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널A 캡처
북한이 4일 중대발표를 통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했다고 밝힌 가운데 이번 북한의 중대발표 역시 ‘북한의 입’으로 불리는 리춘희(74) 아나운서가 담당했다.
이날 오후 3시 30분 조선중앙TV에 모습을 드러낸 리춘희 아나운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7월 3일 대륙간 탄도 로켓 화성 14형 시험 발사 성공적으로 진행했다. 김정은 동지가 현지에서 관찰했다”고 알렸다.
리춘희 아나운서는 이전처럼 분홍색 저고리에 검은색 치마를 입고 등장해 약 3분 30초간 목에 힘을 주고 성명을 읽어 내려갔다.
그동안 북한의 주요 이슈의 중심에는 항상 리춘희 아나운서가 있었다. 그는 평양연극영화대학교 배우과 출신으로 원래 배우 지망생이었다고 한다. 목소리에 힘이 있고 박자가 분명한 그는 북한 조선중앙TV 간판 아나운서로 활약해왔다. 그는 한때 노동당 간부와 불륜 관계가 들통났음에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총애한 인물이다.
1943년생으로 올해 나이 만 74세인 리춘희 아나운서는 북한 노동법에 규정된 정년(55세)을 훌쩍 넘겼다. 그럼에도 북한 지도부는 중요한 발표 때마다 리춘희 아나운서를 내세웠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과 2006년 1차 핵실험, 2007년 2차 남북 정상회담, 2011년 김정일 사망 등 북한 중대 사건을 리춘희 아나운서를 통해 보도했다.
김정일 사망 이후에는 자취를 감췄다가 2016년 4차 핵실험 발표 때 약 4년여 만에 재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 2월 장거리 미사일 발사,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모두 리춘희 아나운서의 입을 통해 전해졌다.
일각에선 김정은 국방위원장이 할아버지 김일성 때부터 북한 주민에게 친숙한 리 아나운서의 목소리를 활용함으로써 북한 주민이 ‘안정감’을 느끼게 하려는 의도가 있다는 해석이 있다.
동아닷컴 온라인뉴스팀 기사제보 star@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