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 전성시대…3시즌 연속 통합우승 도전! [V리그 개막 특집]

입력 2022-10-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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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리그 남자부는 ‘대한항공 전성시대’다. 지난 시즌까지 2시즌 연속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차지하며 V리그를 평정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봄배구’가 열리지 않은 2019~2020시즌을 제외하고 2016~2017시즌부터 5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며 절대강자의 위치를 공고히 했다.

올 시즌 목표는 명확하다. 삼성화재가 이룬 3시즌 연속 통합우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것이다. 대한항공의 사령탑은 7개 구단 중 유일하게 외국인이다. 2020~2021시즌 로베르토 산틸리(57·이탈리아)에 이어 지난 시즌 토미 틸리카이넨(35·핀란드)이 지휘봉을 잡고 연거푸 정상에 올랐다. 이번 시즌에도 틸리카이넨 감독이 사령탑이다.


●‘원맨 팀’ 아닌 ‘원 팀’의 힘

대한항공의 최대 강점은 특정선수에 의존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선수를 고르게 기용하며 공격 옵션을 다양화한다. 대부분의 팀들이 외국인선수의 활약에 울고 웃는 것과 달리 대한항공은 외국인선수와 국내선수들의 조화가 돋보인다.


이는 틸리카이넨 감독의 리더십 덕분이다. 감독은 오직 당일 몸 상태만 보고 선발 라인업을 짠다. 누구나 경기에 나설 수 있다는 믿음 속에 선수들은 스스로 컨디션을 끌어올린다. 아울러 조직력을 강조한다. 개인이 아닌 하나의 팀으로 화력을 집중하기 때문에 강하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에서 ‘괴물 공격수’ 케이타가 버틴 KB손해보험을 물리칠 수 있었던 원동력도 바로 이 ‘원 팀’의 조직력이었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스포츠동아와 서면 인터뷰에서 “지난 시즌보다 이번 시즌 우리는 모든 포지션에서 더 강해졌다”며 “이번에도 우리의 강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의욕을 보였다.


●1985년생 동갑내기 한선수-유광우의 아름다운 공존

대한항공이 새 시즌에도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히는 이유는 우승 멤버들이 그대로 남았기 때문이다. 우선 자유계약선수(FA)와 모두 재계약했다. 정지석(27)은 역대 FA 최대 몸값인 9억2000만 원(연봉 7억 원+옵션 2억2000만 원)에 붙잡았고, 곽승석(34), 김규민(32)과도 재계약했다. 여기에 외국인선수 링컨 윌리엄스(29·호주)도 잔류했다.

팀 운영의 중심은 세터다. 감독보다 두 살 많은 1985년생 동갑내기 한선수, 유광우의 공존이 환상적이다. 2007~2008시즌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원클럽 맨’ 한선수와 삼성화재~우리카드를 거쳐 2019~2020시즌 대한항공에 둥지를 튼 유광우 모두 최고의 경기운영능력을 뽐낸다. 주전을 따질 필요가 없다. 컨디션이 좋은 선수가 먼저 나간다. 서로 부담을 나누는 덕분에 장기 레이스도 거뜬히 소화할 수 있다.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는 정지석과 곽승석이 주축이다. 여기에 임재영(24), 정한용(21)이 언제든 출격 준비를 한다. 아포짓 스파이커(라이트)는 링컨과 임동혁(23)이 원투펀치다. 미들블로커(센터)는 김규민를 비롯해 조재영(31), 진지위(29), 김민재(19)로 이뤄진다. 리베로는 오은렬(25)과 박지훈(24)이 번갈아 맡는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우리는 아주 두꺼운 선수층을 가지고 있다. 경기를 더 많이 뛰는 선수와 덜 뛰는 선수가 있을지 모르지만, 모두에게 기회가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아포짓 스파이커 쌍두마차 링컨-임동혁

지난 시즌 초반 V리그에는 ‘더블 해머’가 유행했다. 대한항공이 오른쪽 공격수인 링컨과 임동혁을 동시에 기용하는 변칙전술을 구사했는데, 그것이 먹혀들었다. 링컨은 겉으로 화려한 공격력은 아니지만 팀을 위해 없어선 안 될 존재다. 위기의 순간에는 어김없이 링컨의 공격이 폭발했다.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 등극한 것이 대표적이다. 동료들과 잘 지내는 원만한 성격도 성공 요인이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링컨은 훌륭한 성격을 가지고 있고, 우리가 구사하는 플레이스타일에 잘 맞는다. 그리고 프로선수로서 좋은 본보기를 보여주며 늘 중요한 순간에 강하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장신(201㎝)의 임동혁도 공격의 한 축이다. 링컨이 흔들릴 때는 언제든 투입된다. 사실상 2명의 외국인선수를 보유했다는 평가가 나올 정도다. 2017~2018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6순위로 대한항공 유니폼을 입은 그는 파워 측면에서 외국인선수와 비교해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경쟁력을 갖췄다. 올해 태극마트를 달고 국제대회에 출전하며 자신감도 키웠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임동혁은 어느 순간에라도 투입될 준비를 하는 선수”라고 높게 평가했다.


●감독이 우승을 자신하는 이유

틸리카이넨 감독은 “결코 안주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그는 “예전 방식에 늘 도전을 하면서 새로운 것을 추구한다. 준비과정이나 훈련, 경기 모두에서 늘 다음 단계를 찾는다”며 현재에 머무르지 않겠다는 의지를 강조했다. 그러면서 ‘대한항공이 우승할 수밖에 없는 이유 3가지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우리 선수들은 매우 강한 내적 동기부여를 가지고 있고, 모두가 한 방향으로 가고 있으며, 한 개의 볼이라도 더 따내려고 연구하는 선수들”이라며 기량과 함께 정신적 측면에서도 무장이 잘 됐다고 자랑했다.


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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