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최고의 아이콘인 미국 수영선수 마이클 펠프스의 별명은 ‘펠피시(Phel-fish)’였다. 물고기처럼 헤엄을 잘친다는 뜻도 있지만 어릴적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에 따른 이기적인 행동(selfish)에 대한 주위 평가의 이중적 의미였다.
그렇다면 ‘인간 물고기’ 펠프스가 진짜 물고기들과 경주하면 누가 이길까. 결론은 넙치 뱀장어와 경주하면 펠프스가 이기고 송어한테는 진다.
펠프스가 베이징 올림픽에서 연일 기록을 경신하면서 금메달을 따자 미국 과학블로그들의 메타사이트인 사이언스블로그(http://www.scienceblogs.com/)에서는 펠프스와 물고기들의 속도 비교가 화제로 떠올랐다.
블로거들은 펠프스의 속도를 시속 6마일(9.6km)로 잡고 물고기와 비교했다. 1972년 뮌헨 올림픽에서 금메달 7개를 딴 수영의 전설 마크 스피츠가 “세계에서 오직 10명의 수영 선수들만이 시속 6마일로 헤엄칠 수 있다”고 말한 것이 그 근거다.
하지만 15일 현재까지 베이징 올림픽에서 펠프스가 헤엄친 가장 빠른 속도는 200m 자유형에서 세운 1분42초96의 기록. 시속 7km의 속도다. 올림픽 기록을 기준 삼아 속도를 비교하면 펠프스가 이길 물고기들은 큰가시고기(시속 2.8km), 넙치(3.4km), 뱀장어(3.8km)다.
미국 블로거들은 펠프스가 송어도 이긴다고 썼지만 베이징 올림픽 기록을 기준으로 하면 펠프스는 송어한테 진다. 송어는 시속 8.7km로 헤엄친다.
덩치가 큰 어류와 해양동물로 올라갈수록 펠프스가 이기는 건 어림도 없다.
태평양 연어 (시속 12.8km), 병코 돌고래(27.4km), 청새리상어(39.4km), 강치(40.2km), 바라쿠다 (43.5km), 범고래(55.5km), 황새치 (96.6km)등은 따라잡을 수 조차 없다. 세상에서 가장 빠른 물고기인 돛새치는 시속 109.4km로 헤엄친다. 이와 함께 블로그에는 재미있는 댓글들이 잇따랐다. ‘몸 크기를 감안해야 한다. 크기 비율을 계산하면 범고래가 가장 느릴 것’, ‘스피도가 돛새치에게 레이저 레이서 수영복을 입히면 어떨까’,‘물고기들처럼 펠프스가 누드로 헤엄치면 어떨까’
처음 포스트를 올린 블로거는 “사람의 몸은 수영에 적합하게 만들어지지 않았다. 펠프스가 큰가시고기, 넙치, 뱀장어를 이기는 것만 해도 대단한 일”이라고 답했다.
김희경 기자 susan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