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인자ㅇ난감’ 최우식 “나만의 ‘나이테’ 생기길 기다려요” [인터뷰]

입력 2024-02-15 06: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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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플릭스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에서 살인자를 연기한 배우 최우식이 “나와 정반대인 캐릭터를 연기하며 많은 고민을 했다”고 털어놨다. 사진제공|넷플릭스

‘살인자ㅇ난감’으로 국내외 호평 받는 최우식

손석구·이희준 형님과 개그 대결
살벌한 내용과 달리 촬영 즐거워
초능력 있다면? 난 ‘프로 신고러’
배우 최우식(34)이 또다시 ‘글로벌 히트’에 도전한다. 2019년 영화 ‘기생충’으로 세계무대에 이름을 알린 그는 9일 공개한 넷플릭스 드라마 ‘살인자ㅇ난감’을 14일 넷플릭스 ‘글로벌 톱 10’ 비영어권 TV쇼 2위에 올려두며 흥행 청신호를 켰다.

그는 극중 우발적으로 살인을 시작한 후 자신에게 악인을 골라 죽이는 초능력이 있단 사실을 깨달은 대학생 이탕 역을 맡았다. 그는 점차 자신의 살인이 과연 정당한지 고민하며 혼란에 빠지는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 국내외 시청자의 호평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드라마가 글로벌 차트에 처음 진입한 이날,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만난 최우식은 “주변에서 ‘잘 봤다’는 연락이 이렇게 쏟아지는 건 오랜만이라 신기하다”고 말했다. 이어 “정말 즐겁게 찍은 작품이어서 더욱 잘 됐으면 하는 마음이 크다”며 수줍게 웃었다.

“실제론 ‘프로 신고러’ 됐을 듯”

드라마는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했다. 손석구가 극중 이탕을 쫓는 강력계 형사 장난감 역을, 이희준이 비틀린 신념을 가진 전직 형사 송촌 역을 맡아 최우식과 호흡을 맞췄다.

“원작이 있는 데다 살인은 다 나쁘다고 생각하는 나와 정반대로 행동하는 캐릭터를 보며 고민이 많았어요. 그런데 저와 캐릭터의 충돌 지점이 오히려 혼란을 겪는 이탕의 모습에 잘 녹아들어 다행이었어요. 전 실제로 초능력이 생기면 아마 경찰에 주구장창 신고만 하고 다니는 ‘프로 신고러’가 됐을 거 같아요. 하하!”

살벌한 극중 분위기와 달리, 촬영 현장은 손석구, 이희준과 ‘개그 대결’을 펼칠 만큼 유쾌했던 덕분에 제작진에게도 자신의 의견을 적극적으로 낼 수 있었다. 자신의 초능력을 받아들이고 ‘흑화’하는 이탕의 변화를 표현하기 위해 흐릿하게 탈색한 눈썹이 대표적이다.

“원작에선 ‘반삭발’을 하고, 태닝도 하는데, 그건 드라마 촬영 특성상 불가능했어요. 고민하다 인상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게 눈썹과 코라는 말이 떠올라 아이디어를 냈죠. 처음엔 반신반의하던 제작진이 탈색한 눈썹을 보더니 ‘이거다!’ 하더라고요. 그렇게 끊임없이 과정 자체를 고민하며 촬영하는 게 참 재미있었어요.”


●“행복이 제일 중요해졌어요.”

2011년 MBC 드라마 ‘짝패’로 데뷔한 그는 순진하고 앳된 외모 덕분에 영화 ‘거인’, ‘부산행’ 등 수많은 작품에서 학생 역할을 맡았다. 그는 한때 이미지 변신에만 매달렸던 순간도 있었지만, 요즘엔 그런 고민을 하나도 하지 않는다.

“데뷔 시절에는 주인공 옆에서 분위기를 띄우는 역할을 주로 했어요. 그땐 교복도 입기 싫고, 말 타면서 총 쏘고 싶고, 샤워만 해도 멋있어 보이고 싶었죠. 이제는 행복이 가장 중요하단 걸 알아요. 작품을 정하는 기준도 ‘내가 즐겁게 찍을 수 있는지’가 첫 번째가 됐어요. 물론 오늘도 글로벌 차트 순위를 찾아보긴 했지만요. 하하! 천운으로 제가 좋아하는 연기를 직업으로 삼게 됐으니 최대한 즐기려고요.”

그는 “자연스럽게 얼굴에 나이테가 생겨 아우라(기운)가 풍기는 날이 오길 기다리고 있다”며 웃었다.

“제작발표회 때 이탕에게서 영화 ‘거인’ 속의 영재, ‘기생충’ 속의 기우 얼굴이 보인다는 말을 듣고 머리가 ‘띵’ 울렸어요. 지금껏 해왔던 것들이 나도 모르게 쌓인 거잖아요. 이제는 그동안 그랬던 것처럼 꾸준히 걸어가면 된다는 확신이 생겼어요.”

유지혜 스포츠동아 기자 yjh0304@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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