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26·러시아)가 거대한 ‘새 둥지’에서 육상 여자 장대높이뛰기의 역사를 새로 썼다.
이신바예바는 18일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에서 벌어진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에서 5m05의 세계신기록을 세우며 우승을 차지했다. 자신이 올 7월 작성한 5m04의 종전 기록을 한달만에 넘어선 것. 이신바예바의 세계기록 수립은 이번이 24번째다. 아울러 2004아테네대회에 이어 올림픽을 2연패했다.
이신바예바는 아테네올림픽에서 4m91의 세계기록으로 금메달을 목에 건 뒤 2005년 7월 핀란드 헬싱키 세계선수권대회에서 5m01로 자신의 21번째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이어 올림픽 직전인 올 7월 로마와 모나코에서 열린 그랑프리대회에서 잇달아 5m03과 5m04를 넘어서며 22, 23번째 세계기록을 세웠다.
이날도 이신바예바는 여유가 있었다. 다른 선수들이 4m60에서 4m70을 넘기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는 동안 경기장 한편에 앉아 스파이크도 신지 않은 채 차례를 기다렸다. 경기 시작 후 25분여가 지나 ‘유일한 경쟁자’로 꼽혀온 제니퍼 스투친스키(26·미국)가 4m70을 성공하자 비로소 트레이닝복을 벗고 준비를 시작했다.
이신바예바는 첫번째 4m70, 두번째 4m85를 신청해 가볍게 넘었다. 스투친스키는 이신바예바가 4m85를 넘자 곧바로 4m90을 신청하는 등 신경전을 벌였으나 3차례 모두 실패했고 이신바예바는 바를 2차례만 넘고도 금메달을 확정지었다.
이후 이신바예바는 4m95를 신청해 3차시기만에 넘은 뒤 곧바로 5m05로 바를 높여 1, 2차시기 모두 실패했다. 그러나 결국 마지막 3차시기에서 성공하며 24번째 세계기록을 작성했다. 잘 알려진대로 이신바예바는 체조를 하다가 키가 자꾸 크는 바람에 장대높이뛰기로 종목을 바꿨다. 연이은 신기록의 원동력으로 균형 잡힌 몸매와 남다른 도약력 등을 꼽는데 이는 모두 체조를 한 덕분이라는 평.
한편 개최국에 대한 편파판정 논란과 매너 없는 응원 등으로 연일 구설수에 휘말리고 있는 이번 올림픽에서 이날 여자 장대높이뛰기 결승 도중 브라질 파비아나 무레르(27)의 장대가 사라지는 황당한 사건이 발생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베이징=특별취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