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휴식땐‘펀펀’…경기나서면‘펄펄’

입력 2008-01-29 09:2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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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2팀 ‘24시’ 엿보기 《택배 상자와 휴대전화. 올해 ‘거침없는 스파이크’로 프로배구 V리그에서 승승장구하고 있는 흥국생명과 대한항공의 경기장 밖 생활을 대표하는 ‘두 물건’이다. 흥국생명은 28일 현재 13승 1패로 여자부 선두를 질주하고 있다. 대한항공도 최근 6연승하며 13승 3패로 남자부 선두 삼성화재에 승률은 같고 점수 득실률에서 뒤진 2위를 기록 중이다. 다른 팀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는 두 팀의 숨겨진 숙소생활을 들여다본다.》 ■훈련 옆구리 꼬집고 엉덩이 철썩 실수할 때도 ‘귀여운 체벌’ ▲흥국생명 여자배구단 선수들.[사진제공=동아일보] ‘아야!’ 흥국생명의 훈련 중에 간간이 들리는 소리. 황현주 감독은 스파이크를 실수한 한 선수에게 다가가 옆구리를 꼬집었다. 잘하라는 뜻의 체벌(?)이다. 당한 선수는 배시시 웃고 만다. 선수들은 훈련 중 좋은 플레이가 나오면 ‘와’ 하며 모두 박수를 친다. 대한항공 선수단의 훈련에는 ‘철썩’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올해 입단한 새내기 이상래(21)가 실수를 하자 최고참 이영택(31)이 엉덩이를 툭툭 치며 다정하게 다독여 준다. ■식사 “야식도 체력보충 한 방법” 밤이면 오토바이로 배달 ▲흥국생명 여자배구단 선수들.[사진제공=동아일보] “덩치가 좋은 선수라고 많이 먹는 것은 아니에요.” 대한항공 선수단의 식사를 6년째 책임지고 있는 강복희(52) 씨의 증언. 흥국생명 선수들의 밥공기도 가득 담겨져 있지 않아 보였다. 하지만 경기와 훈련이 끝나고 저녁이 되면 야식 오토바이의 엔진소리가 대한항공 숙소의 조용한 정적을 깨뜨린다. 닭튀김, 족발 등 군침 도는 메뉴가 훈련으로 허기진 배를 달래 준다. 흥국생명 선수들은 점심식사 시간부터 ‘오늘은 어떤 간식을 먹을까’라는 얘기로 시작해 휴게실에 둘러앉아 요플레나 우유, 과일을 먹으며 TV를 보고 수다를 떤다. ■휴식 인터넷 쇼핑 - 게임등 즐겨 여자선수들 수다로 팀워크 ▲흥국생명 여자배구단 선수들.[사진제공=동아일보] 흥국생명 숙소에는 택배원들의 방문이 끊이지 않는다. 외출이 힘든 선수들은 필요한 물건을 보통 인터넷 쇼핑몰을 이용해서 구입한다. 숙소로 들어가는 신발장에는 택배 상자가 수북하게 쌓여 있다. 인터넷으로 노래도 듣고 자신의 홈페이지를 찾는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일과. 대한항공 선수들은 점심식사가 끝나고 훈련이 시작되는 오후 2시까지가 가장 힘든 시간. 식곤증 때문이다. 선수들은 비디오 게임을 하거나 잠을 청한다. 신영수(25)처럼 책을 보며 휴식 시간을 보내는 선수도 있다. ■취침 전화 모닝콜로 아침 시작 “우린 프로” 취침시간 엄수 대한항공 선수들의 아침은 휴대전화가 책임진다. 따로 기상 점호가 없기 때문에 7시 반 아침식사에 맞춰 1시간 전부터 숙소에는 휴대전화 음악소리가 여기저기 울려 퍼진다. 벨소리는 보통 가요가 많다. 흥국생명의 일자로 길게 뻗은 숙소 복도에 들어서면 땀 냄새 대신 향긋한 비누 냄새가 방문객을 맞는다. 2명씩 쓰는 방은 가지런히 개어진 이불과 정리정돈이 잘되어 있는 화장대가 눈에 띈다. 두 팀 모두 취침 시간은 오후 11시. 정말로 이 시간에 잠을 청할까? “피곤한 몸으로는 경기에 뛸 수 없죠. 저흰 프로인걸요.”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이 기사의 취재에는 본보 대학생 인턴기자 이희진(22·고려대 경제학과 3학년), 손민규(24·서울대 종교학과 3학년) 씨가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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