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 1년7개월만에본업컴백…“아유,떨려”

입력 2008-04-2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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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C

4집‘서커스’로가수복귀“처음엔욕만먹고지금은용됐어요”
“아∼예. 건강하십시오∼.” MC몽은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가는 길에 자신을 알아보는 이들을 향해 이렇게 인사를 건넸다. 그 후 장난스럽게 “이거 (강)호동 형한테 배운 인사법이잖아요”라고 씩 웃었다. 그런가 하면 “어머, 진짜 MC몽이에요”라고 놀란 팬에게는 “내 노래 빨리 벨소리와 컬러링으로 다운 받으라”며 스스럼없이 말한다. 이처럼 MC몽은 KBS ‘1박2일’의 모습이나 실제로 만날 때나 다른 점이 별로 없었다. 힘든 시절 이야기를 털어놓는데도 숨김이 없고, 행동도 자유로웠다. 그는 인터뷰를 시작한 지 채 20분이 지나지 않아 “인터뷰하는 것 같아 싫다”며 기자의 노트북을 덮게 만들었다. MC몽은 “전 형식 같은 거 싫어해요. 의외로 절 어려워하는 분들이 많은데 알고 보면 쉬운 놈이에요”라며 또 다시 씩 미소 짓는다. -MC몽하면 왠지 ‘기 싸움’에서 지면 안 된다는 생각이 든는데. “이렇다니까. 저 완전 쉬운 놈이에요(웃음). 제가 의외로 낯가림도 심하고 말수도 적어서 그러시는 것 같은데. 저 진∼짜 남 뒷담화도 안 하고요. 날 욕하는 사람들도 안 미워해요. 내가 싫은데 좋아해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잖아요. 모든 사람이 날 좋아하는 게 정답도 아니고요. 욕과 칭찬 사이, 호감과 비호감 사이의 MC몽입니다.” -늘 느끼는 거지만 MC몽은 의외의 면이 많다. 정 많고 눈물 많고. “전 눈물 흘리지 못하는 사람이 더 불쌍하다고 생각해요. 기쁘든 슬프든 우는 게 약하고 창피한 거라고는 생각 안 하거든요. 정도 많죠. 그래서 제가 사랑 노래를 많이 부르잖아요. 저한테는 사회 비판보다 ‘사랑’이 더 어려워요. 사랑은 저한테 영원한 숙제예요.” -눈물이 많은 건 상처가 많았기 때문 아닌가. “(한숨)…많았죠. 청담동에서도 알아주던 부잣집 아들이 어느 순간 지하 단칸방에서 살게 됐으니까요. 친가가 3급 공무원 집안이고 외가가 교육부 관련 집안이라 진∼짜 잘 살았어요. 아버지 사업이 그렇게 되고 나서 고생 많이 했는데 우리 엄만 (친척들한테)손 한 번 벌리지 않았어요. 생전 바깥 일 안해 본 분이 보험왕 될 때까지 어떤 고생을 겪었을지 일일이 나열 안 해도 아시겠죠.” MC몽의 삶에서 첫 고비는 초등학교 시절이었다. 번창하던 아버지의 사업이 부도나면서 MC몽과 어머니는 생활전선에 뛰어들어야 했다. 그 전까지 일을 해본 적 없었던 어머니는 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보험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렸고 MC몽도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다. -왜 연예인이 됐나. “돈 벌고 싶었어요. 저한테 용돈 한 번 주지 못했지만 보험 설계사하면서 월세 내던 엄마를 위해서라도 돈 많이 벌고 싶었어요.” ‘돈을 벌기 위해’ 어렵사리 연예계에 진출해지만 그에게 두 번째 고비가 찾아왔다. 처음 출연한 예능프로그램 PD에게서 “너 방송 나오지 마라”라는 얘기를 들은 것. 충격 받은 MC몽은 연예계를 떠나야하나 진지하게 고민했다고 한다. 이때 그를 잡아준 이가 바로 강호동이다. - 연예계 진출하고 고생이 많았다고 들었다. “프로그램 출연 요청이 하나도 없었어요. 친한 사람도 없고…제가 낯을 가리잖아요. 원래 말을 잘 하는데 카메라 앞에 서면 입이 얼어붙어요. 결국 방송에서 다 편집됐어요. 그만두고 싶었던 적이요? 한두 번이 아니에요.” -위기를 어떻게 극복했나. “토크쇼에서 웃기려면 리액션이 중요해요. 처음 제 말을 받아준 사람이 호동 형이었어요. SBS ‘야심만만’에 나갔는데 호동이 형이 말 하나, 행동 하나에 너무 호응을 잘 해주는 거예요. 거기서 터졌죠. 나중에 대기실에서 호동이 형이 저한테 ‘너 순간 순간 내뱉는 애드리브가 어느 누구도 상상하지 못하는 멘트다. 나하고 대중한테 감동 한 번 줄래’라고 말했어요. 지금 생각해도 정말 고마워요.” 강호동의 응원에 힘입어 MC몽은 제대로 ‘떴다’. 발표하는 앨범마다 각종 음악차트에 1위를 차지했고 영화,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등 각 분야에서 섭외 1순위로 급부상했다. 그러나 그는 “오히려 지금이 고비”라며 신중을 기했다. MC몽은 “스케줄에 치여 살다보니 내 스스로가 상처 받은 걸 몰랐고 나 역시 어느새 거짓말을 하고 있었다”고 고백했다. -음악과 방송 영화 등 더 올라갈 곳이 없는 것 같다. “아니에요. 너무 앞만 보고 달려오다 보니까 스스로 상처 받은 걸 몰랐어요. 어느 날 보니까 쇼프로그램에서 제가 거짓말을 하고 있더라고요. 어떻게 보면 지금이 저에게 또 다른 위기예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하나 고민을 많이 해야 해요.” -MC몽의 최종 종착지는 어딘가. “가수로 노래 부르는 것도 저고요. 예능 프로에서 까부는 모습도 저예요. 충무로에서 연기하는 모습도 MC몽이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고요. 대중과 가까운 친구 같은 사이로 남았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굳이 가수를 안 해도 되지않나. 음반 시장도 어려운데. “본업이 가수예요. 제 이미지가 ‘남이 만든 곡 부르는 댄스가수’이지만, 사실 1집부터 작곡, 작사, 프로듀싱도 다 제가 했어요. ‘열심히 하다보면 알아주겠지’ 했는데 제 음악에 대해서 음해하는 세력이 너무 많아지더라고요. 4집은 진짜 가수로 인정받는 MC몽이 되고 싶어서 냈어요. 부담감 때문에 1년7개월이 걸렸는지도 모르겠네요. ‘서커스’ 가사에도 나와 있다시피 저한테 대중은 제페토 할아버지예요. 할아버지는 피노키오를 너무 사랑하잖아요. 전 할아버지의 사랑을 받아 인간이 되고 싶은 피노키오랍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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