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국 우려대로…‘구속 수사’ 전환된 손준호, 상황 더 꼬이고 엉켰다

입력 2023-06-18 18: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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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준호.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중국에서 형사 구류 상태로 조사를 받던 축구국가대표 손준호(31·산둥 타이산)의 상황이 몹시 심각해졌다.

18일 축구계에 따르면, 중국 공안은 전날(17일) 형사 구류기한이 끝난 손준호에 대한 구속 비준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임시 구금’인 구류와 구속은 다르다. 정식 사법처리를 의미한다.

손준호는 지난달 12일 상하이에서 긴급 체포됐고, 랴오닝성 공안에 넘겨져 한 달 넘도록 구금됐다가 구속 상태로 전환됐다. 그럼에도 혐의는 명확히 알려지지 않고 있다. 중국 외교부는 지난달 16일 “한국인을 ‘비국가공작(비정부) 인원 수뢰죄’로 조사 중”이라고만 언급했을 뿐, 구체적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일각에선 산둥의 하오웨이 전 감독과 선수단 일부가 공안 수사를 받았고, 손준호의 산둥 이적에 관여한 중국인 에이전트 저우카이쉬안이 6일 구속 수감된 상황을 고려해 손준호의 이적, 재계약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거나 승부조작 및 불법베팅 등에 연루됐을 가능성을 조심스레 제기한다.

손준호 측이 “실력을 인정받은 선수가 불미스러운 일에 가담할 리 없다”며 강하게 부인한 가운데, 면담 지원에 나섰던 선양 주재 한국총영사관과 대한축구협회(KFA)는 정보 파악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실제로 KFA가 이달 초 급파한 전한진 경영본부장과 변호사는 빈손으로 귀국했다. 또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이 페루~엘살바도르와 6월 A매치 2연전을 위한 대표팀 엔트리에 손준호를 포함시키며 응원에 나섰으나 실질적 도움은 되지 못했다.

게다가 손준호 측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중국 현지 변호사 선임에 애를 먹고 있는 데다, 보강 수사와 정식 기소, 재판까지 유·무죄를 가리려면 시간이 길어질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지배적이다. 특히 축구계 부패 청산은 중국이 정부 차원에서 다루는 문제라, 구속 자체로도 몹시 치명적이다.

선수 생명도 위태롭다. K리그1 포항 스틸러스에서 프로생활을 시작해 전북 현대에서 실력을 꽃피운 손준호는 지난해 카타르월드컵에도 출전해 한국의 16강 진출에 기여했다. ‘클린스만호’의 출범을 알린 3월 A매치 2연전도 참가했다. 내년 초 카타르에서 개최될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에도 나설 수 있는 실력을 갖추고 있으나, 지금으로선 무죄 입증에 총력을 기울여야 할 처지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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