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R 4언더파 공동선두 배상문 ,“나 아직 죽지 않았어”

입력 2024-06-20 17:52:55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코오롱 한국오픈 1라운드 10번 홀에서 세컨 샷을 하고 있는 배상문. 사진제공 | 대회조직위

코오롱 한국오픈 1라운드 10번 홀에서 세컨 샷을 하고 있는 배상문. 사진제공 | 대회조직위


“아직 배상문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
한 때 한국 남자골프를 대표하는 스타 플레이어였던 1986년생 배상문이 한국오픈 첫날 우승 선두권에 자리하며 재기를 향한 힘찬 발걸음을 내딛었다.
배상문은 20일 충남 천안시 우정힐스CC 아웃‧인 코스(파71)에서 열른 내셔널 타이틀 ‘코오롱 제66회 한국오픈’(총상금 14억 원‧우승상금 5억 원)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2개를 묶어 4타를 줄였다. 4언더파 67타를 쳐 강경남, 권성열과 나란히 공동 선두에 자리했다.

2008년과 2009년 연달아 한국오픈을 제패했던 배상문은 2011년 일본프로골프투어(JGTO)에 진출해 3승을 거두며 상금왕을 차지한 뒤 2012년 미국프로골프(PGA) 투어에 진출해 통산 2승을 거두며 한국 남자골프의 에이스로 불렸다. 하지만 2017년 군 복무를 마치고 필드에 복귀한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 PGA 투어 풀 시드를 잃어 PGA 투어와 2부인 콘페리투어, 그리고 아시안투어 등에 간간이 출전하고 있다.

2주 전 KPGA 선수권대회를 통해 모처럼 국내 팬들 앞에 섰던 배상문은 우승 경쟁을 펼친 끝에 공동 2위라는 의미있는 성적표를 적어냈고, 대한골프협회(KGA)와 아시안투어 공동 주관으로 열리는 이번 대회에 아시안투어 상금 50위 이내 자격으로 출전했다.

“연습을 게을리하지도 않았는데 노력이 성적으로 직결되지는 않았다. 골프를 미워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그동안 마음고생이 적지 않았음을 내비친 배상문은 “KPGA 선수권대회에서 우승권까지 갔고 또 선두권에서 경쟁하다 보니 오랜만에 피가 뜨거운 느낌을 받았다. 선두권에서 엎치락뒤치락하는 기분을 오랜만에 느꼈고 전환점이 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5월 한국프로골프(KPGA) 투어 SK텔레콤 오픈에서 역대 최고령 우승 신기록(54세)을 세운 최경주를 떠올리며 “경기 모습을 미국에서 지켜보다 ‘젊은 선수들의 기를 죽이지 마시라’며 문자 메시지를 보냈더니 바로 전화까지 주셨다”고 뒷얘기를 전한 그는 “큰 감명을 받았다. 세대는 좀 다르지만 식지 않는 열정에 있어서는 존경할 수밖에 없고 앞으로 본 받아야겠다 생각한다”고 밝혔다.

코오롱 한국오픈 1라운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배상문. 사진제공 | 대회조직위

코오롱 한국오픈 1라운드를 마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는 배상문. 사진제공 | 대회조직위


코오롱 한국오픈은 우승자와 준우승자에게 다음 달 개막하는 메이저대회 디 오픈 챔피언십 출전권을 준다. 2012년을 마지막으로 디 오픈에 나서지 못한 그는 “두 번 디 오픈에 참가했는데 한 번은 컷을 통과하고 한 번은 못했다. 링크스 코스가 굉장히 어렵다. 하루에 사계절이 다 있다고 할 정도로 힘들었다”며 “기회가 된다면 마음의 여유를 많이 찾은 이 시점에 다시 한 번 도전해보고 싶다”는 말로 우승에 대한 욕심을 내비쳤다. 배상문은 2014년 KPGA 투어 신한동해오픈과 PGA 투어 프라이스닷컴 오픈에서 두 번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우승 기쁨을 맛보지 못하고 있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