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나무를 삼킨 노트북, 이거 꽤 쓸만하다? - 아수스 뱀부 U33Jc 1부

입력 2011-01-04 09:5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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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부턴가 아수스 노트북의 전담 리뷰어가 된 기분이다. 나쁘지 않다. 아수스에서 새로 출시된 제품을 기존 시리즈 제품과 비교해 볼 수 있고, 이전에 지적했던 부분이 원하는대로 바뀌었을 때 묘한 희열감(?)이 느껴지기도 한다. 또한 최근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 아수스 특유의 일반 노트북뿐만 아니라, N&NX 시리즈 같은 프리미엄 노트북과 ROG(Republic Of Gamers) 노트북처럼 게임 성능을 강화한 노트북 등 다양한 라인업을 만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이다.


혹시 ‘뱀부’ 노트북을 아는지? 여기서 말하는 뱀부는 태블릿으로 유명한 와콤의 ‘뱀부 시리즈 태블릿’이 아니라 아수스의 ‘뱀부 노트북’이다. 아수스 뱀부 시리즈 노트북은 지난 2008년부터 환경 보호 활동을 목적으로 제작된 제품이다. 이번에 국내에 출시된 제품은 지난 3월 개최된 ‘CeBIT 2010’에서 이미 선보였던 것으로, 정확히는 2세대 제품이다. 특히, 기존 1세대 제품은 뱀부라는 특화된 브랜드로 출시되었지만, 이번에는 성능과 휴대성을 강조한 아수스 U시리즈에 포함되었다. 즉, 일반인이 직접 사용할 수 없는 컨셉 제품이 아니라 실제 구매해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이라는 점을 주목해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부터 대나무로 만들었다는 아수스 뱀부 U33J(이하 뱀부) 노트북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노트북, 대나무를 입다

아수스 뱀부 노트북의 디자인은 이미 세계적으로 인정을 받고 있다. 과거 타임(Time)지의 ‘스타일&디자인’과 내셔널 지오그래픽(National Geographic)의 ‘베스트 오브 어드벤처 기어 2009’에 선정되어 그 디자인을 인정받은 바 있다. 당시 아수스는 ‘대나무가 주변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사용자에게 신선한 공기를 제공해 준다’라며, 지금 생각하면 약간 낯간지러운 홍보 문구를 내세우기도 했다.


단지 빈 말이 아니고, 뱀부 노트북 상판 전체와 키보드 아래 팜레스트, 터치패드 부분이 전부 대나무 재질로 제작되어 있다(그렇다고 정말 자체적으로 산소 발생이 되냐고 묻지는 말자). ‘남들과 똑 같은 노트북 쓰기는 싫다’는 사용자에게 딱이다. 오로지 디자인 측면으로 봤을 때, 사랑받을 수 있는 특별한 아이템인 것은 분명하다. 그렇다고 성능이 다른 동급 노트북보다 떨어지는 것도 아니다. 동급 사양, 가격의 노트북에 전혀 뒤처지지 않는다(성능에 대해서는 2부 기사에서 더 자세히 다루도록 하겠다).


국내에 출시되기까지 우여곡절도 많았다. 처음 세계 시장에 먼저 출시된 후 국내에는 언제 출시할지 모르겠다는 소식만 들리다가, 드디어 최근 300대 한정 물량으로 국내에도 들어오게 됐다. 일종의 희귀 아이템이 된 것이다. 대나무라는 재질의 특성상 제작 기간이 일반 노트북과는 다르기에 많은 물량이 판매되는 제품이 아니다.


일반 노트북 재질과는 다른 목재로 만들어졌기에 내구성이나 온도 변화에 의한 뒤틀림 현상 등을 우려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구태의연한 설명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아래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노트북 외형 제작 단계 안에 열처리 가공과 압착, 코팅 과정 등이 포함되어 추후 발생할 수 있는 현상을 미연에 방지했기 때문이다.



대나무 재질이 다가 아니다


13.3인치 디스플레이

대나무 재질을 사용됐다는 것으로 끝이 아니다. 기본 성능도 충실하다. 화면 크기는 16:9비율의 13.3인치로 에코 시스템을 지향하는 LED 백라이트 방식이다(일반 LCD보다 더 밝고 전력 소모량이 적다는 장점이 있다). 16:9 비율 동영상을 볼 때, 위아래가 검은 화면으로 나오지 않는 꽉 찬 화면을 감상할 수 있다. 다만, 화면 해상도가 1,366x768로 동시에 2개의 인터넷 창을 띄우고 보기에는 무리다.



좌/우측 인터페이스


우측면에 5-in-1(SD/MMC/MS/Ms Pro/xD) 멀티 리더기, 마이크/헤드셋 단자, USB 3.0, USB 2.0, 유선랜 단자(RJ-45), 전원 어댑터가 있고, 좌측면에는 USB 2.0, HDMI, D-SUB 포트가 달려 있다. 개인적으로 반가운 것 2가지는 USB 3.0을 지원한다는 점과 HDMI 포트가 있다는 것. 최신 전송 규격 중의 하나인 USB 3.0 방식(최대 4.8Gbps)은 과거 USB 2.0 방식(최대 480Gbps)보다 이론적으로 10배 정도 빠르다(실제로는 하드웨어적인 제약으로 약 3~4배 정도 전송 속도 향상을 보인다).


또한 HDMI 포트는 하나의 케이블로 영상과 음성을 동시에 전달하기 때문에 사용이 간편하다. 특히 최근 출시되고 있는 HD TV는 대부분 이 HDMI 포트를 갖추고 있어 노트북 화면을 전송하는데 편리하다.



키보드와 터치패드는?


키보드는 키 사이로 먼지와 이물질이 들어가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고 오타를 방지하는데 좋은 아이솔레이트 방식이다. 우려했던 키감은 나쁘지 않다. 본 기자는 현재 약간의 압력이 느껴지는 기계식 키보드를 이용하는데, 뱀부 노트북은 생각보다 키감이 가볍지 않아서 좋았다. 타이핑을 할 때, ‘탁탁’ 하는 소리를 듣거나 어느 정도 누르는 감이 느껴지는 것을 좋아하는 사용자에게 추천할 만하다. 그리고 크기도 풀 사이즈라서 사용하는데 큰 무리가 없다.


다만, 외산 노트북의 고질적인 단점인 오른쪽 시프트 키 크기가 여전히 작다. 정말 입이 아플 정도로 말하지만, 한글 타이핑 시 오른쪽 시프트 키는 중요하다. 리듬감을 살려 타이핑하는데 자꾸 발생하는 오타는 스트레스 대상이다. ‘사용하다 보면 적응할 수 있다’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신경 쓰이는 부분임에 틀림 없다.

그리고 대나무 재질이라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인지 몰라도 터치패드와 주변 팜레스트의 구분이 없다. 무슨 말인고 하니, 터치패드가 오돌토돌하게 제작되어 있거나 오목하게 들어가 있지 않아 자칫 ‘팜레스트를 손가락으로 터치하며 커서가 움직이지 않는다’고 이상하게 생각할 수도 있다(실제 사용하면서 그런 문제는 별로 겪지 못했지만, 개인차가 있을 수 있어 언급한다).



대용량 배터리 용량 탑재 무게는?

뱀부 노트북에 탑재된 배터리는 8셀 리튬이온, 5,600mAh, 84Wh로 대용량을 자랑한다. 동급 노트북보다 용량이 많은 배터리를 탑재했기에 조금 더 오래 사용할 수 있다(아수스 측에 따르면 6시간 이상 사용할 수 있다고 한다). 다만, 대나무라는 가벼운 소재를 사용했음에도 대용량 배터리를 탑재해 약간 무겁게 느껴지는 점이 아쉬웠다.


배터리를 탑재한 무게는 2kg이 조금 넘었으며, 어댑터까지 추가할 경우 약 2.4kg까지 증가했다. 보통 가벼운 노트북의 기준선이 2kg이라는 것임을 감안할 때, ‘가볍다’라고 하기엔 살짝 무리가 있다(배터리 무게만 440g이더라). 항상 들고 다니면서 사용한다면, 적은 용량이지만 가벼운 배터리가 있으니 구매해 사용하는 것이 더 좋겠다. 그래도 다른 동급 노트북에 같은 배터리를 탑재한 무게보다는 평균적으로 가볍다.



특별한 제품은 가격이 비싸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생각보다 그리 비싸지 않다. 현재(2011년 1월) 인터넷 최저가는 105만 원이다. 동급 노트북과 비교해 거의 비슷한 수준이다. 만약 그 비교 대상이 국내 노트북 제조사라면 오히려 저렴하게 느껴질 정도. 물론, 아수스는 국내 기업이 아닌 글로벌 기업인지라 A/S 측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겠지만, 언제나 그렇듯 가격 대비 성능만으로 본다면 좋은 편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아수스 뱀부 노트북은 대나무를 사용한 친환경 노트북이라는 점 때문에 ‘실제 사용하기에는 적합한가?’라는 의문이 따랐다.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이번 2세대 뱀부 노트북을 통해 이러한 인식을 바꿀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제품 외형상의 디자인과 기능 등이 꽤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다음 2부 기사에서는 실제 성능에 대해서 알아보도록 하자.

글 / IT동아 권명관(tornados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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