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까지가서사교육?…이유가있다

입력 2008-07-11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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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즈도SAT학원다녔다니까!
요즘 미국은 여름방학 기간이다. 3개월이나 되는 길고 긴 방학이다. 한국도 마찬가지이지만 여름방학이라고 무조건 노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부족한 과목을 메우려고 서머스쿨을 다닌다. 그러나 이것도 부족해 11학년(고2) 진학 예정인 학생들은 학원을 다닌다. SAT(미국식 수능시험)에 대비하기 위함이다. 이 부분만 놓고 보면 미국이나 한국의 사교육이 크게 다를 바가 없다. 간혹 한국에 있는 지인들이나 이곳 동포들의 경우 “왜 한국인들은 미국에서도 학원을 보내는지 몰라! 학원 안다녀도 대학에 충분히 갈 수 있는 게 미국 교육 아닌가?”라며 반문한다. 틀린 말은 아니다. 고등학교까지 무상으로 교육을 받을 수 있는데 돈 들여서 사설학원에 다닌 게 이상할 수 있다. 그러나 대학진학을 앞둔 자녀를 가진 부모라면 이런 소리를 할 수도 없고 하지도 않는다. 대학진학과 별개인 사람들의 경우에 이런 말들을 하게 된다. 학원엘 가보면 미국 백인들은 드문 게 사실이다. 그렇다고 한인학생만 있는 것은 아니다. 다양한 국가에서 이민 온 소수계들이 두드러지게 눈에 띈다. 중국계들이 꽤 많은 편이다. 중국인 커뮤니티에도 학원은 수두룩하다. 사실 미국에서 조상 대대로 삶의 터전을 가꾸고 있는 백인들과 이민 소수계는 똑같은 경쟁을 할 수가 없다. 아무리 두뇌가 명석해도 미국 가정에서 태어난 미국인보다 영어 어휘력이 떨어진다. 미국인들은 부모와 할아버지 할머니로부터 식탁에서 어휘를 터득한다. 이민 출신들은 영어가 안돼 이게 불가능하다. 소수계들은 보이지 않는 벽을 실감한다. 이민 소수계 학생들의 전공을 보면 순수 학문은 거의 없다. 의대, 법대, 공대쪽으로 진학한다. 졸업 후 안정되고 수입이 보장되는 직업을 택해야 하기 때문이다. 맨손으로 출발하는 이민세대의 불기피한 선택이다. 한국인보다 이민세대가 오래된 중국계 미국인들도 의사, 변호사, 엔지니어 등이 주류를 이룬다. TV나 영화를 보면 중국 의사가 자주 등장하는 것을 볼 수 있다. 의사로 활동하는 중국인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한인들이라고 미국에서도 유난을 떨려고 학원을 보내는 것은 아니다. 스타트 라인이 다르기 때문이다. 안정된 가정의 백인들은 대부분 자녀를 사립학교에 보낸다. 선생 대 학생의 비율이 1:10 정도의 학급에서는 학원을 갈 필요가 없다. 게다가 사립학교는 명문대학 진학 때도 다소 이점을 안고 있다. 퍼블릭스쿨은 지역별로 할당을 받는다. 가령 한 퍼블릭스쿨에서 우수한 학생이 같은 명문대학교에 입학지원서를 제출했을 때 2명이 동시에 합격되는 경우가 거의 없다. 사립학교는 대여섯 명씩도 합격한다. 퍼블릭스쿨도 지역 별로 큰 차이가 있다, 부자 동네와 저소득층이 사는 곳의 퍼블릭스쿨은 하늘과 땅 차이다. 오렌지카운티 뉴포트비치의 퍼블릭스쿨과 LA시 퍼블릭스쿨은 비교할 수가 없다. 학교 시설, 교사 수준, 부모들의 재정적인 뒷받침이 퍼블릭스쿨이라도 사립학교나 다를 바가 없다. 백인들은 굳이 학원을 다니지 않아도 되는 여건이다. 게다가 백인들은 학원보다 나은 개인교습(tutor)으로 부족한 공부를 보충한다. ‘골프 황제’타이거 우즈는 LA에서 남쪽으로 조금 내려가는 오렌지카운티의 사이프러스라는 곳에서 학창시절을 보냈다. 학군이 좋다고 소문이 나 있는 오렌지카운티에는 한국인도 꽤 많이 거주하고 있다. 타이거 우즈도 11학년 때 대학진학을 앞두고 오렌지카운티의 SAT 학원을 다닌 적이 있다. 우즈의 모친도 태국 출신의 소수계다. 미국은 학원비가 비싸다. SAT 과목을 15주 동안 배우는데 2350달러다. 1주일에 3일 4시간 수업이다. 그래도 명문대학에 진학하려면 SAT 학원을 다녀야 한다. 미국에서도 SAT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만만치 않다. 다양한 학교수업과 성적으로 학생을 평가하라는 것이다. SAT를 폐지하자는 이유는 바로 사교육비 부담 때문이다. 한국에 비하면 ‘새발의 피’일 정도인 사교육비 부담인데도 그렇다. LA=문상열 통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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