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FC 최원권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 대구FC 최원권 감독(42)은 대행 딱지를 뗀 올 시즌 파이널라운드 그룹A(1~6위) 진입에 한 걸음씩 다가서고 있다. 지난 시즌 알렉산드레 가마 전 감독(브라질)이 중도하차하면서 지휘봉을 잡은 그는 팀의 1부 잔류를 이끈 데 이어 30라운드까지 마친 올 시즌에는 팀을 4위(11승11무8패·승점 44)까지 올려놓았다.
최 감독이 올 시즌 K리그1과 2의 25개 구단을 통틀어 최연소 사령탑인 점을 차치하더라도 두드러지는 성과다. 젊은 감독 특유의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들을 다독이면서도, 수시로 직설적 화법과 잔소리를 곁들이고 있다.
최 감독은 최근 스포츠동아와 만나 “우리 팀이 올 시즌 연패가 없었다. 훈련 일정의 80%가 수비훈련이지만, 선수들이 경기시간에 상관없이 날카로운 역습을 할 수 있도록 지도한 것이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물론 적잖이 굴곡도 겪고 있다. 시즌 초반 부진 속에 최 감독의 수비지향적 전술과 세징야(브라질)에 대한 높은 의존도 등이 비판의 도마에 올랐다. 게다가 7위(11승10무9패·승점 43) 인천 유나이티드와 승점차도 적어 여전히 숱한 고비가 기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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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최 감독은 분위기의 일관성과 신뢰를 중시한다. 간혹 수비진의 부족한 빌드업 능력, 일부 선수의 부진한 경기력에 대해 직설적으로 비판하지만, 그 이면에는 믿음이 깔려있다. 그 덕분에 선수들도 최 감독의 신뢰에 부응하기 시작했다. 17일 수원 삼성전(1-0 승)을 앞두고 기존 주전들의 부상으로 기회를 잡은 최영은과 장성원은 의기투합해 새벽 등산으로 체력을 단련했고, 시즌 초반 빈약한 결정력으로 빈축을 산 바셀루스(브라질)는 이날 결승골로 화답했다.
최 감독은 “우리 팀은 연승을 해도, 연패를 당해도 분위기에 큰 차이가 없다”며 “선수들을 믿으면서도 잔소리를 아끼지 않겠다. 매 경기 승점 3을 노린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