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버울프 & 유승완 기수 “까칠한 여왕님, 아프지 말고 롱런하자”

입력 2019-11-01 05:4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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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년에 이어 2019년 퀸즈투어 시리즈를 제패한 유승완 기수와 실버울프. 유 기수는 실버울프에 대해 “힘들 때 만난 행운 같은 말”이라며 “함께 성장해 온 만큼 동생같이 애틋한 감정이 든다”고 했다. 사진제공|한국마사회

■ 퀸즈투어 시리즈 두번째 제패

5년간 호흡…25번 경주 11번 우승
단일 경주마 대상경주 최다승 기록
7세 고령…“건강 최우선으로 경주”

2017년에 이어 2019년 퀸즈투어 시리즈도 제패한 실버울프의 여왕 대관식이 10월 20일 한국마사회 부산 경마공원에서 경상남도지사배 우승 시상식과 함께 열렸다. 이 날 시상식은 실버울프와 5년째 호흡을 맞추며 퀸즈투어 시리즈를 2번이나 우승한 유승완 기수(33세, 프리)도 함께 했다.

2007년 데뷔한 유승완 기수는 신인때부터 주목을 받았다. 데뷔 2년차인 2008 년 30승을 돌파했고, 2009년 한국마사회 해외연수 대상자로 선발되어 미국에서 6개월간 선진 경마를 경험했다. 군입대로 인한 공백과 연이은 부상 등으로 침체기를 겪기도 했지만 올해들어 10월 31일까지 대상경주 우승 7번, 기수 다승순위 3위(53승), 승률 13.1%를 기록하고 있다.

실버울프는 2015년 데뷔했다. 이후 약 30억 원의 총상금을 벌며 현재 서울 경주마 중 수득상금이 가장 높다. 올해에도 퀸즈투어 시리즈 세 경주에서 전승하는 등 암말 중에서는 적수가 없다. 이번 경상남도지사배는 실버울프의 11번째 대상경주 우승으로, 단일 경주마의 대상경주 최다승 기록을 경신했다.

유승완 기수는 실버울프와 5년 동안 25번의 경주를 함께했고, 그 중 11번을 우승했다. 유승완 기수는 실버울프와의 인연에 대해 “처음 만났을 당시 나는 군 제대 후 경주로 적응에 애를 먹고 있었다. 힘들 때 만난 행운 같은 말이다. 이 후 실버울프도 나도 성적이 잘 풀려서 함께 성장해온 느낌이 있다. 그래서 동생같이 애틋한 감정이 든다”라고 전했다.

실버울프와 퀸즈투어 시리즈를 2번째 제패한 날에도 “워낙 많은 기대를 받아 우승하지 못했을 경우에 대해 걱정이 있었고, 다치지 않고 경주를 끝냈다는 사실에 기쁘기보다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실버울프는 올해 7세로 고령에 접어들어 말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경주에 임하고 있다. 아프지 않고 롱런했으면 좋겠다”고 각별한 사랑을 감추지 않았다.

실버울프는 까다로운 말로 알려져 있다. 이에 대해 “사람이랑 똑같아서 말마다 성격이 다르다. 말의 성격에 맞춰서 접근하려고 노력한다. 실버울프는 사람을 좋아해서 지나가는 사람을 깨물려고 한다든지 계속 장난을 거는데, 웬만하면 다 받아주려고 한다”라고 노하우를 밝혔다. 이어 “경주 때는 욕심내지 않고 말이 하는 대로 따라간다는 느낌으로 기승한다. 나는 부드럽게 탄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기수들이 흔히 하는 ‘말을 믿고 탄다’라는 말처럼 ‘경주마를 방해하지 말자’가 내 신조”라고 말했다.

유승완 기수는 경주마 환경에 대한 투자도 강조했다. “여느 레저 공간과 견주어 모자람이 없을 정도로 좋아진 관람대만큼 한국경마 발전을 위해 말의 부상을 최소화할 수 있는 주로, 더 쾌적하고 넓은 마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용운 기자 sadzoo@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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