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 연속 10패’ 한화 김민우, 훨씬 더 가치 있는 ‘3년 연속 130이닝’

입력 2022-09-05 15: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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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화 김민우. 사진출처 | 한화 이글스 SNS

숨은 가치는 훨씬 더 높다.


한화 이글스 우완투수 김민우(27)는 4일 대전 NC 다이노스전에서 올 시즌 첫 완투승을 수확했다. 9이닝 3안타 1홈런 2볼넷 5삼진 1실점 역투로 팀의 10-1 대승을 이끌었다.


5일까지 김민우의 올 시즌 성적은 24경기에서 5승10패, 평균자책점(ERA) 5.01이다. 4월 개막 이후 꾸준히 선발로테이션을 지켰으나, 기복 있는 투구로 인해 패전이 불어나면서 올 시즌에도 다시 두 자릿수 패배를 기록하게 됐다.


김민우는 2020시즌부터 본격적으로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 중이다. 그해 26경기에서 5승10패, ERA 4.34의 성적으로 잠재력을 드러냈다. 2021시즌에는 29경기에서 14승10패, ERA 4.00으로 ‘커리어하이’를 다시 쓰며 기량을 꽃피우는 듯했다.


이처럼 직전 시즌에 인상적 활약을 펼쳤기에 김민우로선 올해 성적에 큰 아쉬움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표면적으로 드러나는 수치보다 그의 가치를 더 높게 만드는 기록이 있다. 바로 이닝 소화력이다.


김민우는 2020시즌 132.2이닝에 이어 2021시즌 155.1이닝을 던졌다. 올해도 이미 133이닝을 소화했다. 3년 연속 130이닝 넘게 투구했다. 국내투수 중에선 3년 연속 팀 내 1위의 이닝 소화력을 뽐내고 있다. 현재 페이스라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규정이닝(144이닝) 돌파가 유력하다.


한화에서 3년 연속 100이닝 이상을 소화한 토종투수는 김혁민(2011~2013년) 이후 김민우가 처음이다. 김혁민은 2011시즌 128.2이닝, 2012시즌 146.1이닝, 2013시즌 146.2이닝을 던졌다. 김혁민에 이어 김민우가 한화 토종투수로는 무려 9년 만에 같은 기록을 세우게 된다.

한화 김민우. 사진출처 | 한화 이글스 SNS


올해는 한화 투수들 중에서도 이닝 소화력은 단연 1위다. 기존 외국인투수 닉 킹험과 라이언 카펜터가 부상으로 인해 시즌 도중 퇴출됐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대체 외국인투수 예프리 라미레즈(56.1이닝)와 펠릭스 페냐(49.1이닝)는 100이닝을 채우기도 버거운 형편이다.


토종투수들 중에선 김민우 다음으로 장민재(99.2이닝), 남지민(81이닝)이 많은 이닝을 소화했다. 장민재는 조만간, 남지민은 시즌 종료 직전 100이닝을 돌파할 수 있지만 김민우를 넘어서기는 어렵다.


리빌딩을 진행 중인 팀의 선발투수에게 패전은 숙명과도 같다. 최하위 팀의 토종 에이스인 까닭에 자력만으로는 피할 수 없는 게 패전이다. 올해는 본인의 책임도 분명 있기에 김민우는 남은 시즌 더욱 힘을 내려고 한다. 쌓여가는 패전 속에서도 그가 결코 투구이닝만큼은 포기할 수 없는 이유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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