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을 빛에 비쳐보고 있는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최성도 회장. 국제적인 소믈리에 육성을 목표로 내걸었다.
‘소믈리에 재교육 힘 쏟아야죠!’
지난 2월 사단법인화한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KISA) 최성도 회장의 말이다. 1998년 국제소믈리에협회(ASI) 회원이 된지 11년 만에 추진한 사단법인화는 그동안 한국 와인 문화를 선도한 KISA의 한 단계 도약을 의미한다.
최 회장은 “고도주에서 저도주 소비로 변화하는 환경에서 와인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은 높아지고 있다. 이런 문화 속에서 소믈리에도 변화해야 한다. 비단 와인에 국한된 게 아니라 모든 식음료 분야를 잘 알아야한다”며 “현장에서 소믈리에들이 필요로 하는 모든 교육 과정을 개발해 교육하는 데 힘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KISA는 1년의 교육 과정과 시험을 통해 합격한 사람에게만 소믈리에 자격증을 준다. 국제소믈리에협회에서 인가받은 국내 유일의 단체로 교육과 시험, 소믈리에 자격증 수여가 그동안 주요 업무였다. 하지만 최 회장은 예전부터 변화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었다.
황무지와 같은 척박한 환경에서 와인을 교육하고, 소믈리에대회를 유치하고 등 대중화에 많은 기여를 했지만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는 생각 때문이다. 또 세계 와인 시장에서 급속하게 주목받고 있는 한국이 더욱 중추적인 역할을 하기 위해서는 세계적인 수준의 소믈리에 배출이 필요하다고 믿고 있다. 이를 위해 소믈리에 재교육에 박차를 가할 마음이다.
“한국은 아직 소믈리에 위상이 높지 않아 스폰서도 없고 어려운 점이 많습니다. 외국 같은 경우 기업에서 집중적으로 후원해 국제적인 소믈리에를 만드는 거랑은 다르죠. 하지만 궁극적으로 세계 소믈리에 대회 입상자를 육성하고 말겁니다. 지금 당장은 어렵더라도 말이죠. 그러려면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겠죠.”
이제는 국내에서도 ‘소믈리에’라는 말이 전혀 낯설지 않지만 실력에 있어 세계 시장과의 격차는 존재하고, 이를 줄이기 위해 갈 길은 아직 멀다. 하지만 최 회장의 비전은 밝은 미래를 예측케 한다. 이를 위한 행동은 이미 시작됐다.
이길상 기자 juna1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