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창작집단 본디의 새로운 창작극 방명녹이 7월 2일부터 5일까지 대학로 et theatre 1 무대에 오른다.

이 작품은 2026 서울문화재단 예술창작활동지원사업 선정작으로, 한 공간에 머무는 영혼과 그곳을 거쳐 간 사람들의 기억을 다룬다.

​극은 1950년 6월 25일 한국전쟁 발발 직후 홀로 집에 남았다가 목숨을 잃은 남자 사봉의 시선으로 전개된다. 죽어서도 집을 떠나지 못한 사봉은 아내 정미와 딸 상미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린다. 하지만 그의 기대와 달리 집의 문을 열고 들어오는 이들은 시대마다 다른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타인들이다.

​사봉의 집에는 기자와 전쟁고아, 군인, 이산가족을 비롯해 각기 다른 시대를 살아가는 인물들이 머물다 떠난다. 주인공은 이들의 사랑과 두려움, 고뇌를 지켜보며 자신이 지켜온 기다림의 의미를 스스로 되묻는다. 작품은 거대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서 개인이 겪어야 했던 아픔과 선택에 주목한다.

​뮤지컬 ‘어쩌면 해피앤딩’과 ‘헤드윅’ 등을 통해 감각적인 무대를 선보인 손지은 연출가가 연출을 맡았다. 진소윤 협력연출이 합류해 호흡을 맞췄고, 홍선 작가가 극본을 집필했다.

무대 디자인은 김수호, 조명 디자인은 이진호가 참여해 공간의 완성도를 높였다.

​배우 이서영, 이휴, 홍준기를 비롯해 이재환, 박찬우, 변지석, 홍선이 출연해 다양한 시대의 인물들을 연기한다. 이들은 한집을 오가는 인간 군상을 표현하며 개인의 삶이 시대적 비극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를 보여줄 계획이다.

​공연을 주최하는 창작집단 본디는 ‘처음부터’라는 뜻의 순우리말과 ‘유대’를 뜻하는 영어 단어 ‘bond’를 결합한 이름이다. 창작극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세계를 깊이 있고 섬세하게 들여다보는 무대를 지향한다.

분단의 아픔과 개인의 잃어버린 시간을 한 채의 집을 통해 어떻게 풀어낼지, 대학로 관객들의 시선이 모이고 있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