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래 한곡만 꼭 듣고 가라!” musical에서 music이 빠지면 말이 안 된다. 뮤지컬이 연극이나 영화와 다른 것은 노래가 있기 때문이다. 내용이 아무리 좋고 연기가 훌륭해도 가슴을 찡하고 울리는 아름다운 노래가 없으면 그 뮤지컬의 매력은 반감된다. 그런데, 처음 뮤지컬을 보는 입장에선 모르는 노래를 한 곡도 아니고 줄곧 들어야 한다는 게 좀 부담스러울 수 있다. 부담 가질 필요 전혀 없다. 아무리 생각 없는 작곡가라도 최소한 한두 곡 정도는 사람들이 좋아하게끔 공들여서 만들어 놓는다. 나오는 노래들을 다 알고 갈 필요도 없다. 제일 유명한 노래 하나만 알고 가면 된다. 하나라도 알고 보는 것과 하나도 모르고 보는 건 천지차이다. 극을 보다 아는 노래가 흘러나오면 “그래 이 노래 나 알아!”하면서 “아, 이 노래가 이런 대목에서 이런 상황으로 불리는 거구나∼”하고 더 큰 감동을 받을 수 있다. “언제 박수쳐야 하나?” 역시나 이 또한 매우 간단하다. 치고 싶을 때 치면 된다. 베토벤 운명 교향곡을 연주하는 엄숙한 오케스트라 연주회에서야 아무 때나 박수치면 혼나겠지만, 뮤지컬에선 웃기면 웃고 신나면 박수치면 된다. 박수뿐이랴. 환호를 해도 되고 휘파람을 불어도 되고 “오빠!”하고 소리를 빽 질러도 된다. 사실 그래야 더 좋아한다. 뮤지컬 공연장에서는 엄숙하고 조용한 게 오히려 예의가 아니다. 브로드웨이에 가면 할아버지 할머니 관객들이 시도 때도 없이 웃고 떠들어서 도리어 내가 다 민망할 정도다. 특히 커튼콜을 할 땐 박수를 아끼지 마시라. 함께 들썩들썩 춤을 추며 맘대로 즐겨도 되는 공연, 아니 즐겨야 하는 공연, 그것이 뮤지컬이다. 이 지 원 SBS 예능국 피디로 ‘유재석의 진실게임’, ‘신동엽 이효리의 체인지’ 등을 연출했다 뮤지컬에 대한 각별한 사랑으로 ‘이 PD의 뮤지컬 쇼쇼쇼’를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