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10m 공기소총 반효진이 5월 27일 진천국가대표선수촌에서 열린 2024파리올림픽 사격국가대표 미디어데이 도중 카메라를 보며 활짝 웃고 있다. 스포츠동아DB
약 6주 앞으로 다가온 2024파리올림픽에서도 한국사격은 ‘고교생 사수’의 활약을 기대한다. 사격을 시작한 지 불과 3년 만에 세계적 선수로 거듭난 반효진(17‧대구체고)이 그 주인공이다.
반효진은 2021년 개최된 2020도쿄올림픽을 보고 사격을 시작한 ‘도쿄 키즈’다. 그 해 7월 태권도를 함께하던 친구의 권유로 총을 잡은 뒤 앞만 보고 달려왔다. 그는 “추진력이 강한 성격이라 시작과 동시에 끝을 보자는 생각만 했다. 부모님도 적극적으로 지지해주셨다”며 “사격이 한창 재밌어 도쿄올림픽 여자 10m 공기소총 결선 때도 경기를 보는 대신 훈련을 하고 있었다. 그 때만 해도 파리올림픽 출전은 상상하지도 못했다”고 밝혔다.
스스로는 “친구들보다 사격을 늦게 시작해 10배 이상 노력해야 했다”며 “과거 여갑순, 강초현 선배님이 좋은 성적을 거둔 덕분에 나도 주목을 많이 받는 것 같다”고 겸손해했지만, 탁월한 재능이 밖으로 드러나기까지는 긴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사격 시작 2개월 만에 대구광역시장배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고, 올해도 파리올림픽 국가대표선발전 여자 10m 공기소총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다. 최근 막을 내린 2024 국제사격연맹(ISSF) 뮌헨월드컵에서도 은메달을 따냈다.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처럼 반효진은 즐거운 마음으로 파리올림픽에 나선다. “경험이 없다는 게 단점이지만 큰 무대에선 장점이 될 수 있다”며 자신감을 다지고 있다. 변수가 많은 종목의 특성상 여자 10m 공기소총 세계랭킹 16위 반효진이 이변의 주인공이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반효진은 “훈련 때마다 결과가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다. 부정적인 감정에 빠지지 않으려 노력하고 있다”며 “긍정적으로 파리올림픽을 준비하고 있지만, 무턱대고 높은 목표만 세우진 않았다. 열심히 노력하다보면 자연스레 메달 색이 정해질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