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은 게 카메라야? 소니 사이버샷DSC-TX55

입력 2011-11-28 11: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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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카메라(이하 디카) 제품군 중 일반 사용자에게 적합한 콤팩트 카메라는 대개 촬영 기능보다는 휴대성을 강조하는 편이다. 취재 활동이 잦은 본 리뷰어에게도 외근 시 카메라 선택은 늘 고민거리다. 덩치가 크고 무겁긴 하지만 D-SLR이 모든 면에서 믿음직스러운 건 사실이다. 하이브리드(혹은 미러리스) 카메라는 크기는 D-SLR보다 훨씬 작으면서 촬영 기능과 성능 등이 D-SLR과 거의 유사해 가끔애용하고 있다. 하지만 하이브리드 카메라 역시 주머니에 넣을 만큼 작거나 가볍지는 않으니 순간적으로 촬영해야 할 경우 번거롭기는 매한가지다. 이에 콤팩트 디카를 주로 사용하게 된다. 작품을 찍을 것도 아니고 취재용 사진 정도는 콤팩트 디카로도 부족하지 않기 때문이다. 다만 D-SLR이나 하이브리드 카메라에 비해 촬영 기능 등이 다소 제한적인 것이 아쉽긴 하다.


최근 들어 초소형 디카의 새바람을 몰고 온 소니가 또 하나의 ‘물건’을 내놓았다. 아무리 봐도 디카처럼 보이지 않은 사이버샷 DSC-TX55(이하 TX55)다. TX55를 처음 보는 사람들의 반응은 한결 같다.

‘이게 디카야?’

손에 받아 든 본 리뷰어도 당최 믿음이 안 간다. 도대체 이 작은 카메라로 뭘 얼마나 찍을 수 있을지. 그 동안 사이버샷 제품이 보여줬던 완성도를 기대하지만, 크기가 워낙 작으니 의구심이 생길 수 밖에. 어린이 손바닥 만한, 그래서 더더욱 장난감 같은 TX55. 과연 제대로 사용할 만 할까?


어떻게 이 안에 다 집어 넣었을까

TX55의 압도적 특징은 역시 크기와 무게. 두께는 고작 1cm 남짓(12.2mm)이며 가로x세로 크기는 9.2cm x 5.4cm, 무게는 94g에 불과하다. 디카가 아니라 MP3 플레이어에 가깝다. 성인 남자의 손바닥에는 완전히 가려지며, 어린이가 사용하기에도 전혀 부담 없을 정도다.


주머니는 자켓이든 바지든 갖다 대면 미끄러져 들어간다. 그것도 불룩하지 않고 티 안 나게. 휴대폰이나 스마트폰 정도의 크기와 무게니 당연하다. TX55를 사용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점이 바로 이것이다. 어느 주머니든 부담 없이 넣을 수 있다는 것. 또 언제 어떤 상황에서도 순간적인 촬영이 가능하다는 것. 콤팩트 디카가 갖춰야 할 근본적 요소인 휴대성과 기동성을 유감 없이 보여줬다.


전면 커버를 아래로 내리면 전원이 켜지면서 이내 촬영 준비가 완료된다. 외형적인 버튼은 윗면의 전원, 셔터 버튼이 전부고, 조그만 레버를 좌우측으로 밀어 줌을 설정할 수 있다. 줌의 경우 렌즈를 통해 확대하는 광학 줌은 최대 5배, 렌즈가 아닌 단순히 화면을 키우는 디지털 줌은 최대 5배를 지원한다. 돌출형이 아닌 매립형 렌즈를 채택하고도 광학 줌이 5배가 지원된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이 얇은 바디에 어떻게 5배 줌 렌즈를 집어 넣었을까. 아울러 디지털 줌은 그 동안 줌 기능으로 인정하지 않았지만(줌을 당길수록 화질이 거칠어지기 때문), TX55의 디지털 줌은 육안으로도 개선된 화질을 확인할 수 있다.


후면은 전면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로(OLED) 되어 있다. 전면 커버를 내리거나 전원 버튼을 누르면 후면 디스플레이 전체가 켜지며 사진 촬영과 관련된 모든 조작, 설정을 여기서 수행할 수 있다.

이외에 좌측면에는 스트랩 고리가 아래면에는 배터리/메모리 슬롯이 있고, USB/전원 충전 단자, (마이크로) HDMI 출력 단자 등이 각각 마련돼 있다. 메모리의 경우 바디가 작은 관계가 마이크로 SD/메모리스틱만 사용할 수 있다.


TX55는 총 5가지(금색, 은색, 보라색, 빨강색, 검정색) 색상 모델로 제공되며, 금속 소재 커버를 채택해서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면서 생활 흠집에도 강하다.



뭐가 이렇게 되는 게 많아

TX55는 손바닥 보다 작지만 그 안에는 별의별 촬영 기능이 다 들어 있다.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찰 정도다. 물론 오만가지 기능이 있더라도 정작 사진이 제대로 찍히지 않으면 아무 의미 없을 터. 다른 사이버샷 제품과 마찬가지로 TX55도 소니 고유의 디카, 캠코더 촬영 기술이 고스란히 들어가 있다.

우선 사진 화소수는 1,620만 화소로 소니의 엑스모어(Exmor) R 센서를 탑재했다. 얼마 전 사이버샷 DSC-WX7 리뷰(http://it.donga.com/review/6295/)에서 확인한 대로, 엑스모어 R 센서는 어두운 환경에서도 플래시 없이 만족스러운 사진을 ‘만들어’ 내는 발군의 능력을 보여준다. TX55 역시 기대한 대로 밤이든 어두운 곳이든 센서 만으로 밝은 사진을 찍을 수 있었다. 플래시를 터트리기에 부자연스러운 환경, 예를 들어 야경 촬영이나 야간 인물 촬영 등에서 신기할 만큼 밝은 사진을 만들어 낸다.



앞서 설명한 광학 5배 줌, 디지털 5배 줌은 다시 봐도 고무적이다. 전작인 DSC-TX10이 광학 4배 줌만 지원하고 있다. 대부분의 디카에서 제공되는 디지털 줌은 사진을 크게 확대하는 수준이라 화질이 다소 저하되는데, TX55는 생각보다 깨끗한 결과를 보여준다. 이 정도면 광학 10배 줌이라 인식해도 큰 무리 없을 수준이다. 최대 광각 촬영 결과와 광학 5배+디지털 5배 줌 결과를 비교한 아래 사진만 봐도 알 수 있다.


참고로 전작인 TX10보다 개선/향상된 점은 ‘스태디샷 액티브모드’라는 손떨림 방지 기능과 위에서 말한 디지털 줌 기능, 독특한 사진 효과 기능 등이다.

사진 효과 기능에 대해 짤막하게 소개한다. 디지털 사진을 포토샵 등의 사진 편집 프로그램으로 가공한 효과를 내는 재미있는 기능이다. 여기에는 ‘HDR(High Dynamic Range)그림’, ‘리치톤모노크롬’, ‘미니어처’, ‘토이 카메라’, ‘팝 컬러’, ‘컬러 추출’, ‘소프트 하이 키’ 등이 포함된다. 실제로 찍어 보니 하나 같이 독특하고 개성있는 결과를 보여줬다. 개인적으로 HDR그림 효과와 컬러 추출 효과가 괜찮은 듯하다. 특히 컬러 추출 효과는 사진에서 빨강, 파랑, 녹색, 노랑색 중 하나만 살리고 나머지 색은 흑백으로 처리해 작품성 있는 사진으로 만들어 준다. 그렇다. TX55의 사진 효과 기능은 ‘사진을 만드는’ 역할이다.


이외에 TX55는 기존의 DSC 디카 시리즈에서 지원하던 모든 기능을 다 담고 있다. 1,920 x 1,080 풀HD 해상도의 동영상 촬영할 수 있고(동영상 품질을 보면 ‘역시 소니’라는 감탄만 나온다), 스윕파노라마 촬영, 3D 입체사진 촬영(3D 모니터나 3D TV로 출력), 초당 10장의 사진을 찍어 입체적으로 재생하는 틸팅플레이백 기능, 동영상 촬영하며 사진도 찍을 수 있는 듀얼레코딩 기능, 배경초점 흐리기 기능(아웃포커스 효과), 움직이는 피사체에 따라 초점이 이동하는 트래킹 포커스 기능 등 D-SLR이나 하이브리드 카메라 부럽지 않은 다양한 촬영 기능을 제공한다. 손바닥보다 작은 디카가 말이다.


초점을 잡는 시간(포커싱 타임)이 짧은 것도 TX55의 장점이다. 일반적인 디카는 셔터를 반쯤 살짝 눌러 피사체에 초점을 잡은(하프 셔터) 다음 셔터를 완전히 눌러 사진을 찍는다. 이에 비해 TX55는 셔터를 그냥 꽉 누르면 순식간에 초점을 잡아 촬영을 완료한다. 그러니 어린 아이가 아무렇게 눌러도 얼추 봐줄 만하게 찍힌다. 여기에 초간단 사용법을 지향한 ‘이지 모드’까지 제공되니 아이는 물론 노년층 사용자도 어려움 없이 사용할 수 있다(아이에게 건네 주니 어떤 장난감보다 잘 가지고 논다).


끝으로 DSC-WX7 리뷰에서도 설명한 ‘프리미엄 자동모드’도 그대로 들어 있다. 촬영 환경이나 상황에 따라 3~6장의 사진을 빠르게 찍은 후 이를 적절하게 혼합/합성해서 제대로 된 사진으로 만들어 주는 사이버샷 만의 특화 기능이다. 이를 테면 멋진 야경이나 노을이 내린 풍경을 찍고 싶을 때 조리개 수치가 셔터 속도 등을 신경 쓸 필요 없이, 프리미엄 자동 모드로 맞춘 후 셔터만 누르면 된다. TX55를 사용하면서 이 프리미엄 자동 모드의 덕을 많이 봤다. 업무 용도든 나들이 용도든 주머니에 넣고 필요할 순간 재빠르게 촬영할 수 있고, 또 결과 또한 나름대로 만족스러웠기 때문이다. 단 프리미엄 자동 모드로 촬영된 사진(특히 어두운 환경에서)은 일반 사진보다 다소 거칠거나 선명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으니 참고해야겠다.



큰 세상을 담는 작은 카메라, DSC-TX55

다만 한 가지 아쉬운 점은 후면 터치스크린에 있다. TX55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사진 재생 시 마치 스마트폰처럼 가로/세로가 자동으로 전환되니 편리하다. 또한 화면을 두 번 터치하면 터치하는 부분을 기준으로 사진이 확대된다. 책장 넘기듯 다음/이전 사진으로 넘길 수 있다(두 손가락을 사용하는 멀티 터치는 지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정전식 터치 방식(스마트폰과 동일)임에도 터치 감도가 약간 미흡하고 반응이 다소 느리다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는다(그렇다고 크게 불편한 수준은 아니다).


아울러 두께가 워낙 얇아 일반 삼각대용 구멍을 마련하지 못했다. 따라서 제품에 함께 동봉된 작은 젠더를 TX55에 먼저 끼운 후 삼각대에 올려 놓아야 한다. 약간 번거롭긴 하지만 익숙해지니 큰 불편 없었다. 다만 젠더를 잃어 버리면 낭패다.


사이버샷 DSC-TX55는 2011년 10월 말 현재 37~40만 원 선에 판매되고 있다. 초소형 크기에 비해, 내장된 기능에 비해 적절한 가격대라 판단된다. 비슷한 사양의 타 제품과 비교해도 사양이나 성능, 기능, 편의성 등 딱히 흠 잡을 곳이 없다. 카메라 사양에 밝은 이들은 최대 조리개 수치가 F3.5임을 지적할 수 있겠지만, 초소형 콤팩트 디카에서 F3.5나 F2.8이나 가시적인 차이를 보이기 어려운 게 사실이다(조리개 수치가 낮을수록 밝게 촬영된다).

본 리뷰어는 TX55를 리뷰 목적이 아닌 일상 용도로 한 달이 넘게 사용했다. 본인 역시 일반 사용자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평소에 가족과의 나들이 때도 무겁고 거추장스러운 D-SLR을 휴대해야 했는데, TX55로 카메라 가방도 파우치도 액세서리도 필요치 않고 그저 바지 주머니에 넣으면 됐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TX55의 최대 장점은 엑스모어 R 센서도, 풀HD 동영상 촬영도, 3D 입체사진 촬영도, 프리미엄 자동 모드도 아닌 극단적인 ‘휴대성’에 있음을 알게 됐다. ‘카메라가 작으면 이렇게 편하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

글 / IT동아 이문규 (munch@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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