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회사에서 회식을 했는데, 저녁 먹고 술도 한잔씩 돌렸죠. 약간의 취기가 오른 상태로 노래방엘 갔습니다. 그런데 방이 없어서 저희는 조금 작은 방인 1번방으로 들어가 노래를 불렀습니다. 나중에 손님이 빠지면 큰방으로 옮겨준다고 해서, 그 말만 믿고 열심히 노래를 불렀습니다. 잠시 후, 혼자서 화장실에 다녀왔는데, 1번방으로 들어가니까 회사 동료들은 없고 아저씨들만 있는 겁니다. 죄송하다는 말을 하고 나와서 보니 바로 옆에 있는 2번방에서 저희 여직원 노랫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문을 열어봤더니 저희 팀원들이 모여 즐겁게 노래를 부르고 있더군요. 안심이 되어 같이 노래 부르고, 춤추고 그렇게 즐겁게 시간을 보내다가, 집에 가려고 가방을 찾았거든요. 그런데 제 가방은 아무리 찾아봐도 없는 겁니다. 사람들한테 물어보니까 방을 옮길 때, 제 가방을 챙겨서 옮긴 사람이 아무도 없다는 겁니다. 순간 술이 확 깨더군요. 새로 산 지 얼마 되지도 않은 거고, 지갑에 신용카드에 현금에 휴대전화도 있었습니다. 저는 직장동료한테 전화기를 빌려서 얼른 제 전화로 걸어봤습니다. 그랬더니 잔뜩 혀가 꼬인 아저씨가 “여보세요∼ 누구세요?” 하고 전화를 받더라고요. “아저씨. 지금 아저씨가 가지고 있는 가방, 제 거예요. 이 전화기도 제 거고요. 어디 계세요? 제가 지금 찾으러 갈게요” 했는데, “뭐라고? 이게 내 가방인데 당신이 왜 내 가방을 찾으러 와∼ 아 몰라 몰라 끊어!” 하더니 툭 끊어버리는 겁니다. 다시 걸어봤는데, 그 다음엔 아예 안 받더라고요. 나중엔 배터리가 다 돼서 꺼졌는지, 위치 추적도 더 이상 되지 않았습니다. 저는 무척이나 속상하고 억울한 마음에 터덜터덜 집으로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집에 도착해서 얼마 안 있어서 동생 휴대전화기로 전화가 한통 왔습니다. 발신인을 보니까 제 전화번호로 뜨더라고요. 제가 얼른 받아봤는데, 어떤 아주머니께서 “여보세요? 저희 남편이 술에 취해 들어왔는데, 웬 여자가방을 들고 왔네요. 누구거냐고 그래도 모른다고 그러고, 자기 가방도 어디다 뒀는지 모른다고 해서요”하는 겁니다. 저희가 있었던 노래방으로 전화를 걸어봤습니다. 그랬더니 노래방 주인아저씨 말이 1번 방 의자 밑에, 남자가방 하나가 떨어져 있다고 하더군요. 아무튼 다음날. 제 가방을 가져가셨던 아저씨가 노래방에 제 가방을 맡겨놨고요, 아저씨 가방은 직접 찾아갔다고 합니다. 저도 그 노래방으로 찾아가 가방과 전화기를 찾을 수 있었지요. 너무 너무 기뻤지요. 앞으로 가방 관리 잘 해야겠다며 깊이 반성했답니다. 이 일 이후 전 어딜 가든지 절대 제 가방을 손에서 내려놓지 않고 있어요. 자기 물건은 자기 스스로가 잘 챙겨야할 것 같습니다. 경남 사천 | 명민정 행복한 아침, 왕영은 이상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