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재파일]안전불감증‘드림콘서트’

입력 2008-06-09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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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년 전통? 안전 불감증은 14년째 제자리 걸음!” 7일 열린 ‘사랑한다 대한민국 2008 드림콘서트’(이하 ‘드림콘서트’)는 국내의 대표적인 대형 연합 콘서트중 하나다. 연예제작자협회(이하 연제협)가 주최하는 이 공연은 연말 가요시상식을 제외하고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가요계 톱스타들을 한 무대에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대형 무대다. 하지만 95년부터 시작해 14년째라는 전통에 어울리지 않게 행사를 운영하고 청중의 안전을 관리하는 행사 노하우는 제자리걸음이다. 올해도 ‘안전불감증’이라는 고질병은 또 터지고 말았다. 잠실주경기장에서 열리는 드림콘서트는 매년 평균 3만 명 이상의 팬이 모이는데다, 선착순 무료 입장이어서 다른 콘서트에 비해 안전 대비가 더 중요하다. 그러나 7일 오후 7시에 열리 공연은 턱없이 적은 수의 안전요원을 배치한 까닭에 20여 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이날 사고는 주최 측에서 기존 수용 인원 3만5000명을 훌쩍 넘긴 5만 명의 팬들을 무분별하게 입장시키면서 시작됐다. 무대가 잘 보이지 않는 자리에 있던 팬들이 통제가 허술한 경기장 왼쪽 펜스를 넘어 대기실과 경기장 그라운드로 들어오면서 공연장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 문제는 이번 사고가 예견돼 있었다는 점이다. 이날 약 5만 명이 모이는 공연에 배치된 전문 안전요원은 겨우 40여 명. 나머지는 아르바이트 안전요원 200여 명이었다. 결국 가수들과 청중의 안전을 고작 300여 명이 채 안 되는 이들이 책임진 셈이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한 구급차도 단 2대뿐이었다. 사태가 커지자 연제협 측은 뒤늦게 안전요원을 추가 배치했지만 ‘소잃고 외양간 고치기’에 불과했다. 어른들의 안일한 태도가 새벽부터 경기장 주변에서 기다린 청소년들에게 커다란 멍을 안겼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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