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골 1도움을 올리며 올 시즌 3번째 ‘현대가더비’를 지배한 전북 신입 외국인 공격수 안드리고. 사진제공 | 전북 현대
영원한 라이벌과 마주한 절박함과 간절함의 90분, 다행히 큰불은 껐다.전북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통산 115번째 ‘현대가더비’, ‘하나은행 K리그1 2024’ 24라운드 홈경기에서 울산 HD를 ‘삼바 콤비’ 안드리고와 티아고의 활약으로 2-0 승리했다.
특히 전북 데뷔전 1골·1도움의 만점활약을 펼친 브라질 신입 공격수 안드리고가 돋보였다. 후반 33분 날카로운 크로스로 티아고의 헤더 결승골을 도운 데 이어 후반 52분 쐐기골까지 더했다. 전북은 최근 상대전적 4경기 무승(1무3패)을 끊고 5승8무11패, 승점 23으로 최하위권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두현 전북 감독도 모처럼 웃었다. 성적부진으로 사퇴한 단 페트레스쿠 감독(루마니아)을 대신해 소방수로 부임 후 앞선 리그 9경기에서 1승( 3무5패)에 그친데 이어 코리아컵(FA컵) 16강까지 포함해 6패나 떠안은 그는 마음고생이 대단했다.
경기 전 각오부터 짧고 분명했다. 김 감독은 “매 경기 늪에 빠진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우린 다음을 봐야 한다. 축구 외적으로 많은 걸 배우는 시간”이라면서도 “강등은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 시즌 3번째 ‘현대가더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전북 브라질 공격수 티아고. 사진제공 | 전북 현대
출전명단에서 자존심 회복의 의지가 묻어나왔다. 최근 군 복무(김천 상무)를 마친 골키퍼 김준홍과 중앙 미드필더 김진규가 선발로 나섰고, 외국인 선수 5명이 모두 경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용병 전원이 함께 나선 시즌 첫 경기다.
가라앉은 팀 분위기 환기를 위한 선택이 주효했다. 좌우 날개와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2선 전역을 커버하는 안드리고는 불과 두 차례 훈련에 나섰고 선수 등록은 19일 이뤄졌음에도 청두 룽청(중국)에서 코치-선수로 함께 한 김 감독이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있었다.
후반 16분 교체로 나선 안드리고는 금세 전북의 리듬을 따라잡았고 침투 빈도를 높여가며 기회를 노렸다. 상대 수비를 따돌리며 오른 측면을 파괴한 뒤 티아고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종료직전 문전 정면에서 흘러나온 볼을 차 넣었다. 김 감독은 “성실하고 자세가 좋다. 센스도 놀랍다. 제 역할을 알고 있다”고 칭찬했다.
안드리고는 “좋지 않은 팀 상황을 잘 알고 있었지만 우린 가진 게 많은 팀이다. 반전을 확신한다”면서 “라이벌전 득점과 승리를 모두 얻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