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l ChatGPT AI 이미지 생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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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고 뜨거운 음식이 반복 자극…구강암으로 이어진 충격 사례
중국식 샤브샤브인 훠궈를 즐겨 먹던 여성이 구강암 진단을 받는 사례가 전해지며, 자극적인 음식 습관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중국 언론 중화망에 따르면, 40대 여성 왕모씨는 일주일에 네 차례 훠궈를 먹을 정도로 매운 음식에 익숙한 사람이었다. 어느 날부터 그의 입 안에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흰 반점이 생기기 시작했고, 점차 혀와 뺨 안쪽, 입천장 등으로 번져갔다.

왕씨는 처음에는 단순한 구내염으로 생각해 병원을 찾았다. 그러나 장쑤성 난징시에 있는 제2병원에서 구강암 진단을 받았다. 해당 병원의 쉬한펑 종양학과 주임은 “맵고 뜨겁고 자극적인 음식이 구강 점막을 반복적으로 자극하면 흰 병변이 생기고, 이는 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사람의 구강 점막은 일반적으로 60도 이하의 온도에서 견딜 수 있지만, 왕씨가 즐긴 훠궈는 최대 120도에 달할 정도로 뜨거웠던 것으로 전해졌다. 쉬 주임은 “구강 점막이 자극받으면 점막이 두꺼워지고 둔감해지며, 더 강한 자극을 원하는 악순환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그는 매년 약 100건의 구강암 환자를 치료하며, 흡연이나 음주 외에도 훠궈를 즐긴 식습관이 발병 원인이 된 경우가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구강암은 혀, 잇몸, 입천장, 볼, 입술 등 구강 내 다양한 부위에서 발생할 수 있는 악성종양이다. 초기에는 통증이 없거나 구내염과 유사한 증상으로 인해 지나치기 쉬워 조기 발견이 어렵다. 일반적인 구내염은 피로와 면역 저하로 인해 발생해 12주 안에 사라지지만, 23주 이상 지속되거나 흰색·붉은색 병변이 나타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구강암의 원인은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흡연과 음주, 인유두종바이러스(HPV) 감염, 그리고 잘못된 식습관과 영양결핍 등이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손상된 구강 점막에 상처가 반복될 경우 암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도 구강암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국립암센터 국가암등록통계에 따르면, 2021년 구강암 신규 환자는 4371명으로 2016년 대비 20.5% 늘었다. 이 중 남성은 3159명, 여성은 1212명이었다.

구강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과 금주뿐 아니라, 뜨겁고 자극적인 음식 섭취를 줄이고 구강 위생 관리와 정기 검진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이수진 기자 sujinl2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