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2차 예선 C조 최종전에서 중국을 1-0으로 꺾은 뒤 기념촬영을 하는 축구국가대표팀.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물론 2차 예선은 몸풀기에 불과하다. 최종예선은 훨씬 더 강한 상대들이 겨루는 ‘본게임’이다. 한국과 함께 일본, 이란, 호주 등 아시아 강호 18팀이 북중미월드컵 본선행 티켓을 다툰다. 참가팀은 3개조로 나눠 풀리그를 진행하며, 각조 1·2위가 월드컵 본선으로 직행한다. 각조 3·4위 6팀은 플레이오프(PO)를 치러 최대 3팀이 본선행 티켓을 얻는데, 한국의 목표는 당연히 본선 직행이다.
최종예선 조 추첨은 27일 오후 4시(한국시간)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위치한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에서 진행된다. 최종예선에 오른 18팀을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에 따라 3팀씩 분류해 6개의 포트에 담은 뒤 포트당 1팀씩 뽑는다. 한국은 FIFA 랭킹 22위로 2차 예선을 마쳐 일본(17위), 이란(20위)에 이어 아시아 3위다. 상위 3팀이 속하는 1포트에 턱걸이하면서 일본, 이란과 최종예선에서 다른 조에 배정된다. 최악의 상황은 피한 것이다.
그러나 결코 안심할 수 없다. 2포트에는 한국에 간발의 차로 밀린 호주(23위)와 카타르(35위), 이라크(55위)가 있다. 호주는 뛰어난 신체조건을 바탕으로 빠르고 강한 축구를 구사한다. 카타르는 1~2월 자국에서 열린 아시안컵에서 우승하며 대회 2연패를 달성했다. 중동의 다크호스 이라크도 아시안컵 조별리그 D조에서 일본을 2-1로 꺾으며 저력을 과시했다.
3포트에는 유럽무대에서 명성을 떨친 로베르토 만치니 감독(이탈리아)이 지휘하는 사우디아라비아(56위), 최근 젊은 피를 수혈해 기동력이 강점인 우즈베키스탄(62위), 그리고 아시안컵 준결승전에서 한국에 0-2 패배를 안긴 요르단(68위)이 있다.
4포트의 아랍에미리트(UAE·69위)와 5포트의 중국(88위) 역시 껄끄럽다. 또 가장 순위가 낮은 팀들이 모여있는 6포트에도 북한(110위)과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인도네시아(134위)가 속해있어 부담스럽다.
‘죽음의 조’를 피하기 위해선 우선 2포트의 호주를 피해야 하지만, 최근 아시아 팀들의 전력이 상향평준화된 만큼 어느 경우든 방심은 금물이다. 더욱이 대표팀 신임 사령탑 선임이 아직까지 지체되고 있는 가운데 9월 시작될 최종예선까지 팀 조직력을 끌어올릴 시간도 많지 않아 긴장의 끈을 풀 수 없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