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컨슈머블로그] 서류가방-숄더백-백팩…너 혹시 ‘트랜스포머’?

입력 2016-09-29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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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고리 ‘어쎈드 쓰리웨이’

한 우물만 판다고 해서 성공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다. 아니, 한 가지만 할 줄 알아서는 밥 먹기도 힘든 시대다. 이것도 잘 하고 저것도 할 줄 알아야 직장에서도 인정을 받는다. 야구도 축구도 멀티플레이어가 사랑받는 시대가 된 것이다.

그런 점에서 소개하고 싶은 가방이 하나 있다. 프리미엄 아웃도어 브랜드 그레고리의 백팩이다. 정식 이름은 ‘어쎈드 쓰리웨이(ASCEND 3-WAY·사진)’이다.

쓰리웨이라고 해서 세 군데 구멍을 뚫어 놓아 통풍이 잘 되는 가방인가 싶었다. 왜 백팩이란 것이 좀 쓰다 보면 이런저런 이유로 썩 유쾌하지 않은 냄새가 배곤 하지 않는가.

솔직히 처음 어쎈드 쓰리웨이를 봤을 땐 그냥 그런 느낌이었다. 군청색 수트에 넥타이를 반듯하게 맨 모범 직장인들이나 들고 다닐 만한 서류가방처럼 보였기 때문이었다. 태블릿에 노트북(또는 블루투스 키보드), 가끔은 무거운 DSLR까지 넣어 가지고 다녀야 하는 기자들에게는 너무 얌전한 가방 같았다.

그런데 웬걸. 이래서 선입견은 안 된다니까. 어쎈드 쓰리웨이는 가방 뒤쪽에 두툼한 어깨 벨트를 깜찍하게 감춰놓고 있었다. 이 벨트를 꺼내 연결하고 가방을 세로로 세우니 단정한 세단이 돌연 거친 오프로드를 달리는 ‘상남자’ 지프로 돌변해버렸다. 메어보니 확실한 아웃도어 백팩의 느낌이 어깨와 등으로 전해져 왔다.

그런데 평소 백팩을 애용하는 사람이라면 다 아는 불편한 점이 하나 있다. 아무리 수납공간에 묘를 더해 봐야 백팩은 백팩이다. 길을 가다 뭔가 필요하게 되면 어쩔 수 없이 백팩을 벗어 내려놓고 지퍼를 열어야 한다. 긴박한 순간에 카메라를 꺼낼 시간이 없어 기껏 묵직한 DSLR을 가져가 놓고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야 했던 쓰라린 경험은 기자라면 누구나 있을 것이다.



이럴 땐 한쪽 어깨에 비스듬히 메는 숄더백이 좋다. 옆구리에 가방을 붙이고 있는 만큼 언제든지 편하게 가방 속의 물건을 꺼낼 수가 있는 것이다. 물론 숄더백도 단점이 있다. 지나치게 무거운 물건은 넣고 다니기에 부담스럽다. 대표적인 물건이 노트북이다. 숄더백에 노트북을 넣어 다니는 호기를 부렸다가 한 달도 못돼 어깨가 딱딱하게 굳어 생고생한 기억이 있다.

여하튼 노트북을 가지고 다니지 않아도 되는 날이라면 숄더백이 편하다. 놀랍게도 어쎈드 쓰리웨이는 숄더백으로도 변신한다. 백팩용 어깨벨트를 원래 있던 공간에 얌전히 넣어두고 대신 스트랩을 연결하면 된다. 브리프케이스, 백팩, 숄더백. 그래서 쓰리웨이다. 가방 하나가 세 가지 모드로 척척 변신하니, 이건 마치 트랜스포머같지 않은가!

쓰리웨이를 한 차례씩 경험해 보고는 다시 한번 찬찬히 외관을 살펴보았다. 첫인상과 달리 속을 알고 나니 겉도 은근히 괜찮아 보인다. 안을 열어보면 알겠지만 프리미엄 가방답게 수납공간도 넉넉하고 다양하다.

어깨 벨트를 꺼내 백팩으로 만들어 메어 보았다. 어깨와 등이 편한 데다 뒤태도 예뻤다. 아주 좋다. 너 오늘부터 ‘내 꺼’ 하자.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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