탑건·슬램덩크·타이타닉…극장가 ‘추억의 바다’에 빠지다

입력 2023-02-13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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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탑건: 매버릭’과 애니메이션 ‘더 퍼스트 슬램덩크’(왼쪽부터)가 관객의 향수를 자극하며 흥행에 성공했다.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NEW

‘그 시절 감성’ 자극…흥행 릴레이
입소문 타고 2030세대까지 열광
5월엔 ‘아기공룡 둘리’ 컴백 예약
전문가 “콘텐츠의 질이 중요” 일침
극장가에 ‘추억’이 흥행 키워드로 떠올랐다. 지난해 36년 만에 돌아와 열풍을 일으킨 ‘탑건: 매버릭’과 최근 ‘슬램덩크’의 인기, 그리고 개봉 25주년을 맞아 다시 스크린에 걸린 ‘타이타닉’이 관객을 극장으로 이끌고 있다. ‘그때 그 시절 감성’이 인기의 원동력이다.


●20대 젊은 관객까지 열광

‘더 퍼스트 슬램덩크’(슬램덩크)가 개봉 39일째인 11일까지 누적관객 273만1649명(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을 모아 ‘하울의 움직이는 성을’ 꺾고 일본 애니메이션 역대 흥행 2위에 등극했다. 16일째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영화는 7주차에 아이맥스 상영까지 추진하고 있다.

원작 만화를 즐겼던 30∼40대 관객들이 전체 관람객의 65%(CJ CGV예매관객 분석)를 차지하며 열광적인 지지를 보내고 있는 가운데, 개봉 초반 10%에 불과했던 20대 관객도 영화의 인기와 함께 늘어나 20%를 넘었다.

개봉 25주년을 맞아 9일부터 재개봉한 ‘타이타닉’은 신작을 제치고 11일 현재까지 7만4683명을 모으며 ‘슬램덩크’에 이어 3일째 2위를 차지하고 있다.

특히 개봉 후 25년이 흐른 지금까지도 ‘아바타’, ‘어벤져스: 엔드게임’에 이어 역대 글로벌 흥행 순위 3위를 지키고 있는 영화는 CGV 실관람객 평점인 ‘골든 에그지수’ 99%를 차지하며 20년이 넘는 시간을 뛰어넘는 명작임을 입증했다. 1998년 처음 개봉 당시 극장이 아닌 VOD 등으로 관람했던 20대 관객들의 발길도 적극적으로 끌어당기고 있다.


●‘탑건2’부터 ‘둘리’까지, 중요한 건…

두 영화의 흥행은 지난해 여름 개봉해 무려 80일간 박스오피스 5위권에 들며 지난해 외화 최고 흥행(누적관객 817만 명)을 기록한 ‘탑건: 매버릭’과 엇비슷하다. 영화는 개봉 초반 1986년 전편을 즐겼던 40대 관객 관람 비율이 압도적으로 높았으나 입소문이 나면서 20∼30대 관객 비율을 점점 높였다.

이런 분위기 속에 추억을 상징하는 대표 만화 ‘아기공룡 둘리’(둘리)도 5월 스크린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둘리 탄생 40주년을 맞아 1996년 ‘아기공룡 둘리: 얼음별 대모험’을 4K 리마스터링 해 재개봉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SNS에 기대 섞인 글들이 쏟아지고 있다.

하지만 추억의 콘텐츠가 모두 성공하는 건 아니다. 2000년 동명의 한국 대표 멜로를 리메이크한 ‘동감’이 지난해 레트로 붐 속에 개봉했으나 혹평과 처참한 실패를 맛봤다.

정덕현 대중문화평론가는 “결국 가장 중요한 건 콘텐츠의 질”이라면서 “양질의 콘텐츠가 과거 추억을 떠올리는 세대를 탄탄하게 집결시키는 것은 물론 해당 콘텐츠를 처음 접하게 되는 젊은 층까지 확대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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