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진경“이죽일놈의끼어쩌죠?”…아내·방송인·작가그리고김치사업가

입력 2008-07-0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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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진경에 대해 사람들이 갖고 있는 이미지는 무엇일까. 좀 엉뚱하고, 좀 웃기는 키 큰 모델 출신 연예인? 열일곱의 나이에 슈퍼엘리트모델 대회에 나갔다가 본선에 오르면서 연예계에 데뷔한 뒤 그녀는 솔직하면서도 약간 위험한 화법이 부각되면서 ‘웃긴’ 사람이 됐다.》 첫 인상은 사람의 이미지를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그녀는 개그우먼이 아니었지만 사람들은 홍진경에게서 웃음을 얻으려 했고, 방송은 ‘코믹’을 요구했다. 홍진경은 그렇게 ‘웃긴 사람’이 되어갔다. 한 가지 이미지로 굳어지는 자신을 보면서 아파했고, 그 고통 때문에 속으로 울었다. 그리고 홀연히 사람들이 잊어줬으면 하는 바람으로 조용히 떠났다. “사람들은 내게 웃긴 것만 원했고, 그런 요구에 너무 소모되고 있다는 것을 어느 날 깨닫게 됐어요. 내게도 여러 가지 모습이 있는데, 코믹한 모습만이 부각됐죠. 5,6년간 공백을 가지면서 그런 이미지를 지우고자 숨어버렸죠.” 홍진경은 연예계를 떠나 있는 동안 너무나 좋았다고 했다. 여행도 많이 다니고 책도 내고,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하면서 보냈다. 이 기간 동안 그녀는 우연히 김치사업을 시작했다. 2005년 소규모로 시작한 홍진경의 김치사업은 현재는 ‘장안의 화제’다. - 김치사업은 어떻게 시작하게 됐나요. “계기는 정말 단순해요. 김치를 맛있게 담그는 어머니의 손맛을 다른 사람에게도 알려주고 싶었어요. 처음엔 아는 사람 위주로, 온라인으로 조그맣게 시작했어요. 어머니가 직접 담그시고 저는 마케팅 업무를 맡았죠. 그러다 ‘주식회사 홍진경’이라는 법인을 설립했습니다.” 홍진경의 김치 브랜드는 ‘더 김치’다. 배추김치가 주력이다. 사업 2년 만에 1년 매출 200억 원에 육박하는 기업으로 성장했다. 홍진경은 사업에만 몰두하면서 방송가에서 조용히 잊혀지기 시작했다. 방송을 떠나 있는 동안 그녀를 둘러싼 온갖 소문들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 특히 2003년 결혼한 남편과 사이가 좋지 않다는 소문이 돌았다. “방송을 안 하고, 활동을 안 하다 보니까 이런 저런 이야기가 나와요. 심지어 남편이 저랑 떨어져 일본에 있다는 이야기도 나왔는데, 우린 서울에서 함께 잘 지내고 있어요.” 최근 한 지상파 방송에서는 친한 동료인 이영자가 홍진경의 남편을 “재벌 2세”라고 했다. 홍진경의 남편은 스포츠용품점을 운영하는 사업가로 알려졌다. - 이영자씨가 남편을 재벌 2세라 했는데, 맞나요. “글쎄요, 이영자 씨의 기준으로는 그렇게 보였겠지만, 다른 사람의 기준으로는 평범할 수도 있어요. 남편의 할아버지가 유명한 기업체를 설립하신 것은 맞아요. 하지만 남편은 그 회사와 관련이 거의 없어요. 재벌이 아니에요.” - 남편이 스포츠용품점을 하는 것은 맞나요. “스키 장비를 수입하고, 판매합니다.” 홍진경은 가족에 대한 이야기를 꺼렸지만, 솔직하게 이야기했다. 처음으로. 그도 어느 정도는 진실을 알려야한다는 생각이 있었던 듯했다. 그녀는 대중의 편견에 아파봤고, 그게 얼마나 위험하고 고통스러운지 직접 체험했기 때문에 자신에 대해 적극적으로 이야기를 했다. 홍진경이 요즘 가장 공들이고 있는 것은 KBS FM ‘가요광장’이다. 이 방송을 시작으로 공백을 마감하고 새 이미지를 보여주기 위한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앞으로 음반을 내고, 책도 출간해서 대중에게 다가설 예정이다. 방송인, 사업가, DJ, 가수, 작가(그는 이미 2005년 김진표, 나얼, 임상효, 장윤주 등과 함께 ‘CmKm’라는 책을 냈다)…. “나는 내 안에 열정이 많은 사람이에요. 그 열정을 분출하지 못하고 쌓아두면 글로 나오더라고요. 내 끼를 글로 풀고 싶어요. 나란 사람에 대해 기록하고 싶어요. 단편소설도 써보고 싶고….” 하지만 유독 연기에는 큰 관심은 없다고 했다. “큰 관심 없고 사실 연기를 잘 못해요. 드라마의 꽃은 멜로라는데, 비련의 여주인공을 하기엔 제 키에 맞는 마땅한 상대역도 없고, 그렇다고 감초 역할이나 캐릭터 강한 역할은 하고 싶지 않아요.” 그녀는 1995년 이장호 감독의 ‘천재선언’에 안성기 김명곤 등 연기파 배우들과 출연한 바 있다. 하지만 그의 연기는 더 이상 없었다. - 모델일은 이제 하지 않는지. “내 삶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영향을 줄 수 있는 그런 모델이 되고 싶어요. 내 라이프스타일, 내가 추구하는 삶의 방향, 내가 하는 활동으로 젊은 사람들에게 아이콘, 모델이 되고 싶어요.” Singer - “김치송? 코믹아녜요, ‘어! 괜찮네’ 하실걸요” 홍진경은 연내 음반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했다. 최근 한 지상파 프로그램에 출연해 ‘김치송’을 발표하겠다고 한 바 있어, 음반 컨셉트가 ‘코믹’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왔다. 홍진경은 “김치에 관련된 노래도 있고, 재미있는 힙합스타일의 곡도 있을 것”이라며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지만, 3∼4곡 수록된 미니앨범이 될 것이다. 9월쯤 나오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가수로서 방송활동에 대해서는 “불러주시는 곳이 있을지 모르겠지만 활동도 하고 싶다”며 의욕을 보였다. 그는 “웃긴다는 편견이 있을 것이다. 기대 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들어보면 ‘어, 괜찮다’는 말이 나올 듯 할 것”이라며 “코믹이 아니지만 진지하고 무거운 것도 아니다”고 소개했다. Interviewer - “37.5도 이상의 푸근한 글 기대하세요“ 앞으로 홍진경은 독특한 자신의 글 솜씨를 앞세워 ‘스포츠동아’의 객원 인터뷰어가 돼 명사들과 나눈 진솔한 이야기를 글로 풀어나갈 예정이다. 홍진경은 초등학교 때부터 글쓰기를 좋아했으며, 당시부터 거의 매일 일기를 써왔다고 한다. “라디오 DJ도 그렇고, ‘스포츠동아’의 인터뷰어로 글을 쓰겠다고 한 것은 기본적으로 사람에 대한 관심이 많은 편이서 내린 결정입니다. 한 사람의 매력, 캐릭터, 장점을 찾아내는 눈을 가졌다고 생각해요. 그런 사람에 대한 관심, 호기심 이런 것들, 앞으로 내가 만나게 될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 혹은 냉철한 시선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들이 얼마나 마음을 열어줄지 모르겠지만, 최대한 우리가 알고 있는 이미지 이면의 것들을 대신해서 끌어내도록 하겠습니다.” 홍진경은요? 1993년 제2회 슈퍼엘리트모델 대회 베스트포즈상을 받은 것을 계기로 연예계에 데뷔했다. 좌충우돌 엉뚱한 매력이 어필해 예능 프로그램에서 맹활약했다. 2003년 5월엔 결혼을 했고, 2005년 김치사업을 시작해 지난해 200억원에 가까운 매출액을 기록했다. 이영자 최진실 엄정화 정선희 등과의 우정은 널리 알려졌다. 김원겸 기자 gyumm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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