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모비스가  ‘오토 상하이 2025’에 참가해 중국 고객에 특화된 미래 기술을 대거 공개하며 현장 중심 영업 강화에 나섰다. 현대모비스 전시 부스. 사진제공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오토 상하이 2025’에 참가해 중국 고객에 특화된 미래 기술을 대거 공개하며 현장 중심 영업 강화에 나섰다. 현대모비스 전시 부스. 사진제공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가 세계 최대 자동차 전시회 중 하나인 ‘오토 상하이 2025’에 참가해 중국 고객에 특화된 미래 기술을 대거 공개하며 현장 중심 영업 강화에 나섰다. 올해 중국 시장에서만 2억 달러(약 2860억 원) 수주를 목표로 내건 현대모비스는, 첨단 기술 시연과 맞춤형 데모카 전시를 통해 중국 완성차 업체 및 글로벌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는 전략이다.

기자는 24일, 상하이 국가 전시컨벤션센터(NECC)에 마련된 현대모비스 부스를 직접 찾았다. 300㎡(약 90평) 규모의 프라이빗 공간에선 일반 관람객보다는 실질적 수요처와의 미팅이 중점적으로 이뤄지고 있었다. 모터쇼는 전시 위주의 이벤트로 흐르기 쉽지만, 현대모비스는 철저히 B2B 접점 확대를 위한 실전형 마케팅으로 현장을 운영하고 있었다.

현대모비스 AR-HUD 주행 시 전개 화면. 사진제공 |현대모비스

현대모비스 AR-HUD 주행 시 전개 화면. 사진제공 |현대모비스

●‘중국 고객 맞춤형’ 기술 공개
현대모비스는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 총 10종의 미래형 기술을 공개했다. 이 중 8종은 글로벌 선행 기술이며 2종은 중국 현지 연구소에서 독자 개발한 신기술이다. 특히 현지 연구 역량이 집약된 ‘AR HUD(증강현실 헤드업 디스플레이)’와 ‘사운드 데모카’는 참관객들로부터 큰 주목을 받았다.

AR HUD는 상해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로, 약 70인치 크기의 고해상도 이미지를 차량 전면 유리에 투사해 운전자에게 실시간 정보를 제공한다. 실제 전시 차량 앞에서 체험해보니, 강한 조명 아래서도 시인성이 뛰어나며, 선글라스를 착용한 상태에서도 정보가 뚜렷하게 읽혔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차량 주행 안전성과 몰입감을 동시에 높일 수 있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기아 EV6를 기반으로 제작된 사운드 데모카. 총 47개의 고성능 스피커를 탑재해 극장급 3D 사운드를 구현했다. 사진제공 |현대모비스

기아 EV6를 기반으로 제작된 사운드 데모카. 총 47개의 고성능 스피커를 탑재해 극장급 3D 사운드를 구현했다. 사진제공 |현대모비스

사운드 데모카는 기아 EV6를 기반으로 제작됐으며, 차량 내 총 47개의 고성능 스피커를 탑재해 극장급 3D 사운드를 구현했다. 현장에서는 영화 장면과 함께 음악, 효과음을 시연하며 마치 영화관에 들어온 듯한 몰입감을 연출했다. 여기에 능동형 노면 소음 제어기술(ARNC)까지 더해져, 외부 소음을 최소화하며 정숙한 실내 환경을 제공한다는 점도 큰 강점으로 꼽혔다.

●중국 로컬 브랜드 공략
현대모비스는 이번 모터쇼를 통해 중국 로컬 브랜드와의 협업 기회를 적극적으로 모색하고 있다. 상해·연태에 위치한 연구소와 생산·물류 거점을 중심으로 현지 기반을 강화한 현대모비스는, 최근 중국 내 주요 로컬 완성차 업체와의 접점을 확대하며 새로운 수주 기회를 발굴하고 있다.

실제로 글로벌 시장조사기관에 따르면 오는 2030년 전 세계에서 판매되는 자동차 중 약 3분의 1은 중국 브랜드가 차지할 것으로 예측된다. 이는 곧, 중국이 단순 소비 시장을 넘어 부품 공급사 입장에서 절대 외면할 수 없는 전략 시장임을 의미한다.

김덕권 현대모비스 중국사업담당 전무는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현대모비스는 중국 시장에서 연구개발(R&D), 생산, 물류 인프라까지 모두 구축하고 있다”며 “현지 고객이 진정으로 원하는 기술을 빠르게 분석하고 맞춤형으로 제공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실리 택한 프라이빗 부스 운영
현대모비스는 팬데믹 이후 변화한 B2B 전시 전략을 이번 모터쇼에서 적극 실현했다. 대규모 소비자 대상 공개부스를 지양하고, 실수요 고객 대상 프라이빗 미팅 부스를 통해 기술 데모와 맞춤형 설명을 진행한 것이다. 이는 ‘브랜드 홍보보다 수주 실적’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반영한 전략으로 해석된다.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중국은 이미 전기차, 자율주행, 커넥티비티 등 미래차 기술에서 독자 생태계를 빠르게 구축하고 있다”며 “현지에서 요구되는 기술 트렌드에 적시에 대응하는 것이 글로벌 경쟁력 확보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원성열 기자 sere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