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한 윤현지(오른쪽). AP뉴시스
세계랭킹 18위 윤현지(30·안산시청)는 2024파리올림픽에 출전한 여자유도국가대표팀 주장이다. 여자유도대표팀에서 김지수(23·경북체육회)와 함께 2명뿐인 올림픽 경험자이자, 최고참인 그의 어깨는 절대 가볍지 않다. 더욱이 그는 2020도쿄올림픽 당시 랭킹 23위로 메달권과 거리가 있다는 평가에도 불구하고 준결승까지 올라 많은 이들을 놀라게 했다.
175㎝의 큰 키에 탄탄한 피지컬이 강점인 윤현지는 휘셔 스타인하위스(네덜란드) 등 엄청난 힘을 앞세운 유럽 선수들과 맞대결에서도 좀처럼 밀리지 않았다. 큰 경기 경험 부족에 발목을 잡혀 준결승과 동메달 결정전에서 고배를 마셨지만, 이후 2022년 1월 포르투갈 그랑프리대회 금메달,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동메달 등 여러 국제대회에서 경쟁력을 입증하며 착실히 파리올림픽을 준비했다.
이번 대회에 임하는 의지도 남다르다. 파리올림픽 공식 홈페이지와 인터뷰에서 금메달을 목표로 밝히며 “이번 올림픽을 마지막으로 국가대표 은퇴를 생각하고 있다. 이번 대회는 내가 어떤 유도를 하게 될지 더 궁금해지는 무대”라고 말했다.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2번째 올림픽에서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곳에 오르겠다는 일념뿐이다.
윤현지의 여정은 8월 1일 오후 5시(한국시간) 시작하는 32강전부터다. 쉽지 않은 대진이다. 첫 상대가 5월 아부다비 세계선수권대회 이 체급 동메달리스트인 엠마 리드(영국·14위)다. 32강을 통과하면, 부전승으로 16강에 올라있는 마젠자오(중국·5위)를 만난다. 8강전에서도 도쿄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이자 홈 어드밴티지의 이점까지 안고 있는 마델라인 말롱가(프랑스·6위)와 맞붙을 가능성이 크다. 말롱가는 도쿄올림픽 준결승에서 윤현지에게 아픔을 안겼던 선수다.
그러나 일찍부터 주눅들 이유는 없다. 윤현지는 도쿄올림픽에서 당시 랭킹 5위였던 스타인하위스를 제압하는 등 강한 상대들과 부딪히며 자신감을 얻었다. 이후 충분히 경험을 쌓은 데다, 배대뒤치기와 허벅다리 등 하체를 활용한 기술을 연마한 덕분에 자신감도 커졌다. 그는 “몇 경기를 하든 후회를 남기지 않겠다”고 굳게 다짐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