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도 어른도 즐거운 ‘겨울왕국’ 평창 [김재범 기자의 투얼로지]

입력 2023-01-13 1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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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만에 열린 평창송어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송어낚시. 오대천 빙판에 뚫은 구멍으로 낚시를 하는데, 미끼가 없이 할 수 있다. 초보자도 쉽게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왼쪽 사진). ’천년의 숲길’로 불리는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숲길. 일주문을 지나 사찰 입구 금강교까지 약 1km 구간에 좌우로 아름드리 큰 전나무 숲이 펼쳐진다.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김재범 기자·사진제공|지엔씨21

3년 만에 열린 평창송어축제의 대표 프로그램인 송어낚시. 오대천 빙판에 뚫은 구멍으로 낚시를 하는데, 미끼가 없이 할 수 있다. 초보자도 쉽게 짜릿한 손맛을 느낄 수 있다(왼쪽 사진). ’천년의 숲길’로 불리는 오대산 월정사의 전나무숲길. 일주문을 지나 사찰 입구 금강교까지 약 1km 구간에 좌우로 아름드리 큰 전나무 숲이 펼쳐진다.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김재범 기자·사진제공|지엔씨21

짜릿한 ‘손맛’ 황홀한 ‘눈맛’

얼음낚시 등 즐길거리 가득한 ‘송어축제’ 한창
각종 레포츠 체험 ‘대관령눈꽃축제’ 20일 개막
오대산 ‘천년의 숲길’ 아름다움에 저절로 힐링
‘사진 맛집’ 삼양목장·애니포레 알파카 체험 굿
“나온다. 지금 나온다”, “엄마, 물고기가 무지 커요.” 참 오랜만에 듣는 감탄사다. 꽁꽁 언 오대천 빙판 작은 구멍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송어 낚시에 열중하는 얼굴에는 즐거움과 기대가 가득하다. 고산준령과 울창한 숲이 함께 하는 평창은 사계절 여행하기 좋은 고장이지만 그중 겨울은 좀 더 각별하다. 올해 평창의 겨울에는 반가운 손님들이 찾아왔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중단됐던 송어축제와 대관령눈꽃축제가 다시 열리고 있다. 먼저 시작한 송어축제에 이어 20일에는 눈꽃축제가 막을 올린다. 축제장의 떠들썩한 잔치 분위기와 달리 오대산 선재길과 밀브릿지에선 투명한 적막감이 여행객을 맞는다. 어디 이뿐인가, 발왕산 스카이워크와 대관령삼양목장의 호쾌한 전망은 가슴 속에 절로 호연지기를 일으킨다. 역시 평창은 겨울여행을 할 맛이 난다.


●빙판 송어잡이의 짜릿한 ‘손맛’

평창송어축제는 29일까지 강원도 평창군 진부면 오대천 일원에서 열리고 있다. 평창은 국내서 송어양식을 처음 시작한 곳이다. 그래서 다른 곳에 비해 송어가 힘이 세고 맛이 뛰어나고 자랑한다. 대표 프로그램인 송어낚시는 얼음낚시터와 텐트낚시터에서 즐길 수 있다. 낚시보다 더 짜릿한 손맛을 원하면 ‘송어 맨손잡이’가 있다. 반바지를 입고 차가운 물속에서 맨손으로 송어를 잡는다. 낚시 외에 눈썰매, 스노우 래프팅, 얼음카트, 얼음자전거 등의 프로그램도 있다.

대관령눈꽃축제는 20일 개막해 역시 29일까지 진행한다. 해발 700m인 대관령면 송천 일원에서 열린다. 올해 슬로건은 ‘대관령이즈백’. 지역민의 생활중심지인 횡계 터미널 주변 70∼80년대 시가지를 눈으로 재현한다고 한다. 역시 각종 겨울 레포츠를 체험할 수 있다.


●가슴 탁 트이는 360도 파노라마 풍광

삼양목장은 해발 850∼1470m의 고산지대에 있는 동양 최대 목장이다. 1983만4711m²에 달하는 방대한 규모로 언덕 위에는 53기의 풍력발전기가 우뚝 서 있다. 정상 동해전망대에 올라 매서운 겨울 한풍에 버티고 서면 굽이굽이 이어지는 겨울 능선들부터 멀리 강릉 시내와 동해 바다까지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용평리조트의 발왕산 스카이워크도 겨울 백두대간의 절경을 감상할 수 있는 좋은 포인트다. 발왕산은 해발 1458m로 국내서 12번째로 높지만, 케이블카가 연결되어 20여분이면 정상까지 간다. 정상 ‘기(氣) 스카이워크’는 높이 24m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높은 곳에 있는 전망대다. 이곳에서도 병풍처럼 펼쳐진 하얀 산자락이 시원스레 눈에 가득 들어온다. 역시 몸을 가누기 힘들 정도로 세찬 바람이 불지만, 겨울 평창의 인증샷을 찍기 좋은 곳이다.




●월정사 천년의 숲길과 선재길

평창 여행길에 꼭 방문하는 오대산에는 유구한 역사의 고찰과 매력적인 산책로가 있다. 신라 선덕여왕 때 자장율사가 창건한 월정사는 ‘천년의 숲길’로 불리는 전나무숲길이 유명하다. 일주문을 지나 사찰 입구 금강교까지 약 1km 구간에 좌우로 아름드리 큰 전나무 숲이 펼쳐진다. 드라마 ‘도깨비’의 촬영지로도 알려져 있다.

선재길은 월정사에서 동피골을 거쳐 상원사까지 약 10km의 구간이다. 월정사 전나무숲길에서 시작해 오대천을 몇 번 좌우로 가로지르며 이어진다. 걷다 보면 동피골의 멸종위기식물원, 조릿대 숲길 등을 만난다. 대부분이 평지로 무난한 코스지만 겨울에는 많은 눈이 내리고, 햇빛이 잘 들지 않아 쉽게 녹지도 않는다. 아이젠, 스패치 등은 필수다. 선재길 끝에는 상원사가 있다. 신라 성덕왕 때인 704년 창건한 절로 우리나라에서 손꼽는 선원이다.

밀브릿지는 오대산국립공원 방아다리 약수터 일대에 조성한 자연체험학습장이다. 건축가 승효상이 디자인했다. 철분과 탄산이 풍부한 방아다리 약수는 조선 숙종 때부터 약효를 인정받았다고 한다. 밀브릿지 입구부터 약수체험장까지 약 300m의 길은 전나무와 낙엽송이 어우러진 남다른 운치로 유명하다.


●그리고 이곳도…알파카 만나는 애니포레

용평리조트 애니포레에는 국내 최대 독일가문비나무숲이 있다. 잘 관리된 숲길을 거닐어도 좋지만 이곳의 즐거움은 역시 알파카 체험이다. 목장에서 키우는 알파카에게 먹이를 주고 함께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알파카의 모습이 워낙 귀여워 아이들이 무척 좋아한다.

평창|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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