일이 있겠나. 내가 사는 집에 오함마를 들고 오는 그런 경험 말이다.




Q. 습격 방어를 실패한 후 오히려 각성한 느낌이었다. 서바이벌에 더욱 몰입하는 기폭제가 됐을 것 같다.

A. 장동민 : 내가 왜 실패했는지 되짚어 봤다. 그 결과 1%의 가능성도 버리면 안 되겠구나 생각했다. ‘요 정도는 괜찮겠지’ 하는 오만함을 버렸다.


Q. 12일간 촬영하면서 10kg이 빠졌다던데. 어떤 지점에서 가장 힘들었나.

A. 장동민 : 살쪄나간 사람들 많이 있는데 나는 잘 먹지 않았다. 자율적으로 먹는 방식이었는데 카메라가 24시간 돌다 보니까. 작전회의를 먹으면서 하면 시청자들이 진지하게 볼까, 멋있어 보일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우리 팀원들에겐 먹지 말라고, 과자 내려놓고 이야기하자고도 했다. 홍진호 팀은 계속 먹으니까 계속 살이 찐 것이다(웃음).
잘 못 먹은 것도 사실이고 룰이 엄격하다 보니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컸다. 8월초 한여름에 촬영했는데 아침 해가 뜨고도 한참 있다가 잠을 자는 게 많았다. 몇 시에 잠들어서 몇 시간 잘 수 있는지 계산을 할 수 없으니 불안했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Q. 초반부터 허성범, 엠제이킴과 연합을 형성했는데. 모두가 기대고 의지하는 리더로서 부담감이나 무게감을 느끼진 않았나.

A. 장동민 : 어릴 때부터 그런 스탠스(자세)를 유지하면서 살아왔다. 서바이벌만 아니었다면 그런 친구들을 평생 데리고 가지 않았을까 생각했다. 서바이벌은 어쩔 수 없이 누군가는 한 명이 남을 때까지 있어야 하니까. 누가 될지는 모르지만 내 편이 아닌 다른 사람들이 다 떨어지고 우리끼리 남아서 한 명을 가르면 되지 않나 생각했다. 내가 리더라고는 생각하지는 않았다. 무리가 있다면 그 무리에서 가장 먼저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했다. 본인의 이득보다는 타인의 이득을 위해 먼저 희생할 수 있는 사람이 리더라고 생각한다.


Q. 연합 멤버 허성범과의 케미로도 화제를 모았다. 특히 파이널 매치에서 허성범이 “형님! 10년 뒤에는 제가 형님을 꼭 이길 수 있는 날카로운 창이 되어서 돌아오도록 하겠다. 기다려 달라”고 남겼는데 화답의 메시지를 전한다면.

A. 장동민 : 허성범은 굉장히 스마트한 친구다. 착하고, 잘생기고, 젊고, 너무 좋다. 부럽다. 같이 플레이해서 나 역시 든든하고 즐거웠고 소중한 인연이 생겨서 좋다.

다만 10년 뒤에는 더 날카로운 창이 되어서 돌아오겠다고 했는데 더 이상 날카로운 창을 만들려는 것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 조금 더 성숙한 사람이 되어서 돌아온다면 비벼볼만 하지 않을까 싶다. 더 이상 날카로워질 수는 없을 것 같다. 서바이벌에서 날카로움은 더 스마트한 머리로 트레이닝 하는 것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갖추고 있는 성향이고 덕목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언행 하나하나가 남들에게 어떻게 비춰질지도 서바이벌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다. 그런 것에서 성범이가 성숙해진다면 훨씬 더 좋은 플레이어가 되지 않을까 싶다.


Q. ‘피의 게임3’ 허성범을 보면서 ‘더 지니어스’ 시절 오현민을 떠올리는 시청자들이 많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A. 장동민 : 두 사람이 비슷한 점이 많다. 카이스트 출신이기도 하고 나잇대도 비슷하고 나와 같이 결승도 갔고. 다만 오현민은 나와 함께했지만 그만의 또 다른 영역을 구축해 놨다. 항상 나에게 안 보이는 칼을 숨기고 있었고 나도 느낄 수 있었다. 허성범은 그렇지 않았던 것 같다. 진짜 무기 없이 같은 배에 탄 플레이어라는 느낌이 강했다.



Q. ‘피의 게임4’은 언제 볼 수 있을까.

A. 현정완 PD : 잘 모르겠다. 다들 휴가를 갔는데 설날 지나고 돌아오면 방향에 대해 얘기해보려고 한다. 시즌1~3은 내 성향이 들어갔는데 시즌4는 후배들이 하고 싶었던 것들을 녹여가면서 만들지 않을까 생각한다. 시즌3에서 테스트 차원의 게임과 장치가 많았는데 실패인지 성공인지 평가하면서 아이디어를 모아보려고 한다.


Q. 시즌4 제안이 온다면 출연 의사가 있나.

A. 장동민 : 상금이 2억이면 하겠다(웃음). 플레이어로서 운 좋게 좋은 성적을 거뒀다. 그런데 나는 실망스럽고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다양한 서바이벌 프로그램이 많이 생기고 새로운 플레이어가 많아지고 있지만 지금까지는 그 누구를 봐도 마인드셋 자체에서 나를 넘어서는 사람이 없다.

지능이나 피지컬을 따진다면 나는 플레이어 100명 중에 99등정도 될 것이다. 하지만 서바이벌에 임하는 마인드셋 자체로 단연 1등이라고 생각한다. 1등과 2등의 갭 차이가 너무 크다 보니 그런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는다. 그런 플레이어가 많아지고 견줄만한 사람들이 많아지면 플레이어로서 참여해보고 싶어질 것 같다. 지금은 차라리 내가 똑똑한 룰과 규칙으로 그렇게 마음이 들 수밖에 없게끔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양성하는 게 어떨까 싶다.


Q. 그렇다면 연예계 동료 가운데 출연을 추천하고 싶은 사람이 있나.

A. 장동민 : 개그맨들이 참 스마트하고 센스도 있고 정치력도 있어서 방송을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다. 공개 코미디를 해본 사람들이 눈치가 굉장히 빠르다. 그렇게 무대에서 트레이닝이 된 사람들은 이런 서바이벌에서도 사람들의 심리를 잘 읽을 수 있고 그런 심리를 이용한 게임도 누구나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코미디를 하다 보면 대본도 외워야 하니까 암기력도 상당히 능력치를 갖추고 있다.

누구 하나 빠지지 않고 훌륭하게 플레이를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주변에서 본다면 김준호 씨가 잘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독박투어’에서도 나를 죽이려고 항상 작당모의를 한다. 뜻대로 안 되지만. 진지하게 플레이하면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정희연 동아닷컴 기자 shine256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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