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백 100% 메워줘” 결승타+선발승 리드, 포수 왕국 계보 잇는 두산 김기연

입력 2024-05-23 22: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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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2회말 무사 만루 두산의 중전 적시타 때 3루주자 김기연이 득점에 성공한 후 더그아웃에서 동료들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48)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SSG 랜더스와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를 앞두고 팀 백업 포수로 최근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고 있는 김기연(27)을 칭찬했다. 주전 안방마님 양의지(37)가 무릎 통증으로 휴식이 필요한 상황에서 그는 3경기 연속 선발 포수로 출전했다. 김기연은 백업 포수로 양의지의 공백을 완벽하게 메우며 팀 4연승을 견인했다.

김기연은 이 감독의 믿음에 꾸준하게 보답이라도 하려는 듯, 이날 경기에서도 최고의 활약을 펼쳤다. 0-0으로 팽팽히 맞선 2회말 무사 만루 찬스에서 우익수 오른쪽으로 흐르는 2타점 적시 2루타를 날려 팀에 선취점을 안겼다. 두산은 계속된 만루 찬스에서 밀어내기 볼넷과 적시타 등을 섞어 순식간에 빅 이닝을 만들었다. 여기에 양석환이 승기를 가져가는 좌중월 3점홈런(시즌 12호)까지 더해져 2회말에만 무려 9점을 뽑았다.

공격에서 한 몫을 한 김기연은 수비에서도 신바람을 냈다. 대체 선발로 로테이션을 지키고 있는 최준호와 찰떡 호흡을 보이며 5회초까지 SSG 타선을 상대로 단 2점만을 내줬다. 1군 경험이 많지 않은 투수와 포수가 만든 성과이기에 두산 코칭스태프의 기쁨은 두 배였다.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 뱅크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 SSG 랜더스의 경기에서 2회말 무사 만루 두산 김기연이 선제 2타점 우전 2루타를 친 후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잠실 |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3회말 타석에서 볼넷으로 출루한 김기연은 이날 100% 출루에 성공했다. 5회까지 안방을 지킨 뒤에는 우측 허벅지 앞쪽에 타이트함을 느껴 선수 보호 차원에서 교체됐다. 이날 성적은 1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 1볼넷, 시즌 타율은 기존 0.301에서 0.311까지 올랐다.

김기연의 공수 맹활약을 앞세운 두산(29승2무21패)은 SSG를 10-3으로 격파하고 4연승을 내달리며 2위로 올라섰다. 선발투수 최준호는 5이닝 2실점 호투로 시즌 2승(1패)째를 챙겼다.

김기연이 1군에서 지금과 같이 꾸준한 활약을 이어간다면, 두산의 안방 운영엔 숨통이 크게 트이게 된다. 30대 중반을 넘어선 양의지가 한 시즌을 모두 포수로 뛰긴 쉽지 않은데, 김기연의 존재감이 커지면 양의지는 포수 출전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 미래까지도 밝게 내다볼 수 있다. 두산은 강력한 안방 전력을 앞세워 지속적인 강팀의 면모를 이어왔다. 김태형(현 롯데 자이언츠 감독), 진갑용, 홍성흔, 양의지 등 걸출한 포수들을 수없이 배출했다. 김기연은 이제 대선배들이 만든 포수 왕국의 계보를 이을 기회를 잡았다. 이는 김기연 개인과 두산 모두에게 최상의 시나리오다.

잠실 |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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