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용 살리고 결승타 발사’ 더 이상 설명 필요 없는 양의지의 존재감 [잠실 스타]

두산 양의지가 11일 잠실 키움전 7회말 1사 만루서 결승 2타점 2루타를 치고 기뻐하고 있다. 이날 3타수 1안타 2타점에 더해 안정적 투수 리드로 팀의 승리를 이끈 그는 최근 3연속경기 안타 행진도 이어갔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양의지(36·두산 베어스)는 ‘현역 최고’라는 수식어 하나로 설명이 가능한 포수다. 그만큼 강력한 존재감을 뽐낸다. 4번타자를 맡기에도 손색없는 타격과 기민한 투수 리드로 팀의 승리 확률을 높이는 선수다.

11일 잠실구장에서 벌어진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홈경기도 양의지의 진가가 100% 드러난 한판이었다. 양의지는 이날 3타수 1안타 2타점 1득점의 활약으로 팀의 6-4 승리를 이끌었다. 3연속경기 안타행진을 이어갔고, 7일 광주 KIA 타이거즈전을 제외한 올 시즌 전 경기에서 최소 1안타씩을 쳐냈다.

●포수 본연의 역할, 최승용 살렸다!

이날 두산 선발투수는 최승용(22). 어렵게 선발로테이션에 진입했지만, 첫 등판이었던 5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1.2이닝 만에 8안타 8실점으로 무너진 터라 자신감이 다소 떨어졌다. 최원태를 선발로 내보낸 키움으로 무게추가 쏠릴 만했다. 그러나 차이를 극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도 양의지의 몫이다.

양의지는 포수 본연의 역할부터 했다. 최승용이 1회와 2회 1점씩 내주며 흔들렸지만, 양의지는 침착했다. 최고구속 147㎞의 직구(42개)와 슬라이더(14개), 커브(13개), 스플리터(8개) 등 최승용이 가장 자신 있게 던질 수 있는 구종을 적극 주문했다. 그 덕에 최승용은 3회부터 모든 구종을 활용해 4개의 삼진을 잡아냈고, 이닝을 거듭할수록 자신감 넘치는 투구를 펼쳤다. 홈팬들도 아픈 기억을 어느 정도 떨쳐낸 최승용을 따뜻하게 안아줬다. 6회초 2사 1루서 교체되는 최승용을 향해 기립박수를 보냈다.

11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2023 신한은행 SOL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와 두사 베어스 경기가 열렸다. 6-4 승리를 거둔 후 두산 양의지가 하이파이브 하고 있다. 잠실 |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결정적 한방, 화요일의 남자 등극!

포수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던 양의지에게 결정적 기회가 찾아왔다. 3-3으로 맞선 7회말 1사 만루서 4번째 타석에 들어섰다. 허경민~양석환~김재환의 3연속타자 안타로 만들어진 찬스였기에 득점에 실패한다면 흐름을 넘겨줄 수 있었다. 양의지는 그런 상황을 허락하지 않았다. 문성현의 2구째 시속 141㎞ 바깥쪽 직구를 결대로 밀어 쳐 우익선상 2타점 2루타로 연결했다. 득점권 타율 0.500(6타수 3안타)의 데이터를 배신하지 않고 결승타를 만들어냈다. 6-4로 앞선 9회초 2사 2·3루선 이정후를 상대로 공격적 리드로 승리를 지켜냈다.

지난주에 이어 또 한번 기분 좋은 화요일을 만든 점도 눈에 띈다. 한 주를 시작하는 화요일의 승리는 팀의 사기를 끌어올릴 수 있는 요소다. 양의지는 4일 잠실 NC전에서 센스 있는 주루로 8회말 결승 득점을 올렸다. 이어 11일에는 시즌 첫 결승타로 승리를 선물했다. 그야말로 엄청난 존재감이다.

잠실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