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동아 양형모 기자]  일본 편의점 브랜드 로손의 7년간에 걸친 현장 취재 기록과 경영 전략을 담은 공식 인증 도서 ‘로손’이 국내에 출간됐다. 경영학자 오가와 고스케 호세이대학교 명예교수가 저술한 이 책은 로손이 세븐일레븐과의 격차를 극복하고 고객의 선택을 받는 브랜드로 거듭난 과정을 기술했다. 저자는 2015년 당시 로손의 다마쓰카 사장에게 연락을 받은 것을 계기로 직원 인터뷰와 전국 매장 방문 등 전폭적인 지원을 받아 취재를 진행했다.

이 책은 로손이 2023년 최고 결산 이익을 달성하기까지 단행한 다양한 혁신 프로젝트를 조명한다. 통신사 KDDI와의 공개매수 및 제휴를 비롯해 친환경 미래형 매장인 ‘그린 로손’의 도입 과정이 생생히 담겼다. 특히 ‘그린 로손’ 매장에서는 성우, 나레이터, 버튜버, 장애인, 시니어 등으로 구성된 40명의 오퍼레이터가 아바타 직원을 통해 원격으로 성인 인증과 고객 응대를 수행하며 현재 30개 매장에서 테스트를 반복하고 있다.

로손의 위기 극복 능력과 지역 사회에서의 사회적 역할 변화도 책을 통해 드러난다. 2011년 3월 11일 동일본대지진 당시 매장 내 조리 시설을 갖춘 ‘로손 키친’은 비축 재료를 활용해 대피소 이재민들에게 눈앞에서 따뜻한 주먹밥과 커피를 만들어 제공했다. 또한 인구 감소로 슈퍼마켓 유지가 어려운 홋카이도 왓카나이 지역에 2023년 여름 2개 매장을 시작으로 총 4개 매장을 개점하며 물류 고충을 극복하고 지역 재생의 파트너로 자리 잡았다.

브랜드의 핵심 경쟁력인 디저트 개발 비화와 타 기업과의 협업 사례도 기술됐다. 대표 히트 상품인 프리미엄 롤케이크와 바스크 치즈케이크의 탄생 과정이 상세히 서술됐다. 제품 개발을 이끈 사카모토 담당자는 “제일 먼저 ‘누구에게, 언제 먹게 하고 싶은가?’를 생각한다. 물론 맛도 좋아야겠지만, 먹을 때 어떤 기분인지도 고려해야 한다. 디저트는 우리 몸의 생사에 관여하는 먹거리는 아니다. 굳이 따지자면 마음을 채우는 먹거리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로손은 무인양품과 손을 잡고 문구류와 양말 등 한정판 상품을 전국 매장에 도입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했다. 자체 농장과 가공센터를 연계한 ‘로손팜 지바’를 통해 물류비용을 절감하고 신선한 농산물을 조달하는 공급망 시스템도 구축했다. 차세대 발주 시스템인 ‘아이코’를 도입하고 가격 인하 실험을 통해 식품 손실을 최소화함으로써 점주의 수익을 개선하는 경영 혁신도 이뤄냈다.

이외에도 미용실 점장에서 로손 점주가 된 사례를 비롯해 동네 책방을 병설한 복합 매장 운영 등 다채로운 현장 이야기가 실렸다. 번역은 글로하나 에이전시 소속 정현옥 번역가가 맡았다. 시장 경쟁 속에서 독자적인 생존 노선을 구축한 로손의 발자취는 국내 유통 업계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