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출어람? 구관명관?’ NC 박세혁 vs 두산 양의지 ‘안방전쟁’ 주목 [베이스볼 브레이크]

입력 2023-10-18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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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 양의지(왼쪽), NC 박세혁. 스포츠동아DB

두산 양의지(왼쪽), NC 박세혁. 스포츠동아DB

야구에서 확실한 주전포수 한 명을 키워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투수 리드, 수비와 야수들의 위치 조율 같은 기본적 능력은 물론 승부처에서 흔들리지 않는 멘탈까지 갖춰야 한다. 특히 포스트시즌(PS)과 같은 단기전에선 포수의 역량에 따라 팀의 운명이 좌우될 수 있기에 안방마님의 어깨는 꽤나 무겁다.

19일 창원NC파크에서 와일드카드(WC) 결정전을 치를 NC 다이노스와 두산 베어스의 주전포수들도 그런 과정을 거쳐 지금의 자리에 올랐다. 현역 최고의 포수 양의지(36·두산)의 거취가 박세혁(33·NC)의 야구 항로에 영향을 미친 사실도 눈에 띈다. 이번 WC 결정전의 안방전쟁이 주목받는 이유다.

박세혁이 프로에 첫발을 내딛은 2012년, 양의지는 두산의 주전포수였다. 자연스레 박세혁의 역할은 백업에 국한됐다. 국군체육부대(상무) 복무를 마친 뒤 양의지의 부상 등으로 마스크를 쓸 때마다 안정감을 드러내며 성장했지만, 주전 자리까지 빼앗진 못했다.

2018시즌 후 박세혁에게 ‘꽃길’이 열렸다. 양의지가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NC로 이적하면서 잡은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2019년 두산의 정규시즌-한국시리즈(KS) 통합우승을 이끌었고, 2021년까지 꾸준히 팀을 KS에 올려놓으며 기량을 인정받았다. 그 사이 양의지는 NC의 안방을 지키며 2020년 팀의 통합우승을 견인하는 등 ‘완전체 포수’로서 이미지를 굳혔다. 2020~2021년 2년 연속 30홈런-100타점까지 달성했다. 양의지의 NC 이적이 둘 모두에게 ‘윈-윈’이 됐던 것이다.

2022시즌 후 다시 FA 자격을 얻은 양의지는 두산으로 돌아왔다. 박세혁도 FA를 통해 양의지가 4년간 안방을 지켰던 NC로 옮겼다. 그렇게 서로 유니폼을 바꿔 입고 치른 올 시즌, 지난해 가을야구에 실패했던 NC(4위)와 두산(5위) 모두 PS 무대로 복귀했다. 2020년 KS 이후 3년 만에 둘의 안방 맞대결이 성사된 것이다.

올 시즌 성적에선 양의지가 크게 앞선다. 129경기에서 타율 0.305(439타수 134안타), 17홈런, 68타점, 출루율 0.396을 올렸다. 773이닝 동안 마스크를 쓰고 37.8%(45시도 17저지)의 도루저지율도 기록했다. 박세혁은 88경기에서 타율 0.211(242타수 51안타), 6홈런, 32타점, 출루율 0.307을 기록했고, 620이닝 동안 안방을 지키며 27.5%(69시도 19저지)의 도루저지율을 마크했다. 박세혁으로선 시즌 막판 손목 부상으로 장기간 이탈한 게 아쉽다.

성적과 별개로 이들의 경험이 팀에 미친 영향도 작지 않았다. 올 시즌을 통해 두산과 NC의 젊은 투수들이 몰라보게 성장했다. 양의지와 박세혁이 오랜 경험을 통해 얻은 노하우를 공유하고, 투수들과 끊임없이 대화하며 최적의 결과물을 유도한 덕분이다. 두 베테랑 포수의 지략대결이 올해 WC 결정전을 얼마나 흥미롭게 만들지 궁금하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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