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리포트] 어쩌면 올해 마지막일 수 있는 ‘현대가 더비’…삼바 신입생 안드리고가 되살린 ‘전북 DNA’

입력 2024-07-21 15: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1골 1도움을 올리며 올 시즌 3번째 ‘현대가더비’를 지배한 전북 신입 외국인 공격수 안드리고. 사진제공 | 전북 현대

1골 1도움을 올리며 올 시즌 3번째 ‘현대가더비’를 지배한 전북 신입 외국인 공격수 안드리고. 사진제공 | 전북 현대

영원할 것만 같던 ‘절대 1강’의 위상은 사라졌다. K리그 최다우승(9회)을 자랑한 전북 현대는 지금 낯섦과 싸운다. 익숙한 타이틀 경쟁이 아닌, ‘생존’과 ‘잔류’를 최대치 목표로 삼은 고통스러운 처지다.

영원한 라이벌과 마주한 절박함과 간절함의 90분, 다행히 큰불은 껐다.전북은 20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통산 115번째 ‘현대가더비’, ‘하나은행 K리그1 2024’ 24라운드 홈경기에서 울산 HD를 ‘삼바 콤비’ 안드리고와 티아고의 활약으로 2-0 승리했다.

특히 전북 데뷔전 1골·1도움의 만점활약을 펼친 브라질 신입 공격수 안드리고가 돋보였다. 후반 33분 날카로운 크로스로 티아고의 헤더 결승골을 도운 데 이어 후반 52분 쐐기골까지 더했다. 전북은 최근 상대전적 4경기 무승(1무3패)을 끊고 5승8무11패, 승점 23으로 최하위권 탈출의 발판을 마련했다.

김두현 전북 감독도 모처럼 웃었다. 성적부진으로 사퇴한 단 페트레스쿠 감독(루마니아)을 대신해 소방수로 부임 후 앞선 리그 9경기에서 1승( 3무5패)에 그친데 이어 코리아컵(FA컵) 16강까지 포함해 6패나 떠안은 그는 마음고생이 대단했다.

경기 전 각오부터 짧고 분명했다. 김 감독은 “매 경기 늪에 빠진 느낌이었다. 그럼에도 우린 다음을 봐야 한다. 축구 외적으로 많은 걸 배우는 시간”이라면서도 “강등은 안 된다”고 힘주어 말했다.

올 시즌 3번째 ‘현대가더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전북 브라질 공격수 티아고. 사진제공 | 전북 현대

올 시즌 3번째 ‘현대가더비’에서 결승골을 터트린 전북 브라질 공격수 티아고. 사진제공 | 전북 현대


출전명단에서 자존심 회복의 의지가 묻어나왔다. 최근 군 복무(김천 상무)를 마친 골키퍼 김준홍과 중앙 미드필더 김진규가 선발로 나섰고, 외국인 선수 5명이 모두 경기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용병 전원이 함께 나선 시즌 첫 경기다.

가라앉은 팀 분위기 환기를 위한 선택이 주효했다. 좌우 날개와 공격형 미드필더까지 2선 전역을 커버하는 안드리고는 불과 두 차례 훈련에 나섰고 선수 등록은 19일 이뤄졌음에도 청두 룽청(중국)에서 코치-선수로 함께 한 김 감독이 원하는 바를 잘 알고 있었다.

후반 16분 교체로 나선 안드리고는 금세 전북의 리듬을 따라잡았고 침투 빈도를 높여가며 기회를 노렸다. 상대 수비를 따돌리며 오른 측면을 파괴한 뒤 티아고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한 데 이어 종료직전 문전 정면에서 흘러나온 볼을 차 넣었다. 김 감독은 “성실하고 자세가 좋다. 센스도 놀랍다. 제 역할을 알고 있다”고 칭찬했다.

안드리고는 “좋지 않은 팀 상황을 잘 알고 있었지만 우린 가진 게 많은 팀이다. 반전을 확신한다”면서 “라이벌전 득점과 승리를 모두 얻어 기쁘다”며 활짝 웃었다.



전주 |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