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판곤 전 말레이시아대표팀 감독. 사진출처 | AFF
K리그1 3연패를 노리는 울산 HD는 최근 날벼락을 맞았다. 대한축구협회(KFA)가 합당한 절차를 거치지 않은 채 홍명보 감독을 축구국가대표팀 사령탑으로 선임했기 때문이다. 박성화(2007년 올림픽대표팀), 최강희(2012년 A대표팀) 감독 이후 설마했던 ‘현직 감독 빼가기’가 재현됐다.
그래도 울산은 빠르게 재정비했다. 팬들의 반발로 계획보다 빨리 홍 감독과 결별했으나, 크게 동요하진 않았다. 이경수 수석코치에게 감독대행을 맡겨 당장의 지휘 공백을 메웠고, 홍 감독이 떠난 뒤 치른 첫 경기였던 13일 FC서울과 ‘하나은행 K리그1 2024’ 23라운드 홈경기를 1-0 승리로 장식했다.
울산은 ‘대행 체제’를 빠르게 끝낼 방침이다. 오랜 라이벌 전북 현대의 전철을 밟지 않겠다는 의지다. 전북은 단 페트레스쿠 감독(루마니아)과 헤어진 뒤 김두현 감독을 데려오기까지 2개월을 허비했다. 심지어 전북은 김 감독 선임 과정에서 모기업(현대자동차)과 이견을 보이는 등 잡음도 많았다.
하지만 지금까지 흐름을 보면 전북 구단의 선택은 성공적이지 않다. 지난 시즌 중반 ‘감독대행’으로 보여준 김 감독의 능력을 기대했는데, 적잖은 시간이 주어진 지금까지 딱히 성과가 없다.
울산도 이 모습을 지켜봤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독일)을 올해 초 경질한 KFA 주변에서 홍 감독이 A대표팀으로 이직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흘러나왔을 때부터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일찌감치 ‘잠재적’ 후보 리스트를 추렸고, 지금은 복합적으로 검토를 진행하고 있다.
일부와는 직·간접적 접촉까지 마친 것으로 보인다. 김판곤 전 말레이시아대표팀 감독도 그중 한 명이다. 홍 감독이 과거 KFA 전무이사로 활동할 당시 국가대표 전력강화위원장으로 활동하며 파울루 벤투 전 감독(포르투갈)을 선임했고, 2022카타르월드컵 16강 진출에 기여한 인물이다. 이후 현장으로 복귀한 김 감독은 말레이시아를 이끌며 2023카타르아시안컵에서 ‘클린스만호’를 괴롭히는 등 인상적 행보를 펼쳤다. 16일 말레이시아와 결별한 그는 울산뿐 아니라 중국 구단과도 연결돼 있다. 다만 오래전 부산 아이파크에서 감독대행만 3차례 거친 터라 김 감독은 K리그 복귀에 무게를 싣고 있다.
울산은 “구체적 후보를 공개할 단계는 아니다”면서도 김 감독이 유력한 후보임은 부인하지 않았다. 울산은 이달 말까지는 새 감독 인선을 완료할 계획이다.
울산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