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가 만사’라고 했다. 같은 스포츠 경기라도 해도 ‘누가 중계하느냐’에 따라 시청자의 선택은 달라진다. 지상파 3사가 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유명 해설자 섭외 경쟁을 벌이는 이유도 바로 중계의 주도권을 차지할 핵심은 해설자의 실력으로 좌우되기 때문이다. 지상파3사가 낙점한 베이징 올림픽 해설자의 면면은 여느 때보다 화려하다. MBC가 전문가를 기용한 실용주의를 택했다면, SBS는 역대 금메달리스트 5명을 기용해 대중의 눈길을 붙잡았다. 반면 KBS는 2명의 해설자가 함께 나서는 복식중계로 전문성을 더했다.
○ 금메달 유력 종목에 메달리스트 대거 포진
양궁, 배드민턴, 레슬링, 탁구처럼 금메달이 유력한 종목은 역대 올림픽 메달리스트들이 일제히 나섰다.
MBC는 김수녕(양궁), 방수현(배드민턴)을 기용했고 SBS는 심권호(레슬링), 김종욱(양궁), 황영조(마라톤), 문대성(태권도)에게 해설을 맡겼다.
KBS 역시 이원희(유도), 이은경(양궁)이 나선다. 양궁에 걸린 금메달을 모두 노리는 만큼 3사 해설자가 모두 금메달리스트로 채워진 것도 눈길을 끈다.
메달리스트 해설자들 중에서도 탁월한 감각을 드러내는 주인공은 바로 김수녕과 심권호. 정확한 경기분석과 인지도가 높은 김수녕은 MBC가 내놓은 빅 카드다. 심권호는 국제 종합대회 4회 연속 해설자로 나서는 베테랑.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부터 2004년 아테네 올림픽과 2006년 도하 아시안 게임까지 두루 거친 실력파다.
KBS는 안재형·자오즈민 부부에게 탁구 중계를 맡겼다. 탁구 전문가인데다 한국과 중국의 성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이들 부부의 이색 해설도 기대를 모은다.
○ 수영과 야구, 스타 해설자 기용
박태환이 출전하는 수영과 관심이 높은 야구는 방송사들이 해설자 섭외에 가장 공을 들인 종목이다.
수영은 박태환과 인연이 있는 해설자들이 주로 선택됐다. MBC는 박태환을 지도한 전 감독 박석기 씨를 섭외했고, SBS는 박태환을 국가대표로 처음 발탁한 김봉조 전 국가대표 감독에게 해설을 맡겼다. 두 전문가 모두 박태환을 직접 지도한 경험으로 날카로운 경기 분석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승엽, 오승환, 류현진 등 스타 선수들이 출전하는 야구는 승패를 떠나 보는 재미가 상당한 경기. 해설에서도 ‘스타’로 인정받는 MBC의 허구연 해설자와 SBS 중계를 맡은 김성근 SK감독의 해설 경쟁은 야구를 관전하는 번외 포인트다.
이해리 기자 gofl1024@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