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선수 이대성이 22일 서울 강남구 논현동 KBL센터에서 열린 서울 삼성 입단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주현희 기자 teth1147@donga.com
서울 삼성과 자유계약선수(FA) 계약을 체결하고 1년 만에 국내무대로 복귀하는 이대성(34·193㎝)이 일단 사과의 뜻을 밝혔다.
이대성은 22일 서울 신사동 KBL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일본남자프로농구 B리그 미카와에서 활약하다가 한 시즌 만에 유턴한 배경과 소회를 밝혔다. 1년 전 대구 한국가스공사가 FA 시장에서 이대성이 걸림돌 없이 해외로 진출할 수 있게 양해해줬지만, 결국 한 시즌 만에 다른 팀과 계약한 사실에 대해서도 해명했다.
가스공사는 이대성이 2년 이상은 해외무대에서 뛸 것으로 판단해 지난해 FA 시장에서 협상을 진행하지 않았고, 타 구단에도 영입의향서를 제출하지 말아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그 덕에 이대성은 FA 미계약자로 남아 자유롭게 B리그로 떠났고, 이번에 FA 시장에서 재도전하게 됐다.
이대성은 “돌아오는 일련의 과정에서 큰일을 일으켜 죄송하다. 이 일을 일으킨 원인은 나에게 있다”며 “믿음을 가지고 해외로 나갔는데 현실의 벽에 부딪혔다. 일본에서 도전이 1년 만에 끝났기에 실패다. 매 순간 에너지를 쏟으면서 최선을 다했던 것은 분명하다. 팬들께는 죄송하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해 해외 진출을 시도하는 과정과 B리그에서 뛰면서 부딪혔던 현실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지난해 호주프로리그 진출을 노렸지만 결국 성사되지 않았고, 미카와에 입단했다. 가드로서 활약을 약속받았지만, 현실은 달랐다. 스몰포워드로 뛰었고, 수비와 3점슛에 특화된 포지션에 배치됐다. 아시아쿼터로 B리그에서 활약하는 선수들이 주로 맡는 역할이다. 이에 이대성은 더 이상 B리그에서 뛰는 게 큰 의미가 없다고 보고 일본생활을 마감하기로 했다.
이대성은 “내가 비난받을 부분이 많다고 본다. 양쪽의 의견을 듣고 잘 생각해주셨으면 한다. 삼성에서 새로운 시작을 축하받으면서 하진 못하지만,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하겠다”고 다짐했다.
한편 가스공사는 이날 KBL을 직접 방문해 지난 1년간 이대성과 관련해 벌어진 일들에 대한 문제 제기 가능성 등을 검토했다. 삼성과 이대성측의 협상에서 사전접촉 규정을 어겼다는 뜻도 드러냈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1년 전 선수가 구단을 기망했다고 본다. 그로 인해 구단이 피해를 입은 만큼 이 부분에 대해선 문제 제기를 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1년 전 FA 시장에서 가스공사는 해외 진출 조건으로 이대성을 자유롭게 풀어줬고, 현금 최대 11억 원 또는 2억7500만 원+선수 1명을 보상받을 수 있는 기회를 포기했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