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한국프로축구연맹은 4일 서울 롯데월드호텔에서 제8차 이사회를 열어 ‘K리그1 U-22 의무출장제도 일부 완화’ 안건을 심의하고 의결했다. 연맹은 2013년부터 유망주 기용과 육성 활성화를 위해 이들의 의무 기용 정책을 펼쳐왔다.
이번 이사회 의결로 2024시즌부터 K리그1에 한해 U-22 의무출전 제도가 완화된다. U-22 선수를 단 한 명도 출전시키지 않더라도 선수 교체를 3명까지 할 수 있고, U-22 선수가 1명만 선발출전하고 추가 교체투입이 없을 경우 선수 교체를 4명까지 할 수 있게 한 점이 눈에 띈다. 기존보다 1명씩 늘었다.
U-22 의무출전 제도의 시행 후 유망주 육성과 스카우트에 강점이 있는 팀과 그렇지 않은 팀의 명암이 뚜렷하게 갈렸다. 주전급 U-22 자원의 등장으로 성적과 육성 모두 잡은 팀들이 있는가 하면, 억지로 U-22 자원을 선발출전시킨 뒤 경기 초반 빼버리기에 급급한 팀들도 적지 않았다.
현역 K리그 감독들은 “이 제도가 연령별 대표팀의 국제경쟁력 강화를 위해 시행됐고, 실제로 효과를 본 점은 인정한다”면서도 “다만 최고 선수들이 경쟁하는 프로무대에서 어리다는 이유만으로 기회를 얻은 선수도 적지 않았다. 제도 완화에 따른 유망주와 베테랑의 경쟁 강화는 반길 일”이라고 의견을 모았다.
올 시즌 팀을 파이널라운드 그룹A(1~6위)로 이끈 A감독은 “매 시즌 4~5명의 U-22 자원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다. 제도 때문이 아니라 팀 철학상 이들에게 기회를 줘야 했다”며 “제도를 강권할수록 잠깐 뛰고 교체되는 U-22 선수만 양산될 것”이라고 말했다.
과거 U-22 선수를 적극 기용했던 한 전직 사령탑도 “이미 주전급 기량을 갖고 있던 U-22 선수들이 제도의 수혜를 받아 성장한 것처럼 보인 경우가 많았다”며 “기량 미달의 U-22 선수가 억지로 뛴다고 성장하지 않는다. 주전급 선수들의 루틴도 무너진다”고 지적했다.
장기간 대학 사령탑을 맡았던 K리그2의 B감독은 “제도의 순기능이 많지만 대졸 선수들이 제도의 수혜를 받지 못하거나, 대학교 저학년 선수들이 조급한 마음을 갖는 경우도 많이 봤다”며 “제한 연령을 조정하는 등 절충안은 계속 필요하다”고 밝혔다.
권재민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