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먹으러 떠난다.” 이제 미식투어는 특별한 호사가의 전유물이 아닌 대중적인 여행테마다. 미국 CNN이 유럽서 요즘 가장 트렌디한 미식 고장으로 꼽은 핀란드 헬싱키의 인기 레스토랑 ‘로스터’(위쪽). 하나투어가 베트남 다낭에서 진행한 셰프 동반 미식투어에서 오세득 셰프가 현지 식재료로 요리를 하고 있다(아래쪽). 사진|김재범 기자·하나투어
핀란드 자연주의 음식 문화 주목
스타 셰프 동행 미식투어도 인기
해외여행 새로운 트렌드로 각광
흔히 “여행의 큰 재미는 뭐니 뭐니 해도 음식이지”라고 말한다. 하지만 이제는 이런 표현을 조금 바꾸어야 한다. 여행에서 기대하는 여러 요소 중의 하나가 음식이 아니라, 아예 여행의 목적 자체가 음식인 경우가 늘고 있다.
과거 미식여행은 경제적, 시간적 여유가 넘친 호사가들의 도락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지금은 온라인에서 손품을 좀 팔아 필요한 정보를 확보하면 누구나 나설 수 있는 인기 여행 테마가 됐다.
미식여행이 보편화되면서 스타일도 바뀌고 있다. 천편일률적인 유명 지역, 인기 맛집에 중심에서 벗어나 나만의 개성이나 테마를 갖고 찾아가는 사람들이 생겼다. 웰빙과 소확행 같은 여유로운 라이프 스타일을 선호하면서 이들을 미식투어에 결합하기도 한다. 또한 패키지 여행 역시 요즘은 미식 테마로 진행하는 상품이 등장해 사랑받고 있다.
핀란드 헬싱키 오가닉 레스토랑 ‘스피스’의 디저트.
● 핀란드, 미식에 웰빙·자연주의를 더하다
미국 CNN은 9월 유럽의 주목할 여행지를 소개하면서 가장 트렌디한 미식 여행지로 핀란드를 꼽았다. 유럽의 미식 고장하면 으레 떠올리는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이 아닌 북구의 핀란드가 선정된 이유는 무엇일까.
핀란드는 요즘 자국의 주요 관광 테마로 미식을 내세운다. 핀란드 미식투어의 특징은 자연주의다. 다른 나라에 비해 눈을 사로잡는 화려한 식단은 아니지만 유기농 재료를 적극 활용하고 식재료 본연의 풍미를 최대한 살리는 데 초점을 맞추는 점을 강조한다. 건강하고 즐거운 삶의 질을 추구하는 웰빙 문화와 작고 소소한 행복을 즐기는 ‘소확행’ 트렌드 속에 핀란드의 ‘미니멀’한 미식 문화는 해외여행에서 기존과 다른 새로운 경험을 할 수 있는 선택지로 주목받고 있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최근 핀란드 관광청은 서울 홍대에서 자국 미식 문화를 주제로 여행상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핀란드 미슐랭 스타 셰프 유오니 토이바넨이 나서 한국 미디어에 유기농 재료를 이용한 자연주의 트렌드에 현대적 기법을 가미한 음식을 소개하기도 했다.
핀란드 관광청 홍보담당 사리 헤이는 “해외여행 경험이 풍부한 한국인 방문객은 그만큼 다양한 문화의 음식을 접해왔고 점점 더 새롭고 본연의 것을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찾는 것으로 보인다”며 “핀란드는 이들에게 가장 적합한 여행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핀란드 관광청에 따르면 올해 7월까지 핀란드를 방문한 한국인 관광객은 작년 대비 30% 증가했다고 밝혔다. 특히 레이크랜드 지역은 작년 대비 400% 많은 한국인이 찾으며 괄목할 만한 성장률을 보였다.
사진제공|하나투어
● 패키지도 미식 테마붐, 셰프 동반 인기↑
자유여행에서 불기 시작한 미식투어 붐은 이제는 패키지 투어로도 확산됐다. 최근 패키지투어는 쳔편일률적인 일정보다는 지역이나 시기별로 특정한 주제를 정해 그것을 중심으로 여정을 짜는 ‘테마투어’가 인기다. 미식은 이런 테마형 패키지투어에서 고객 호응이 가장 높은 주제이다.
하나투어의 경우 2016년 말부터 다양한 패키지 미식여행 상품을 운영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해외 미슐랭 식당을 찾아가 즐기거나 유명 와이너리를 돌아보는 미식투어부터 맥주나 사케, 디저트 등 특정 먹거리를 테마로 한 상품까지 다양하다. 특히 최근에는 방송을 통해 친숙한 스타 셰프나 맛 칼럼니스트 등 미식 관련 전문가가 여행에 동행하는 그랜드 투어로 인기를 얻고 있다.
하나투어 조일상 홍보팀장은 “최현석, 오세득 등 유명 셰프가 동행하는 미식투어는 당초 예상보다 고객 반응이 너무 좋아 늘 예약이 일찍 마감된다”며 “내년에도 이런 셰프 동행 투어부터 현지 가이드가 소개하는 로컬맛집 순례 등 다양한 미식투어를 기획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