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SBS
34년째 방송가를 누비면서 톱 MC로 손꼽히는 신동엽이 정상의 자리에 안주하지 않고 다양한 소재에 도전해 눈길을 끈다. 사회 풍자가 핵심인 쿠팡플레이 ‘SNL코리아’, 성(性) 소재를 다룬 넷플릭스 ‘성+인물’에 이어 이번에는 지상파 방송사에서 금기로 통하던 무속신앙 소재를 과감하게 끌어들였다.
그는 18일 첫 방송한 SBS ‘신들린 연애’를 진행하면서 방송가 최초로 점술가들의 연애를 들여다보고 있다. 프로그램은 남녀 각 4명의 점술가가 주인공인 연애 예능 프로그램이다. 미모의 무당, 명문대 수학과 출신 역술가, 통통 튀는 매력의 타로 마스터 등 제각기 다른 분야의 점술가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이들이 한 숙소에서 일정 기간 합숙하며 자신의 짝을 찾는다는 내용은 똑같지만, 점사가 이들의 선택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 색다르다. 참가자들이 신령이나 타로, 사주가 가리키는 방향과 본능적인 이끌림 사이에서 고민하는 과정도 독특한 시청 포인트로 꼽힌다.
신동엽은 배우 유인나, 유선호, 방송인 랄랄, 박성준 역술가와 함께 이들의 러브라인을 지켜보면서 참가자와 시청자의 가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사주에서 사용되는 ‘일주 동물’ 등 시청자에 생소한 점술 요소들을 박성준 역술가에게 질문하고, 이를 “동양의 MBTI와 비슷하다”고 풀어 설명해주는 장면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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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파격적인 소재에 연달아 뛰어들며 예능프로그램에 대한 고정관념을 깬 신동엽의 저력이 제대로 통했다는 평가가 곳곳에서 나온다. 그는 ‘SNL코리아’, ‘성+인물’뿐 아니라 젊은 세대의 사랑과 성을 다룬 티빙 ‘마녀사냥’, 중매 소재의 KBS조이 ‘중매술사’ 등도 선보였다.
김재원 책임프로듀서(CP)는 최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해 꾸준히 방송가 금기에 도전해온 신동엽을 제작 초반부터 MC로 점찍었다”며 “별명도 ‘동엽 신(神)’이라 프로그램과 잘 맞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