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 올림픽을 앞두고 대박 특수에 연일 ‘띵호와’를 외치는 사람들이 있는가 하면 각종 규제로 눈물의 보따리를 싸는 이들이 있어 희비의 명암이 엇갈리고 있다. 우선 잘 되는 업종은 택시업계와 올림픽 관련 상품 판매. 지난달 20일부터 시행된 차량 홀짝 운행제로 인해 자가용들의 발목이 묶인 반면 대중교통인 버스와 택시는 뻥뻥 뚫린 시내를 질주하며 평소의 두 배에 가까운 수입을 올리고 있다. 자동차 정비소들도 ‘띵호와’다. 어차피 몰고 나가지 못할 바에야 이 참에 자동차 수리나 맡기자고 마음먹은 자가운전자들 덕분에 매출이 크게 늘고 있는 것. 자가용의 위세에 밀려났던 전통의 차이나 운송수단 자전거도 연일 매상이 오르고 있다. 중국의 오성홍기와 ‘아이 러브 차이나’, 올림픽 로고 등을 새긴 옷, 모자, 장신구, 스티커, 응원도구 등은 없어서 못 판다. 번화가인 왕푸징 거리는 이런 물건들을 팔아 한 몫 잡아보겠다는 행상들로 넘쳐나고 있다. 진시왕 이래 최대의 호황이라는 우스개도 들린다. 반면 교통 통제를 위해 화물차의 도심 진입이 금지되면서 이삿짐 업계와 유통업체는 파리와의 전쟁이 시작됐다. 올림픽 특수를 한껏 기대했던 호텔, 관광, 여행업계도 울상은 마찬가지이다. 올림픽 기간 동안 최고 5∼6배의 가격을 책정하며 ‘김칫국’을 마셨던 호텔들은 중국정부의 외국인 비자발급 요건 및 연장 규제 강화로 외국인 관광객이 오히려 지난해보다 20∼50% 감소하면서 ‘한 여름의 크리스마스’를 보내고 있다. 실제로 베이징 관광국에 따르면 최근 베이징 시내 5성급 호텔 예약률은 77%이며 4성급은 44%에 불과하다. 가라오케 등 유흥업소들도 단속이 강화되면서 된서리를 맞았다. 영업정지, 영업제한을 얻어맞은 업소들이 속출하면서 그나마 남은 손님들도 발걸음을 끊어 일부 업소들은 임대료 걱정을 할 판이다. 한파의 영향은 도심을 벗어나 베이징 인근의 골프장에도 미쳤다. 자가용 홀짝제가 실시되면서 골프장에선 ‘사장님! 굿샷!’ 소리를 듣기가 힘들어졌다. 올림픽 성수기임에도 예약률은 평소보다도 못하다. 환호와 한숨이 교차하는 베이징. 이래서 중국이나 한국이나 ‘인생은 줄’인가 보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