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 황제’ 마이클 펠프스가 17일 워터큐브에서 열린 수영 남자 혼계영 400m에서 3번째 접영 영자로 출전, 금메달을 따면서 이번 대회 8관왕의 위업을 달성했다. 1972년 뮌헨대회에서 마크 스피츠가 해 냈던 7관왕을 넘어 올림픽 사상 단일대회 최다관왕이란 신기원을 이룩했다. 각종 외신을 종합해 펠프스와 스피츠, 두 영웅을 비교했다.
○ 둘 모두 미국인, 그러나 다른 가정환경
펠프스는 메릴랜드주 볼티모어, 스피츠는 캘리포니아주 모데스토 출생. 그러나 경찰관인 펠프스 아버지 프레드와 학교 선생님인 어머니 데비는 그가 7세 때 이혼했다. 모데스토에서 태어난 스피츠는 두 살 때 가족들과 함께 하와이로 이사를 갔다가 6세 때 다시 캘리포니아로 돌아왔다. 하와이에서 아버지 아놀드에게 수영을 배웠다.
○ 올림픽과 메달
펠프스는 첫 올림픽이었던 2000년 시드니 대회 200m 접영에서 5위를 기록했다.·열 다섯 살때였다. 두번째 아테네대회에서 금메달 6개와 동메달 2개를 땄다. 세 번째 베이징대회에선 금메달 8개를 땄고 그 중 7개 금메달은 세계신기록이었다.
스피츠의 첫 올림픽은 18세이던 1968년 멕시코대회였다. 대회전 6개 금메달을 딸 수 있다고 자신했지만 정작 단체종목서 두개의 금메달을 따는데 그쳤다. 개인종목에선 은메달 1개, 동메달 1개에 그쳤다. 스물두살이던 1972년, 뮌헨대회에서 7개 금메달을 따냈고, 7개 모두 세계신기록을 달성했다.
○ 8관왕과 7관왕, 그 달성의 차이
펠프스는 8관왕을 차지하며 ‘두번의 위기’가 있었다. 0.01초차 우승을 한 100m 접영과 0.08초차 금메달을 따낸 혼계영 400m. 나머지 6개 금메달은 이렇다할 경쟁자도 없었다. 그러나 스피츠 7관왕에는 장애물이 거의 없었다. 가장 어려움(?)을 겪었던 자유형 100m에서 2위와의 차이는 무려 0.43초에 이르렀다.
○ 스피츠보다 큰 펠프스
키 193cm-91kg인 펠프스는 스피츠(185cm-79kg)보다 월등한 체격을 갖고 있다. 무엇보다 양팔을 완전히 옆으로 펼친 상태의 길이는 208cm다. 13cm가 길다. 스피츠는 이 길이가 187cm로 단 2cm가 길 뿐. 일반인의 경우 양팔을 펼친 길이는 신장과 엇비슷하다.
한가지 재미난 것은 스피츠는 덥수룩한 콧수염을 길렀다는 사실. 펠프스는 물론 경기에 나서기 전 말끔하게 면도를 한다. 수염이 결코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다.
○ 둘다 이기적인, 그러나….
펠프스의 어린 시절 별명은 ‘펠피시(Phelfish)’. ‘펠프스(Phelps)’와 물고기를 뜻하는 영어 단어 ‘피시(fish)’의 합성어지만 ‘이기적인(selfish)’이란 뜻이 들어가 있다는 말도 있다. 그는 어렸을 때 실제로 이기적행동을 보이는 ‘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ADHD)’를 앓기도 했다. 그러나 요즘 그에게 이기적이라고 하는 사람은 없다. 그와 함께 뛰는 대표팀 동료들의 말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하지만 스피츠는 다르다. 68년 멕시코대회에서 단체종목에서만 금메달을 딴 스피츠는 동료들을 두고 “내 생애 가장 잘못된 만남”이었다고 밝혀 눈총을 받기도 했다. 좋은 평가보다는 나쁜 이야기가 주변에서 더 많았다.
○ 금메달 한개 차이를 넘어서는 돈의 차이
마케팅 전문가들은 펠프스가 역대 프로 수영 선수 중 가장 많은 돈을 벌 것이라는데 의견이 없다. 펠프스는 대략 500만달러 이상을 벌어들이고 있는데 조만간 한해 3000만달러 이상을 벌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그의 몸값은 10억달러라는 평가도 나온다. 스피츠는 뮌헨 올림픽 이후 우유, 헤어드라이기,시계는 물론 남성 속옷 등에 그의 이름을 붙여 팔았다. 그러나 너무 많은 제품에 남발하면서 그 가치가 오래가지 못했다.
김도헌기자 dohon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