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쇼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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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 이승미 기자] 영화 ‘살목지’가 충남 예산을 새로운 ‘공포 관광지’로 탈바꿈시키며 지역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1000만 영화 ‘왕과 사는 남자’가 강원 영월의 관광 지형을 바꿨다면, 이번에는 스크린 속 오싹한 체험을 현실에서 재현해 보려는 관객들의 발걸음이 예산으로 향하는 모양새다.

‘살목지’는 14일까지 86만 2330명을 동원하며 개봉 불과 일주일 만에 손익분기점(80만 명)을 넘어섰다. 올해 개봉한 우리 영화 가운데 최단 손익분기점 돌파에 해당한다. 영화는 개봉 이후 줄곧 박스오피스 1위를 지키고 있다.

‘살목지’는 살목지라는 저수지로 향하는 로드뷰에 포착된 정체불명의 형체를 추적하던 촬영팀이 기이한 사건에 휘말리는 과정을 담은 공포물. 영화의 인기가 높아지자 충남 예산군 광시면에 위치한 ‘살목지’가 곧바로 ‘체험형 공포 스폿’으로 급부상했다. SNS에는 현장을 찾은 방문객들의 인증 사진이나 차량 행렬이 잇따라 올라왔다. 일각에서는 살목지 일대를 ‘살리단길’이라는 애칭까지 붙이기도 했다.

예산군의 대응도 눈에 띈다. 과거 ‘곡성’이나 ‘곤지암’처럼 공포 영화의 배경이 된 지역들이 이미지 훼손이나 부정적 인식 확산을 우려해 방어적 태도를 보였던 것과 달리, 예산군은 도리어 이를 기회로 삼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군 공식 유튜브 채널에 영화 예고편을 패러디한 홍보 영상을 선보였는가 하면, 군청 소속 관광진흥팀을 중심으로 연계 관광 상품 개발에도 착수했다. 지역 영화관인 예산 시네마는 부적 모양의 특별 입장권을 제작해 관람 경험에 재미를 더했다.

군청의 세심한 배려도 주목할 만하다. 상당한 인파로 인한 안전 문제를 고려해 당분간 살목지 일대의 심야 시간대 출입은 통제하기로 했다.

이 같은 흐름은 ‘왕과 사는 남자’ 흥행 이후 영월 장릉과 청령포에 관광객이 몰렸던 사례를 떠올리게 한다. 영화의 화제성을 지역 브랜드와 결합해 관광 수요로 전환하는 선순환 구조가 점차 공고해지는 인상이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