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요삼장례’권투委-권투인協실랑이끝함께치르기로

입력 2008-01-04 09:20:01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난 최요삼의 빈소 앞에서 권투인들도 잠시 다툼을 멈췄다. 서울 송파구 풍납동 서울아산병원에 최요삼의 빈소가 마련된 3일 오전. 한국권투인협의회는 고 김득구 선수에 이어 두 번째 권투인장으로 치러지는 최요삼의 장례위원장에 ‘4전 5기 신화’의 주인공인 전 세계복싱협회(WBA) 밴텀급 챔피언 홍수환 씨를 추대했다. 발인은 5일 오전 6시. 반면 한국권투위원회는 김철기 회장이 장례위원장을 맡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이에 권투위원회는 오후 4시경 기자회견을 통해 장례 절차를 공표하겠다고 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다. 권투인협의회는 홍수환 유명우 등 역대 세계챔피언과 선수 출신 인사들이 주축이 돼서 최요삼 사태를 계기로 만든 단체. 이들은 건강보호기금을 권투위원회가 탕진하자 이를 되돌려 받으려는 등 대립 각을 세우고 있다. 양측의 신경전이 알려지자 최요삼의 가족들은 “고인의 영정 앞에서 권투인들이 다툼을 벌이는 것을 원치 않는다. 싸움이 계속될 경우 권투인장을 취소하고 가족장으로 치르겠다”고 말했다. 결국 권투인협의회와 권투위원회는 고인을 욕되게 하지 말고 평안하게 보내야 하며 장례를 훌륭히 치르는 것이 우선이라는 데 의견을 모았다. 양측은 홍수환 씨와 김철기 회장을 공동 장례위원장으로 추대하고 최요삼에 대한 훈장 추서를 정부에 건의했다. 이날 노무현 대통령,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을 비롯해 김종민 문화관광부 장관, 김정길 대한체육회장, 정몽준 대한축구협회장 등 각계 인사들이 조화를 보냈고 유명우 장정구 씨 등 역대 세계챔피언과 복싱 관계자 및 일반 팬들이 찾아와 고인의 넋을 기렸다. 고인의 영정 앞에는 1999년 그가 차지했던 세계복싱평의회(WBC) 라이트플라이급 챔피언 벨트가 놓였다. 한편 행정자치부는 3일 프로복서로서 국위를 선양하고 사후 장기 기증으로 여러 생명을 살려 사회의 귀감이 된 고인에게 체육훈장 백마장을 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원홍 기자 bluesky@donga.com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