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선수들이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E-1 챔피언십 최종전에서 전반 결승골을 허용한 뒤 침통해하고 있다. 용인|뉴시스

한국 선수들이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E-1 챔피언십 최종전에서 전반 결승골을 허용한 뒤 침통해하고 있다. 용인|뉴시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E-1 챔피언십 3차전 도중 선수들을 강하게 독려하고 있다. 용인|뉴시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E-1 챔피언십 3차전 도중 선수들을 강하게 독려하고 있다. 용인|뉴시스


한국축구가 일본전 무득점 3연패의 굴욕을 피하지 못했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축구국가대표팀은 15일 용인미르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 2025 동아시아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 남자부 최종 3차전에서 0-1로 패했다. 전반 8분 일본 공격수 저메인 료에게 내준 실점을 끝내 만회하지 못했다.

2019년 이후 6년 만의 통산 6번째 정상을 노린 한국은 최근 일본전 3연패와 함께 2승1패, 승점 6에 그쳐 3연승(승점 9)의 일본에게 우승을 내줬다. 파울루 벤투 감독 시절에 치른 2021년 3월 친선전, 2022년 7월 E-1 챔피언십에서 연속 0-3 대패한 이후 또다시 일본에 가로막혔다. 한국이 A매치 기준 일본전 3연패를 당한 것도 지난해 7월 출범한 ‘홍명보호’의 패배도 처음이다.

‘홍명보호’는 경기 초반부터 상대에게 밀렸다. 앞선 중국, 홍콩전에 각기 다른 베스트11으로 나서 선수 테스트에 매진한 홍 감독은 마지막 승부를 앞두고 “자존심을 건 경기다. 이기는 경기를 하겠다”고 필승 의지를 보였으나 실력차가 분명했다.

우승을 위해선 승리가 필요했다. 2차전까지 골득실(한국 +5, 일본 +7)에서 뒤진 2위를 마크한 한국은 최정예 멤버를 투입했다. 한국은 K리거 23명에 일본 J리거 3명, 일본은 전원 J리거로 이번 대회에 출격해 양국 리그의 현주소를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대표팀은 베테랑 스트라이커 주민규(대전하나시티즌)를 전방에 세웠고, 나상호(마치다 젤비아)와 이동경(김천 상무)를 윙포워드로 포진시켜 공격에 무게를 실었다. 중원은 서민우(강원FC)와 김진규(전북 현대)가 책임진 가운데 박진섭(전북)을 중심으로 포백과 스리백을 오가는 실험에 나섰다.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전반 7분 역습 상황에서 왼쪽 측면을 파고든 나상호가 상대 수비수를 바라보며 강한 오른발 슛을 시도했지만 골대를 맞고 나왔다. 그런데 1분 만에 찾아온 위기를 넘기지 못했다. 소마 유키가 문전 왼쪽에서 띄운 크로스를 저메인이 논스톱 왼발 슛으로 마무리했다.

미흡한 수비 대처가 아쉬웠다. 윙백과 풀백을 오간 김문환(대전하나)와 박승욱(포항 스틸러스)은 상대 크로스 타이밍을 전혀 잡지 못했고, 이태석과 센터백들도 위치 선정에 실패하며 고개를 숙였다. 저메인이 홍콩전에서 4골을 터트린 주포라는 점을 감안하면 보다 적극적인 접근이 필요했다.

한국은 후반전에 적극적인 변화를 줬다. 주민규 대신 이호재(포항)이 나섰고, 후반 19분엔 문선민(FC서울)이 지친 나상호를 대신했다. 후반 30분에는 이동경이 빠지고 오세훈(마치다)이 그라운드를 밟으며 투톱으로 전환한 뒤 1분 뒤 강상윤(전북)을 투입했다. 이어 후반 막판에는 정승원(서울)까지 나섰다.

그러나 꽉 막힌 혈은 뚫리지 않았다. 일본의 거센 압박에 공간을 열지 못했고, 상대 위험지역까지 볼이 투입되는 횟수마저 적었다. 후반 39분 오세훈의 헤더 패스를 받은 이호재가 시도한 회심의 슛을 일본 골키퍼 오사코 게이스케가 막아내며 한국은 자존심을 구겼다.

용인|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