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사운드바 하나면 4.1채널이 완성, LG 'NB4540'

입력 2014-06-13 15: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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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를 타고 펼치는 숨 막히는 추격전, 바람을 가르며 얼굴 옆을 스치는 총알, 폭탄이 터지자 무너져 내리는 건물 등. 영화를 보다 보면 ‘소리’가 무척 중요한 장면들이 있다. 실감나는 효과음과 웅장한 배경 음악이 영화에 더해지면 때로는 자신이 주인공이 된 듯한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집에서 저렴한 비용으로 영화 파일을 내려받아 볼 수 있음에도 많은 이들이 굳이 영화관을 찾는 것은 이러한 소리의 힘을 알기 때문이리라.



음향에 큰 가치를 두는 이들은 많은 돈을 투자해 고가의 오디오 플레이어를 구매하거나 홈씨어터 시스템을 구축하기도 한다. 그런데 이것이 모든 사람에게 만만한 문제는 아니다. 음향 장비들은 욕심을 내다보면 몇백, 몇천만 원이 우습다. 비용뿐 아니라 전문 지식도 필요하다. 따라서 홈씨어터 시스템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들은 설치 방법도 까다롭고 비용도 만만치 않은 홈씨어터에 부담을 느끼곤 한다.

최근 기다란 막대 모양 음향 기기 하나로 디코더, 앰프, 스피커 등의 효과를 내는 '사운드바'가 각광받고 있다. 사운드바는 간단히 TV 아래에 두거나 벽에 설치하는 것만으로 입체감 있는 소리를 들려준다. LG전자가 선보인 LG 사운드바 'NB4540'도 그러한 제품 중 하나다. 이 제품은 무선 서브우퍼와 함께 4.1채널을 형성한다. 사운드바의 앰프 출력도 채널당 40W(8옴), 총 320W로 일반 TV 내장 스피커보다 확연히 높고, DTS 및 돌비디지털 사운드도 지원한다. 약 5일간 사운드바를 직접 설치해 체험해봤다.

간단한 설치

기자는 영화를 보거나 음악을 듣는 것을 좋아하지만 소위 '황금귀'를 가지지는 못했다. 따라서 소리에 대한 취향은 그 누구보다 '일반 사용자'답다고 자부한다. 티끌만 한 차이를 예민하게 알아낼 청력이 없기에 그 조금을 위해 큰 돈을 투자할 생각도 없다. 작은 원룸을 네다섯 대의 스피커와 커다란 우퍼나 앰프로 채우고 싶지도 않다. 단지 집에서 DVD, 블루레이 디스크 등으로 영화를 보거나 MP3나 FLAC 등 무손실 음원을 재생할 때 조금 더 생생한 느낌을 바랄 뿐이다.



그렇기에 NB4540은 꽤 매력적인 제품이었다. 일단 구성품이 간단했다. 4.1채널임에도 서브우퍼와 사운드바가 큰 구성품의 전부다. 따라서 콘센트도 두 개면 충분했다.

만약 홈씨어터 시스템이었다면 4.1 채널을 구현하기 위해 앞에 두 개와 뒤에 두 개, 총 네 개의 스피커를 놓고 저음을 내기 위한 서브우퍼를 또 하나 놨어야 할 것이다. 최적의 음향 효과를 내는 위치를 찾기도, 그 위치에 스피커를 갖다놓기도 어려울뿐더러 방의 가장자리를 가르는 지저분한 선들은 어떻게 할 것인가? 좋은 소리를 듣기 위한 대가가 생각보다 꽤 커 보였다.



그런데 NB4540은 TV 아래에 사운드바와 서브우퍼를 갖다 놓는 것만으로 설치의 80%가 끝났다. 나머지는 TV, 블루레이 플레이어, 오디오 기기 등 자신이 원하는 기기를 사운드바와 케이블로 연결하는 과정이다. 사운드바를 처음 설치해봤음에도 설명서를 보며 차근차근 따라 하니 허무하리만치 금방 설치가 끝났다.

사운드바의 디자인은 군더더기 없이 깔끔해 어떤 TV 아래에 갖다 놓아도 조화롭게 어울린다. 광택이 도는 회색 메탈 소재가 쓰여 흰색, 검은색보다 먼지가 쌓여도 잘 티가 나지 않을 듯싶다. 크기는 840 x 82 x 35mm이다. 제품 오른쪽 끝에 은색의 동그란 버튼이 4개 있다. 차례로 'F(Function, 기능키)', '음량 증가', '음량 감소', '전원' 버튼이다. 세세한 기능 조절 및 모드 변경은 구성품인 리모컨으로 손쉽게 제어할 수 있다.

소리가 나오는 사운드바 앞면은 언뜻 아무것도 없어 보인다. 하지만 전원을 켜면 현재 상태를 알려 주는 글씨가 불빛으로 나타난다. 따로 LCD 창이 없이 안쪽에서 비치는 글씨가 세련된 느낌을 준다.

뒷면에는 입출력을 위한 단자들이 모여있다. 출력용 HDMI, 입력용 HDMI, USB, 광디지털 음성 입력(S/PDIF), 3.5mm 오디오 입력 단자 등이다. 이단자들로 TV, 셋톱박스, 블루레이 플레이어, 콘솔 게임기, 스마트폰, 노트북 등 웬만한 음성 및 영상 기기는 모두 연결할 수 있다. 블루투스 기능으로 스마트폰, MP3플레이어 등의 스피커로 활용할 수도 있다. 만약 사용자의 TV가 2013년 이후 출시된 LG전자의 TV 제품이라면 ‘사운드 싱크’ 기능을 활용해 무선으로도 연결 가능하다.

서브우퍼는 저음을 내주는 장치다. 얇고 가벼운 사운드바에 비해 반듯한 직육면체의 서브우퍼는 꽤 무게가 나간다. 출력은 160W로 넉넉한 수준이다. NB4540은 사운드바와 서브우퍼가 무선으로 연결되는 시스템이다. 따라서 하나라도 더 연결선을 줄이고 싶어하는 기자 같은 사용자에게 좋은 제품. 사용자 입맛에 맞춰 어느 위치에나 서브우퍼를 놓을 수 것도 장점이다. 따로 사운드바와 서브우퍼를 연동하지 않아도 전원만 꽂으면 알아서 연결된다.

재난 영화의 위기감을 살린다

사운드바를 리뷰한다고 했더니 소리에 일가견이 있는 사람들이 재난 영화를 추천했다. 여기저기서 폭발하고 부딪히고 날아다녀 소리 테스트에 좋다는 게 그 이유. 이에 5.1 채널 DTS를 지원하는 '투모로우' DVD를 시청했다.

기자는 소니 플레이스테이션4(이하 PS4)를 영상 플레이어로 이용했다. 설치도 어렵지 않았다. HDMI 케이블로 PS4와 사운드바의 HDMI 입력 단자를 연결했다. 그 후 사운드바 HDMI 출력 단자와 TV의 HDMI 입력 단자를 다른 HDMI 케이블로 이었다. 따라서 총 필요한 HDMI 케이블은 두 개. 리모컨을 이용해 사운드바의 모드를 'HDMI IN'으로 바꾸자 수월하게 영화를 감상할 수 있었다. 사운드 모드는 영화이니만큼 'CINEMA'로 맞췄다. 참고로 NB4540이 지원하는 사운드 모드는 'STD(Standard, 기본)', 'MUSIC(음악)', 'BASS(저음 강조)', 'SPORTS(스포츠)', ‘NEWS(뉴스)’ 등 총 5가지다. 직접 옵션을 바꿔보며 취향에 맞는 모드를 고르도록 하자.

확실히 사운드바를 활용하니 TV의 스테레오 스피커로 영화를 감상할 때와 그 소리의 깊이와 다채로움이 달랐다. 우박이 날아오거나 빙산의 얼음이 깨질 때, 건물이 무너지고 추격전 등에서 자동차가 폭발할 때 더 긴장감이 고조됐다. 도로 위를 질주하던 차가 왼쪽으로 구르면 정말 왼쪽에서 바닥을 긁는 소리가 났고 건물 파편이 위로 날아갈 때는 소리가 머리를 스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쉴새 없이 터지고 굴러가는 소리에 그 어느 때보다 몰입해 영화를 감상한 듯싶다.

게임을 더 생생하게

이번에는 PS4로 게임을 해봤다. 연결은 앞서 말한 그대로 유지하면 된다. 축구 게임인 '피파 2014'를 선택했다. 게임을 실행하자 이내 경기장을 둘러싼 관중의 환호 소리가 방 안을 가득 메웠다. 응원하는 소리가 마치 주변을 둘러싼 느낌이 들었다. 골대 앞까지 달려가 점수를 낼 가능성이 높아지면 함성 소리가 더 거세져 신이 났다. 경기를 해설하는 중계진의 목소리도 마이크 울림의 깊이가 더해져 실감 났다.

격투 게임인 '진삼국무쌍7'도 실행해봤다. 사용자가 삼국지의 영웅이 되어 무기를 휘둘러 적을 물리치는 게임이다. 다양한 기술을 쓸 때의 화려한 효과음을 확인해볼 만하다. 캐릭터가 회전하며 몰려 드는 적들을 공격할 때 칼 부딪히는 소리가 행동과 함께 따라와 게임의 재미를 배가시켰다. 또한, 적이 시야에 없을 때도 오른쪽에서 다가오는 소리 등으로 적의 위치를 알아챌 수 있어 더 빨리 전투에 대처할 수 있었다. 게임을 하는 사람들이 사운드 시스템에 관심이 많은 이유를 알 것도 같았다.

FLAC 등 무손실 음원도 재생

NB4540은 MP3, WMA 등 일반적인 음원 형식뿐만 아니라 FLAC, WAV, OGG 등 무손실 압축 또는 무압축 음원도 재생할 수 있다. USB 메모리에 음악 파일을 넣고 사운드바 뒷면의 USB 단자에 연결한 후 리모컨으로 입력 모드를 USB로 맞추면 된다. 사운드 모드를 'MUSIC'으로 변경하면 더 적절한 설정값으로 음악을 즐길 수 있다.

참고로 기존 MP3 파일은 대부분 2채널이다. 만약 더 소리의 입체감을 느끼고 싶다면 5.1 채널 등을 지원하는 FLAC 음원 등을 구해 재생해보자.

앞서 언급했듯이 NB4540은 블루투스 기능이 있다. USB 메모리를 직접 사운드바에 꽂아 음악을 감상할 때보다 음질은 조금 떨어지지만 일일이 선을 연결하지 않아도 되어 편리하다. 스마트폰의 블루투스 기능을 활성화한 후 NB4540에 연결했다. 따로 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할 필요 없이 간단히 스피커에서 음악이 퍼져 나왔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스마트폰 스피커나 작은 휴대용 스피커를 이용할 때보다 만족도가 높았다.

TV는 광디지털 음성 입력 단자나 3.5mm 오디오 단자를 이용해 사운드바로 소리를 출력할 수 있다. KBS, MBC, SBS 등의 디지털 방송용 지상파 신호는 기본적으로 서라운드 구현이 가능한 돌비디지털 음원을 포함한다. 광케이블이 기본 구성품으로 들어있으니 이를 이용해 TV 광케이블 단자와 사운드바를 연결하면 된다. 3.5mm 오디오 단자와 TV를 연결하면 2채널 스트레오로 소리가 출력된다.

NB4540의 정가는 56만 3,000원이며 인터넷 최저가는 40만 원 후반대에 형성되어 있다. 비슷한 성능의 다른 제품과 비교했을 때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평가할 만하다. 제품에 대한 자세한 정보는 LG전자 홈페이지(http://www.lge.co.kr/lgekr/product/detail/LgekrProductDetailCmd.laf?prdid=EPRD.273085&pcatid=1000&catid=1000)에서 확인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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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IT동아 나진희(najin@i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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