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문의영광’김성민“화끈하게망가졌다고요?내캐릭터랑딱맞아요!”

입력 2008-11-23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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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어아가씨’, ‘왕꽃선녀님’의 귀공자 탤런트 김성민이 이번에 제대로 망가졌다. SBS 주말 드라마 ‘가문의 영광’에서 하씨 종가집의 망나니 태영 역을 맡은 김성민은 바람피우다 들켜 속옷 바람에 쫓겨 나오거나 막무가내로 떼쓰는 연기까지 일명 ‘뇌 없는 캐릭터’를 실감나게 선보이고 있다. 이런 김성민에게 시청자들은 “저 사람이 김성민이야?’라는 반응까지 보이고 있다. 하지만 정작 당사자인 김성민은 “그동안 연기 해왔던 것 중에서 저와 가장 비슷한 캐릭터인 것 같아요”라고 웃으며 말했다. “‘다들 왜 이렇게 망가지냐’며 걱정을 한다”고 소개한 뒤, 그는 “망가졌다는 기준이 뭘까요”라고 반문했다. 김성민은 시청자들의 보는 관점에 따라 ‘역겹다’라고 말할 수 있지만 소수의 시청자라도 ‘망가졌다’라고 말하면 제대로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그는 “바꿔 말하면 ‘김성민이 저런 역할도 되네’라는 게 아니겠어요?. 동화 속 왕자님 같은 이미지가 깨지는 것 같다고 아쉬워할 수도 있지만, 오히려 편안해지고 있어요”라고 말했다. ○올 초까지 잇따른 슬럼프에 우울증에 시달려 김성민은 2007년에 이어 올해 초까지 개인적으로 힘든 시기를 겪어왔다고 고백했다. 자신의 실수로 구설수에 오를 뻔했고, 하고 싶은 역할을 맡지 못했던 안타까움, 경제적 문제 등이 한꺼번에 몰려왔다. 그러면서 김성민은 심한 우울증에 시달렸다고 한다. “우울증에 걸리면 한 가지 생각 밖에 하지 못해요. 높은 위치에 올라 있는 사람들을 보면서 ‘나는 왜 저렇게 되지 못하나’라고 생각하며 내 자신을 한탄했어요. 그러다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보게 된 거죠. 나보다 힘든 사람들도 많은데 행복에 겨운 한탄을 하는 것 같아 마음을 고쳐먹었어요. 그랬더니 ‘해피모드’로 사람이 순식간에 바뀌더라고요.” 김성민은 마음을 바꾸니 세상이 달라보였다고 한다. 자연스럽게 엉킨 문제들도 하나씩 풀리고 컴백작도 자신이 원하는 작품에 캐스팅됐다. “노력을 많이 했는데 하고 싶었던 역할이 결국 다른 사람에게 넘어갔어요. 내 것이 아니었던 것이죠. 마음에 드는 배역을 만났으니 저절로 감사하는 마음이 생겼어요. 내가 연기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합니다”라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김성민은 ‘인어아가씨’나 ‘왕꽃선녀님’까지 본명인 김성택으로 활동하다가 지난해 이름을 김성민으로 바꿨다. “왜 다들 많이 알던 이름을 굳이 바꿀 필요가 있느냐며 걱정을 많이 해줬어요. 하지만 시청자에게 부드럽게 불려지고 싶었어요. 정치인이나 스포츠를 했다면 이름을 안바꿨겠죠. 내가 좋아서 한 일이라 부모님도 흔쾌히 승낙했어요. 김성택이 아닌 김성민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기분이라 훨씬 좋은데요.” 그는 ‘가문의 영광’을 통해 ‘김성민’ 이름 석자를 확실히 각인시키겠다는 각오다. 김성민은 “그동안 내 모습처럼 보이는 배역이 없었어요. 이번은 그냥 나처럼 나와요. 내가 평소 쓰는 말투나 단어들을 대사에 써요. 그런 모습이 시청자들께도 편하게 보일 수 있다고 생각해요”라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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