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 연세고든병원 혈관통증센터 장효중 원장

의정부 연세고든병원 혈관통증센터 장효중 원장



겨울이 깊어질수록 찬 공기는 혈관을 움츠러들게 만든다. 한파가 몰아치는 계절에는 혈관이 수축과 확장을 반복하며 하체 혈류 순환에 큰 부담이 생긴다. 난방기구로 실내는 덥고 바깥은 매서운 추위가 번갈아 닿으면서 혈관 탄력이 떨어지기 쉬운 환경이 된다. 이로 인해 다리가 붓거나 무겁고, 저녁이 되면 발목 주위가 퉁퉁 부어 있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이런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니라 하지정맥류의 신호일 수 있다. 

하지정맥류는 다리의 정맥 속 판막이 제 기능을 잃어, 혈액이 심장으로 원활히 올라가지 못하고 아래로 고이는 질환이다. 정맥혈이 역류하면서 혈관이 늘어나거나 튀어나와 보이는 것이 대표적이다. 단순 미용적인 문제로 생각하기 쉽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리 저림과 통증, 부종이 심해지고 심하면 피부 색소침착이나 궤양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겨울철에 증상이 악화되기 쉽다. 추운 날씨는 혈관을 수축시키고, 실내에서는 장시간 앉아 있거나 움직임이 줄어드는 일이 많다. 이런 생활 패턴은 다리 혈액순환을 방해하고, 정맥 내 압력을 높여 하지정맥류를 악화시킬 수 있다. 또 두꺼운 옷차림으로 인해 다리의 초기 부종이나 미세한 통증을 놓치기 쉬워 조기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도 있다. 

하지정맥류는 생활습관 교정과 함께 의료적 치료가 병행돼야 한다. 다리를 오래 꼬거나 앉아 있는 습관을 줄이고, 적절한 압박스타킹 착용과 규칙적인 걷기 운동이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미 혈관 변형이 진행된 경우에는 단순 생활 관리만으로 호전되기 어렵다. 이때 고려되는 방법이 ‘베나실(VenaSeal) 치료’다. 

베나실은 고주파나 레이저처럼 열을 이용하지 않고, 의료용 접착제를 사용해 손상된 정맥을 폐쇄하는 치료 방식이다. 정맥 내에 특수 의료용 접착제를 주입해 병든 혈관을 막고, 혈류가 건강한 혈관으로 우회되도록 유도한다. 기존의 열 치료와 달리 고온에 의한 신경 손상이나 통증, 멍 등의 부작용 위험이 낮고, 시술 후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겨울에는 낮은 기온과 실내외 온도 차가 혈관에 부담을 줘 하지정맥류 증상이 쉽게 심해질 수 있다. 다리가 무겁거나 저리는 증상이 반복된다면 단순한 피로로 넘기지 말고, 조기에 혈관 상태를 확인해 적절한 치료시기를 놓치지 않는 게 중요하다. 

하지정맥류는 시간이 지나며 혈관 손상을 악화시키는 ‘진행성 질환’이다. 증상이 심해질수록 치료 범위가 넓어지고 회복 기간도 길어진다. 특히 겨울철에는 움직임이 적어 혈액순환이 더딜 수 있으므로,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다리 들기 운동을 생활화하는 게 도움이 된다. 추운 날씨에도 따뜻한 실내에만 머물기보다, 하루 30분 정도의 가벼운 걷기를 통해 혈관 건강을 유지해야 한다. 

한파 속 다리 통증을 ‘추워서 그런가 보다’ 하고 넘기기 쉽지만, 하지정맥류는 시간이 지나면 되돌리기 어려운 변화를 남긴다. 지속적인 부종이나 저림이 느껴진다면, 정확한 진단과 함께 베나실 치료 여부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게 중요하다. 따뜻한 계절보다 겨울에 더 조심해야 할 질환이 바로 혈관 질환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의정부 연세고든병원 혈관통증센터 장효중 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