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택트렌즈만안빠졌어도…정경미값진동메달따고도통한의눈물

입력 2008-08-14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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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경미(23·하이원)는 눈물부터 훔쳤다. 베이징올림픽 유도 여자 78kg급 경기가 펼쳐진 14일 베이징 과학기술대학교 체육관. 동메달 결정전에서 에디난치 실바(브라질)에 누르기 한판승을 거둔 직후였다. 기쁨의 눈물이었지만 아쉬움도 배어있었다. 정경미는 얄레니스 카스티요(쿠바)와 맞붙은 4강전에서 한쪽 콘택트렌즈가 빠지는 불운을 겪었다. 바닥에 떨어진 렌즈를 다시 착용할 시간은 물론 없었다. 눈 앞이 흔들리면 집중력도 떨어지게 마련. 흔들린 정경미는 이후 제대로 된 공격 한번 펼쳐보지 못하고 허무하게 경기를 내줘야 했다. 정경미는 “난시가 심해서 렌즈를 빼면 잘 보이지 않는다. 게다가 한쪽만 빠져서 더 답답했다”면서 “렌즈가 빠진 뒤 잡기가 잘 안되더라. 동메달 결정전에서는 하는 수 없이 양쪽 다 빼고 나왔다”고 했다. 최적의 조건에서도 의외의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게 올림픽이다. 정경미는 시야가 흐릿한 핸디캡을 감수하고 최선의 결과를 얻어냈다. 그 어느 때보다 귀중한 메달이기도 했다. 한국 여자유도가 올림픽 메달을 따낸 건 정성숙, 조민선, 김선영이 동메달 3개를 수확한 2000년 시드니대회가 마지막이었다. 2004년 아테네에서는 빈손으로 돌아섰고, 2005년 이집트 카이로 세계선수권에서도 전멸했다. 1992년 바르셀로나에서 금메달 1개(김미정), 1996년 애틀랜타에서 금메달 1개(조민선)와 은메달 2개(현숙희, 정선용)를 목에 건 한국 여자유도의 전성기가 이대로 사라지는 듯했다. 하지만 정경미가 꺼져가던 불꽃을 다시 피워올렸다. 정경미는 “(남자 유도에만 관심이 집중되는 현실이 아쉬워서) 언니들과 열심히 훈련하면서 꼭 금메달을 따자고 약속했는데, 지키지 못해 아쉽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베이징 | 특별취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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